노동자 연대

전체 기사
노동자연대 단체
노동자연대TV

독자편지
투쟁과 연대가 광주 정신 계승이다

풀 내음 그윽한 5월이다. 풀도 사람도 에너지가 약동하여, 질적 도약을 준비할 시기인 것 같다. 그러나 요즈음 그 에너지를 허튼 데다 쏟아붓는 사람들이 있다. 광주민중항쟁을 폄훼하고 왜곡하는 수구 우익들이 그들이다. 그들은 이곳저곳 벌레처럼 출연해 광주민중항쟁 흠집내기에 여념이 없다.

“승리하는 적 앞에선 죽은 자도 안전하지 못하리라”는 발터 벤야민의 말처럼, 광주민중항쟁이 요즘처럼 곤욕을 치르는 경우가 이전에도 있었을까.

박근혜가 당선하더니 ‘임을 위한 행진곡’의 제창 퇴출을 내세워 우익들이 시비를 걸었다. 그들은 퇴출 반대 여론의 뭇매와 저항에 당황해 결국 합창으로 대체했다.

광주민중항쟁이 북한군이 들어와 주도한 폭동이라는 황당한 왜곡도 벌어지고 있다. 최근 TV조선에 출연한 임천용의 증언이 대표적이다.

그러나 그 증언도 일관성 없이 오락가락하며 매우 부실하다. 그는 2006년 《한국논단》 인터뷰에서 특수부대 1대대 소속 4백50명이 내려와 그중 3분의 2가 희생됐다고 말했으나 2006년 12월 기자회견에서는 특수부대 1대대의 3분의 1이 희생됐다고 말했다. 그러나 2007년 <뉴스한국>과 한 인터뷰와 최근 종편 방송에서는 6백 명이 침투됐다고 말한다.

폭동

이런 일관성 없고 터무니없는 증언을 방송에 내보낸 종편도 언론사로서의 자질이 무척 의심스럽다. 결국 종편은 시청자들의 비난과 그들에게 저항하는 대중들의 매서운 반발로 사과 방송을 내보냈다. 우익 시정잡배의 꾸준한 왜곡에 맞서 저항한 결과 그들을 무릎 꿇게 만든 것이다.

최근 5월 18일에 맞춰 광주에 다녀왔다. 나에겐 그곳이 ‘박카스’였다. 신기하게도 피로회복제는 약국에 있는 게 아니라 광주에 있었다. 지친 몸을 이끌고 열사들의 묘역을 쭉 돌아봤는데 몸에 힘이 나고 마음을 다잡게 됐다. 2년째 오고 있지만 언제나 다른 느낌으로 광주는 나에게 말을 건다.

세간에서는 너나 나나 할 것 없이 광주 민중항쟁을 계승하자고 외친다. 그러나 관념 속에서 그저 기억만 하는 것이 광주 민중항쟁을 계승하는 건 아니다.

현대차 투쟁, 쌍용차 투쟁, 제주 해군기지 건설 반대 투쟁, 밀양 송전탑 건설 반대 투쟁 등 이 땅에서 벌어지고 있는 억압받는 자들의 투쟁에 적극적으로 연대하는 것이 광주를 진정으로 계승하는 것이다. 묘역에 묻힌 열사들은 이 땅에서 착취받는 노동자였으며 여성이었고 도시 빈민이었다. 열사들의 염원은 이 땅에 노동자·민중이 주인되는 세상이었을 터, 그렇기에 광주는 여전히 현재 진행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