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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상임금 문제에서도 노동자는 하나여야 한다

나는 우파 언론들이 ‘대기업 정규직 귀족 노동자’라고 비난하는 기아자동차 노동자다.

기아차 화성공장에서 11년째 일하는데 시급이 겨우 7천2백36원이다. 기본급은 1백69만 원 정도다. 기본급 비중이 40퍼센트도 되지 않는다. 그러니 잔업과 특근에 매달릴 수밖에 없다. 심야노동에 몸이 망가지고 주말 특근에 가족들과 쉴 여유도 없다.

잔업과 특근을 밥 먹듯이 하는 ‘귀족 노동자’? ⓒ이윤선

상여금 등은 당연히 통상임금에 포함돼야 하고 임금은 월급 형태로 지급되는 게 마땅하다. 즉, 기본급이 대폭 늘어나는 방식으로 임금 체계가 개선돼야 한다.

주변 동료들은 기본급이 늘면, 주말 특근을 하지 않겠다고 한다. 주간연속2교대제가 됐지만, 기존 임금을 받으려면 주말에도 일해야 해서 사실상 주6일 근무를 하게 생겼다. 우리도 주5일만 일하고 주말에는 제대로 쉬고 싶다.

자본가들은 기본급을 낮게 유지해 노동자들을 싼 가격에 장시간 노동에 매어 두게 만들 수 있을 뿐 아니라, 물량 핑계를 대며 노동자들을 서로 경쟁시키기도 쉽다.

또, 위기가 닥쳐 물량이 줄어들면 성과금을 줄이는 방식으로 임금을 삭감하기도 쉬어진다.

통상임금과 임금 체계 개선은 주간연속2교대제만큼이나 중요하다.

저임금·장시간 노동은 노동계급 전체에 해당하는 문제니 만큼 사업장 별로 따로 대응하지 말고, 계급적 연대와 단결로 투쟁해야 한다.

노조가 통상임금 관련 대표 소송을 준비 중이다. 그러나 소송에만 의존해서는 안 된다. 시간도 오래 걸릴 뿐 아니라, 소송에 참여하지 못하는 대다수 미조직 비정규직 노동자들도 고려해야 한다. 노동자는 하나다. 3월에 나온 대법원 판결을 활용해 통상임금 지급을 당연한 권리로 요구하며 투쟁해야 하고, 전체 노동계급을 위해 법·제도 개선을 요구하며 정치적 투쟁을 벌여야 한다.

기업하기 좋은 나라를 만들기 위해 우리가 마땅히 받아야 할 임금을 강탈하겠다며 우리에게 정면 도전하는 박근혜에 맞서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