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사회적으로 성인으로 인정받는 자녀들은 여전히 홀어머니에게 의지하며 산다. 첫째는 수감 생활 경력이 많은 데다 현재 실업 상태이고, 둘째는 영화감독을 하다가 파산하고 이혼하는 처지다. 이들은 “다 큰 아들”임에도 홀어머니 집에서 기거하고 있다. 막내 딸은 재혼한 뒤 또 이혼하면서 자기 딸을 데리고 홀어머니 집에 와서 살고 있다. 홀어머니는 여전히 자식들을 위해 판매원으로 일하면서 저녁에 고기를 구워 준다.
이 영화는 자본주의 사회의 고통인 실업, 파산, 이혼 문제를 겪으면서 서로 불신하며 어쩔 수 없이 살아가는 이들의 모습을 희극적이고 해학적으로 그려낸다.
이들은 결국 다 어머니와 아버지가 다른 배 다른 자식들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첫째는 홀어머니의 남편의 전처의 자식이고, 둘째는 홀어머니와 남편의 자식이지만, 막내는 홀어머니와 다른 남자 사이에서 낳은 자식이다.
이 영화는 가족은 한 핏줄이어야 한다는 기존의 상식을 깨뜨린다. 그것도 지극히 불우하고 불행한 가족을 보여 주면서 말이다. 배 다른 자식이라는 사실은 처음엔 그들 사이의 불신을 심화시키지만, 이들은 결국 더불어 살아가는 게 ‘가족’이라는 결론을 맺는다.
아직 이 영화를 보지 않은 관람자들을 위해 영화의 자세한 스토리를 생략하겠다. 그러나 이 영화는 사회적으로 소외받거나 경제적으로 불우한 가족들의 생활을 극단적이지만 잘 드러냈다. 또 이 사회에서 통상 ‘일반적’이라고 여겨지는 ‘가족’의 모순과, 이상적인 가족의 모습과는 다른 현실의 가족이 겪는 모순과 고통에 대해 생각해 보게 한다.
인간은 서로 모여 살면서 전 세대가 후 세대를 양육하며 서로 위하고 서로의 가치를 인정하며 조화롭게 살아가고 싶어한다. 자본주의 사회의 평범한 사람들은 그런 욕구를 ‘가족’의 결성을 통해 실현하고자 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이 가족은 자본주의 사회의 생존 경쟁 속에서 치열하게 살아가야만 하는 현실에 처해 있다. 결혼제도의 모순은 자녀 양육의 현실적 고통과도 상존한다.
이 영화가 ‘가족’이라는 틀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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