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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그들은 아는, 우리만 모르는》:
비밀 외교 문서가 보여 주는 추악한 진실

《그들은 아는, 우리만 모르는》, 김용진 지음, 개마고원, 400쪽, 16,000원
이 책은 위키리크스의 폭로로 드러난 한국 지배자들, 특히 이명박 정권의 추악한 면모에 관한 이야기다.

무엇보다 이 책은 폭로된 비밀 외교 문서들을 통해서, 그동안 의심하고 경고했던 것들이 사실이었음을 들춰낸다.

지배자들은 젊은이들을 전쟁터로 내몰고, 막대한 혈세를 들여 침략 전쟁을 지원하고, 무기를 사들여 동아시아 전쟁 위기를 고조시켰다.

일제에 의해 ‘위안부’로 동원돼 피해를 입은 여성들이 사과와 보상을 받을 기회를 날려 버렸고, 일본이 독도 소유 야욕을 드러내는 것을 묵인했다.

국민이 쇠고기를 안심하고 먹을 권리를 내다 팔았고, 평범한 사람들의 삶을 파괴할 FTA에 서명했고, 외국 투기자본이 노동자들을 대량 해고하고 은행을 팔아 막대한 이익을 챙겨 달아나도록 협조했다.

이 책은 지배자들이 그런 짓을 하면서 얼마나 뻔뻔하게 진실을 감추고 거짓말을 하는지도 보여 준다. 지배자들은 언론과 대중 앞에서는 자신들이 하는 일을 정반대로 말했다.

FTA 재협상은 불가하다고 말하면서 주한미대사를 만나서는 재협상을 수용할 수 있다고 했다. 론스타에 유죄 판결을 내리는 동시에 론스타가 외환은행 지분을 홀가분히 매각하고 떠날 수 있도록 ‘배려’했다.

지배자들은 여러 사회 세력과 대중이 의견을 개진하고 개입하지 못하도록 모든 일을 밀실에서 진행했고, 그러고서 모든 일이 기정사실화된 뒤에는 ‘국익’을 들먹이며 정당화했다.

밀실

이 책에는 신자유주의에 맞선 투쟁이 왜 국제적으로 협력해야 하며, 또한 어떻게 협력할 수 있는지를 동시에 보여 주는 사례도 있다. 2008년 한국은 아시아 주요 나라 가운데 처음으로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개방했다. 미국은 개방 압력에 저항한 대만과 일본을 압박하는 데 한국의 사례를 활용했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 2008년 한국에서 일어난 촛불 항쟁은 대만이 미국의 요구를 거부하는 방패로 작용했다. 대만은 한국보다 1년 6개월여를 더 버틴 끝에 2009년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개방했지만, 대만 전역에서 반대 시위가 터져 나오자 이듬해 초 재협상을 거쳐 쇠고기 수입 규제를 다시 강화했다.

한편 박근혜 정권 역시 이런 이명박 정권과 사실상 다르지 않다.

취임한 지 석 달밖에 안 됐지만 박근혜 정권이 이명박 정권만큼이나 비민주적이고, 친미적이고, 친자본적이면서, 노동자와 평범한 사람 들의 삶과 안전은 안중에도 없다는 점이 계속 확인된다.

우리는 이명박 정권하에서 겪은 경험들을 되새기면서 박근혜 정권에 맞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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