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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대 학과 구조개편안 공청회:
“취업률을 잣대로 한학과 구조조정 반대한다”

6월 3일 ‘2014학년도 학과 구조개편안 공청회’가 열렸다. 학생 40~50여 명이 공청회 자리를 가득 메워 학과 구조개편안에 대한 높은 관심을 확인할 수 있었다. 학교 당국은 주최 측의 거듭된 요구에도 끝끝내 공청회 자리에 나타나지 않았다. 그러나 학생들은 학교 측의 빈자리를 남겨 둔 채 열띤 토론을 이어갔다.

6월 3일 국민대에서 열린 ‘2014학년도 학과 구조개편안 공청회’ ⓒ권혁민

국민대 당국은 4월 17일 취업률을 잣대로 학과 구조조정을 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문과대, 사회과학대, 예술대학, 법과대학 등 취업률이 낮은 학과의 신입생 정원을 줄이고 ‘자동차IT융합학과’, ‘파이낸스보험경영학과’, ‘수송기디자인학과’ 등 기업 선호도가 높은 학과들을 신설하겠다는 것이다.

이 학칙개정안은 학내 구성원들의 의견을 무시한 채 5월 16일 재단 이사회에서 통과돼 현재 총장 공포만 남아 있다. 이에 노동자연대학생그룹 국민대모임이 공문을 보내 학과 구조개편안 반대 입장을 표명하며 학교 측에 공청회를 열라고 요구했지만, 학교 측이 거절했다. 그래서 학생들이 직접 공청회를 연 것이다.

이날 공청회는 ‘부실’대 선정 철회 및 교육환경개선을 위한 국민대 대책위(이하 ‘부실’대 대책위)와 제25대 법과대학 학생회 ‘골든타임’의 공동주최로 열렸다.

나는 발표(발표문은 〈레프트21〉 웹사이트를 보시오)에서 취업률을 잣대로 한 구조조정이 학문의 균등한 발전을 저해하고 실제 취업 문제는 해결하지 못한 채 취업률 지표만 높이는 꼼수라고 비판했다.

또 지금의 학과 구조개편안이 중앙대, 배재대, 동국대처럼 학과 통폐합 같은 더 큰 구조조정으로 이어질 수 있으므로 학생들이 이에 맞선 대응을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

강우진 법과대학 학생회장은 대학이 단지 취업만을 위한 공간이 아니고 학문 탐구라는 본연의 기능에 충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강우진 학생회장은 학교 당국이 올해 초 법무학과를 폐과시키려다가 학생들의 문제제기로 철회된 사례를 설명하며, 학생들이 잘 준비돼 있어야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고 했다.

꼼수

연극영화과 이영욱 씨는 학교 당국이 예대 신입생 수를 18명 줄였다며 예술계열을 취업률을 기준으로 구조조정을 하는 것은 문제라고 비판했다.

이영욱 씨는 학교가 재정지원제한대학에서 탈출하려면 등록금을 내리고, 장학금과 전임교원을 늘리는 등의 투자를 하면 되는데 지원은 하지 않으면서 구조조정을 밀어붙이는 것이 문제라고 이야기했다.

발표자들의 발표 이후 방청석 질의와 토론도 활발하게 이어졌다. 정외과, 법과대학, 사회학과, 국제학부, 국어국문학과 등 다양한 소속의 학생들이 자신들이 겪고 있는 문제를 말하며 더 큰 구조조정에 대한 우려를 표현했다.

우리는 공청회에서 나온 학생들의 목소리를 학교 측에 전달하고 그에 대한 답변을 요구할 계획이다.

또한 최근 학교 당국이 이사회에서 ‘학내 구성원들의 의견을 수렴했다’는 거짓된 보고에 근거해 학과 구조개편안을 통과시킨 것이 알려진 만큼, 이사회의 지난 결정이 무효라고 주장하고 학과 구조개편안에 비판적인 대학 평의원들과도 공동 대응을 모색해 나갈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