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은 6월 3일 국민대 ‘2014년도 학과 구조개편안 공청회’에서 발표한 ‘‘부실’대 선정 철회 및 교육환경개선을 위한 국민대 대책위’ 연락 간사 이아혜 씨의 발표문이다. 


1. 2014학년도 학과구조개편안

지난 4월 17일 학교 당국은 홈페이지에 ‘국민대학교 학칙 개정(안) 의견 수렴’이라는 이름의 게시물을 올렸습니다. 이 학칙 개정안의 골자는 1) 취업률이 높은 학과 몇 곳을 제외한 나머지 학과나 학부(대부분 문과대, 사회과학대, 예술대학, 법과대학 소속)의 신입생 정원을 조금씩 줄인다. 2) 학과를 신설해 신입생 80여 명을 배정한다. 3) 일부 학과의 구조를 재편한다는 것입니다. 신설 학과는 ‘자동차IT융합학과’, ‘파이낸스보험경영학과’, ‘수송기디자인학과’ 등 이른바 기업 선호도가 높은 학과들입니다. 이 학칙개정안은 지난 5월 16일 재단 이사회에서 통과되어 현재 총장 공포만 남아 있는 상황입니다.

이 신설학과 개설로 인해 단과대별 다음과 같은 변화가 생깁니다.

단과대학 학과 별 감축되는 정원 그 외 변화
문과대학 국어국문학과 4명, 영어영문학부 6명, 중어중문학과 1명, 국사학과 2명 영어영문학과→영어영문학부(영미어문전공, 국제실무영어전공)
예술대학 음악학부 8명 , 미술학부 3명 , 공연예술학부 7명 연극영화전공→ 연기예술전공, 영화드라마전공
경상대학 경제학과 4명 , 국제통상학과 4명  
법과대학 법학부 6명  
사회과학대학 행정정책학부 2명, 정치외교학과 2명 , 사회학과 1명  
공과대학 건설시스템공학부 6명  
조형대학 도자공예학과 1명 , 의상디자인학과 5명  
체육대학 체육학부 2명 체육학전공, 스포츠경영학전공, 경기지도학전공→스포츠지도전공, 스포츠 산업·레저전공, 스포츠건강재활전공
삼림과학대학 산림환경시스템학과 1명 , 임산생명공학과 3명  
자연과학대학 수학과 2명 발효융합학과→바이오발효융합학과
경영대학 경영학부 58명 , KIS 2명(파이낸싱보험경영학과 신설)  

2. 추진 과정의 문제점

우선 이렇게 학생들에게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학과 구조조정안을 학생들의 의견을 묻지도 않은 채 일방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학교 당국의 비민주성을 비판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학교 당국은 학생들이 중간고사에 한창 몰두하고 있는 기간에 학교 홈페이지에만 학칙 개정안을 올려 놓고 고작 6일 안에 이메일로 의견을 보내라고 통보했습니다. 더 황당한 것은 의견을 보내라 해놓고는 정작 학생들이 의견을 내놓자 무시로 일관하는 태도입니다.

국민대 학생 단체인 노동자연대학생그룹 국민대 모임이 학칙 개정안에 반대하는 입장과 함께 학교 측에 이 개정안에 대한 공청회를 개최할 것을 요구하는 이메일을 기한 내에 보냈음에도 학교 당국은 묵묵부답이었습니다. 기한 내에 학교 측의 답변이 없어 대책위가 공청회를 추진할 테니 학교 측은 패널로 참석해서 학생들과 토론에 임하라고 다시 요구했으나 결국 오늘 이 자리에 오지도 않았고 우리에게 어떠한 불참 사유를 말하지도 않았습니다. 

기획처는 얼마 전 〈국민저널〉과의 인터뷰에서 “학생들보다 훨씬 더 많이 생각해서 내린 결론”이라며 학생들을 은근히 무시했는데, 이는 학생들과 어떤 방식으로든 소통할 의사가 전혀 없다는 것을 보여 줍니다. 정말로 학교 당국이 학생들보다 훨씬 더 많이 생각해서 내린 결론이라면 학생들 앞에서 떳떳하게 설득할 수 있어야 하지 않습니까? 

이처럼 일방적인 방식으로 학과 구조조정안을 밀어붙이려 해놓고, 학교 당국은 구성원 간의 의견 합의 과정에 있었냐는 이사회 이사들의 질문에 뻔뻔스럽게도 학교 구성원들의 의견을 최대한 수렴했다고 거짓말했습니다.(〈국민저널〉) 이런 거짓 보고에 기초한 학과 구조조정안에 대한 이사회 결정은 무효입니다. 심지어 대학 평의원회가 이를 두고 ‘지속적인 논의와 면밀한 검토가 이루어져야 한다’며 신중한 접근을 당부하는 의견서를 이사회에 제출했지만 이것도 전혀 반영되지 않았습니다. 학교 당국이 학과 구조개편안을 학내 구성원들의 의견을 제대로 반영하지 않고 졸속적으로 추진하는 배경이 의심스럽고 우려스러운 상황입니다. 

3. 구조 개편안 내용의 문제점

3-1. 학문의 균등한 발전 저해 및 취업률 지표만 높이려는 ‘꼼수’

이번 학과 구조개편안은 추진 과정만 문제인 것이 아닙니다. 그 내용도 많은 문제를 안고 있습니다. 우선 구조개편 과정에서 정원 감축 비율이 상당히 불균등한데 보시다시피 예술대학과 문과대학 등 상대적으로 취업률이나 중도 탈락율이 높은 학과들의 정원감축 비율이 가장 높습니다. 국민대에서 가장 높은 경쟁력을 자랑한다는 조형대학에서도 상대적으로 취업률이 낮은 의상디자인학과나 도자공예학과의 정원을 감축합니다. 반면 건축대학, 경영대학이나 공과대학 등 상대적으로 취업률이 높고 기업선호도가 높은 단과대학의 학과들은 대체로 정원 감축이 별로 없거나 오히려 정원이 늘어나는 경우도 많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취업률을 잣대로 학과 구조조정을 추진하는 것은 낮은 취업률 학과 학생들을 부당하게 속죄양 삼는 것입니다. 하지만 낮은 취업률은 학생들 탓이 아닙니다. 기업들이 이윤을 잣대로 해고를 일삼고 일자리 만들기를 거부하는 것이 청년실업의 진정한 원인입니다. 그리고 당장에 돈 되는 학과를 선호하는 기업들의 입맛에 따라 대학 교육이 재편되고 있기 때문에 기업 입맛에 맞지 않는 학과들은 오히려 더 열악한 조건에서 교육받는 것 아니겠습니까? 

기업 입맛에 따라 대학 교육을 구조조정하는 것은 대학 교육을 기형적으로 만듭니다. 인문학과 예술, 자연과학과 같은 기초학문의 발전 없이 응용학문이 발전하는 것도 한계가 있습니다. 당장 공과대학 학생들도 기초 물리학 같은 기초학문을 제대로 익혀야만 공학발전에 이바지 할 수 있는데 기초학문을 말살한다면 응용학문 발전에도 문제가 생기기 때문입니다. 또한 실용 학문 위주의 교육은 비판적 사고를 기를 수 있는 기회를 차단합니다.

게다가 학교 당국의 학과 구조조정안은 낮은 취업률로 고통 받고 있는 학생들의 현실을 개선하는 안도 아닙니다. 이렇게 신설학과를 개설하는 것은 기존 재학생들의 취업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이 아니라 기존의 취업률 낮은 학과의 정원을 줄이고 취업률 높은 학과의 정원을 늘림으로써 지표상의 취업률만 높이는 것입니다. 그런데 지표상 취업률을 높이겠다면서 기존에 취업률이 낮은 학과에 대한 지원을 축소하는 것은 오히려 이런 학과에 대한 차별을 심화시킬 것입니다. 사실 제가 속해 있는 법과대학도 상대적으로 취업률이 낮은 학과 중 하나인데 그 이유가 법대생들은 대체로 공무원 시험이나 행정고시 등 각종 고시 준비를 많이 하기 때문입니다. 이들에 대한 취업이나 시험 준비를 위한 지원을 늘리기는커녕 학교 당국은 오히려 지원을 줄이는 방향으로 행정을 지속하고 있습니다. 이런 점을 보면 진정으로 재학생들의 취업 문제를 개선하려는 것이 아니라, 꼼수로 지표상 취업률만 높이려는 것이 아닌지 의심스럽습니다.

3-2. 이후에도 계속될 구조조정 가능성과 다른 대학의 사례 

사실 이번 학과구조개편안을 두고 내년에 신입생 정원 몇 명 줄어드는 것밖에 안되지 않냐고 여기실 수 있습니다. 하지만 현재 전국적으로 벌어지고 있는 학과 통폐합과 같은 강도 높은 구조조정의 분위기를 살펴보면 이것이 더 큰 학과 구조조정으로 이어지는 발판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있습니다. 재작년부터 정부가 대학들을 취업률과 같은 지표로 평가해서 매년 재정지원제한대학을 발표해 왔습니다. 또한 올해부터는 정원을 감축하면 대학평가에서 가산점을 주기로 하여 취업률, 신입생 충원율 등의 지표가 낮은 지방대학들뿐 아니라 수도권의 대학들도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올해 연세대와 한국외대는 자유전공학부를 폐지시키려 했고 중앙대학교는 비교민속학과, 아동복지학과, 청소년 복지학과, 가족복지학과를 폐과시켰습니다. 인하대 역시 아태물류학부를 단일학과로 격하시키고 예술/체육학부를 분리하여 각각 문과대학과 생활과학대학으로 통폐합하려다 학생들의 항의에 부딪혀 중단됐습니다. 최근 청주대학은 회화과를 폐과시켰고 주시경 선생과 시인 김소월을 배출한 배재학당의 후신 배재대에서는 국문과를 통폐합시키기로 했습니다. 재작년 정부재정지원제한대학으로 선정됐던 원광대는 6개 학과를 폐과하고 8개 학과를 통폐합시켰습니다.

2008년부터 입학정원 관리시스템을 통해 학과별 순위를 매기고 하위 15퍼센트 평가를 받은 학과들의 입학정원을 서서히 감축해 온 동국대학교 당국은 당시에는 “특정학과를 폐과하자는 의도가 아니라 학과별 경쟁력 향상을 독려하자는 것”이라고 말했지만 이런 식으로 서서히 정원을 감축하다가 결국 2011년에 11개 학과를 통폐합시켰습니다.

위의 사례들을 봤을 때 국민대학교 학과구조조정은 단지 올해로만 끝날 문제가 아닐 수도 있는 것입니다. 또한 지금의 구조개편은 단지 입학 정원의 문제만은 아닙니다. 새로운 학과와 단과대학에 대한 지원을 늘리는 과정에서 기존의 다른 학과들에 대한 지원이 등한시 되고 학과간 차별이 강화될 수 있습니다. 최근 학교본부가 법과대학의 법학도서관이나 열람실, 고시 열람실을 축소, 이전시키려는 시도도 그 일환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3-3. 장기적 안목과 계획 부재 – 또 다른 KIS학부 통폐합, 법무학과 폐과시도 사례 재현 우려

국민대학교의 최근 전력을 봐도 지금의 학과구조개편안이 우려스럽기는 마찬가지입니다. 지난해 학교 당국은 개설한지 1년여 된 KIS(Kookmin International School)학부를 경영대학으로 통폐합시켰습니다. 또한 올해 초에는 신설된 지 2년밖에 안 된 법무학과를 폐과시키려다 학생들의 저항으로 폐과를 철회하기도 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신설학과를 3개나 개설한다고 하니 과연 장기적인 안목과 구체적인 계획으로 추진되는 것인지, 몇 년 안에 새로운 학과 통폐합의 희생양을 만들게 되는 것은 아닌지 매우 우려할 수밖에 없습니다. 최근 〈국민저널〉의 보도에 따르면 실제 학과구조개편안에 대한 자료를 검토한 대학평의원회 부의장은 “교육과정, 교수진, 미래 취업전망, 외부 지원 여부 등에 대한 근거가 빈약했다”며 학과구조개편안에 대해 신중한 입장을 피력했습니다. 

4. 학교 당국이 구조조정을 추진하는 배경

그렇다면 학교 당국이 이렇게 무리해서 졸속적으로 구조개편안을 추진하는 배경은 무엇일까요? 학교 당국이 정부가 추진하는 대학 구조조정 정책에 동조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지난해 우리학교도 정부 재정지원제한대학으로 선정되어 이른바 ‘부실’대학이라는 사회적 낙인이 찍혔는데 정부가 매년 시행하고 있는 대학 평가와 재정지원제한대학 선정으로 인해 대학들이 취업률과 같은 지표들을 맞추기 위해 취업률이 낮은 학과를 통폐합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올해부터는 정부가 ‘학령인구 감소’를 근거로 각 대학들에 정원 감축 압력을 상당히 강하게 넣고 있습니다. 정원을 감축한 대학들에는 정부 평가에서 가산점을 주기로 한 것입니다. 

그러나 정부가 구조조정을 밀어붙이는 것은 책임 떠넘기기입니다. 지금껏 정부는 교육에 지원을 거의 하지 않은 채로 사립재단들이 대학을 돈벌이 수단으로 삼도록 대학 설립을 대폭 허가해 놓고는, 이제 와서 대학이 많은 것이 문제고, 청년실업의 원인이 높은 대학진학률 때문이라고 화살을 돌리고 있습니다. 

하지만 한국 대학 교육이 부실한 데에는 정부의 지원이 쥐꼬리만한 데에 책임이 있습니다. 한국은 OECD국가 중에서 고등교육에 대한 정부 지원 비율이 가장 낮은 나라입니다. 학교 당국처럼 정부의 대학 구조조정 정책에 동조할 것이 아니라, 우리는 현재 정부의 대학 구조조정 정책을 중단할 것을 요구하고 고등교육에 대한 정부의 지원을 대폭 늘려 대학을 정상화시키라고 요구해야 합니다. 

정부 책임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학교 당국은 이와 같은 신자유주의 구조조정을 적극 추진하거나 정부 정책에 적극 협조하는 당사자입니다.

국민대학교 유지수 총장은 ‘학문간 융합’을 강조하면서 학문간 융합의 핵심은 바로 ‘산학협력’에 있다고 강조해왔습니다. 자동차IT융합학과, 수송기디자인과 신설은 특히 기업선호도를 주로 고려한 것입니다. 

그리고 지금 학교 당국이 정부의 대학 구조조정 정책에 협조하는 것은 그 동안 학교를 수익성 잣대에 따라 운영해왔고 앞으로도 그러려고 하기 때문입니다. 그동안 국민대 당국은 높은 등록금 의존도를 기록하며 교육을 돈벌이 수단으로 삼아 왔습니다. 적립금만 1천 억 원이 넘습니다. 

수익성 잣대를 중시하는 학교 당국은 등록금 수입을 늘리고자 지난 몇 년간 꾸준히 정원을 늘려왔지만 올해부터 정부의 정원감축 압력이 강화되어 정원을 늘릴 수 없게 되자, 한편에선 정부나 기업 입맛에 맞는 학과들을 육성하고 다른 한편에선 수익성에 도움이 안 되는 학과들에 대한지원을 감축하는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는 것입니다.

5.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이번 학과구조개편안은 더 심각한 수준의 구조조정의 신호탄일 수 있습니다. 따라서 각 학과마다 정원 감축 규모가 당장에 작다고 해서 가벼이 여길 문제가 아닙니다. 당장에 2014년 학과구조개편안을 저지하지 못하더라도, 지금부터 학교 당국의 구조조정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내면서 대응을 시작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래야 이후에 더 큰 구조조정이 벌어져도 효과적으로 맞설 수 있습니다.

이런 움직임은 허공에서 그냥 생기는 것이 아닙니다. 구조조정의 성격을 분명히 이해한 학생들이 먼저 목소리를 내기 시작해야 합니다. 당장 구조조정 해당 학과가 아닌 학생들에게도 구조조정의 문제점을 잘 설득해나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학교 당국이 학교 경쟁력을 위해서 소수 학과를 희생시키는 것이 불가피하는 논리로 학생들을 분열시킬 가능성이 다분하기 때문입니다. 학우들에게 구조조정의 문제점을 환기시키고, 반대 주장들을 확대하고, 운동을 건설해 나가야 합니다. 

운동 건설 가능성, 구조조정을 막아낼 수 있는 가능성에 대한 회의가 많이 있습니다. 그러나 구조조정을 저지하는 것은 불가능하지 않습니다. 

저는 최근에 우리학교 학생들의 즉각적인 대응으로 학교 당국의 법무학과 폐과 시도를 철회시켰던 사례가 중요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법무학과 폐과 시도가 학생들에게 알려지자마자 법무학과 학생들은 반대 성명을 내고 수업을 거부했고 법과대학 학생회도 성명을 내고 적극적으로 법무학과 폐과에 반대하는 서명을 함께 받았습니다. 이런 반발의 분위기가 커지자 법과대학 학장님도 법무학과 폐과를 제고해 달라고 요구했고 결국 학교 당국은 올해 안에는 법무학과 폐과 문제를 언급하지 않겠다며 한발 물러나야만 했습니다.

최근 인하대 학생들의 사례도 고무적입니다. 인하대학교 당국의 급작스럽고 일방적인 학제 개편 계획에 학생들은 즉각 반발했습니다. 예술체육학부와 아태물류학부 학생회는 ‘일방적인 구조조정에 반대한다’는 성명을 발표하고 과를 구분하지 않고 광범한 서명도 받았습니다. 문과대학 학생회는 구조조정 찬반 설문조사를 벌이고, 확대간부총회를 소집했습니다. 1백여 명의 예술체육학부 학생들은 팻말을 들고, 학내 행진을 하며 구호를 외치고 학제개편안의 부당함을 알렸고 아태물류학부 학생들은 전체 학생총회를 성사시키고 팻말을 들고 학내 행진을 했습니다. 결국 학생들의 적극적인 반대 운동 덕분에 인하대 당국은 학제개편안을 모두 철회시키겠다고 입장을 바꿔야만 했습니다. 

우리는 당장에 대학 당국의 구조조정 계획에 맞서 싸워야 하지만, 이런 노력은 정부의 정책에 반대하는 활동으로도 발전할 필요가 있습니다. 구조조정 문제는 단지 국민대학교만의 문제는 아닙니다. 취업률 등을 잣대로 대학을 평가하고 대학을 구조조정하고 있는 정부의 정책에 제동을 거는 것이 필요합니다.

혹자는 정부 정책이 문제니까 대학에 요구해봐야 소용없는 것 아니냐고 묻기도 합니다. 우선 국민대처럼 개별 대학 스스로가 정부의 정책을 적극적으로 받아 안으면서 학내 구성원들의 의사를 무시한 채 무자비한 학과 구조조정을 진행하며 스스로 기업화하고 있기 때문에 대학 당국에 면죄부를 줄 수는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해야 합니다. 

그리고 정부의 정책이 개별 캠퍼스에서 별 다른 저항 없이 잘 추진되고 있다면 정부 정책에 문제 제기하는 목소리도 작아질 수밖에 없다는 점도 봐야 합니다. 이와 반대로 개별 캠퍼스에서 성공적으로 저항한 사례들이 많아진다면 결국 정부의 정책이 구성원들의 반발로 인해 개별 대학들에 성공적으로 정착하지 못한다는 비난을 받게 되어 정부 정책에도 큰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따라서 개별 대학에서 벌어지는 구조조정에 반대하는 운동과 정부 정책에 반대하는 운동은 서로 연결될 필요가 있습니다.

지난 2011년에 ‘반값등록금’ 운동이 크게 벌어질 수 있었던 것도 그 해 전국의 40개가 넘는 대학에서 등록금 인상에 반대하는 학생총회가 개최되고 몇몇 대학에서 본관 점거농성이 벌어지는 등 몇 년 만에 등록금 인상반대 운동이 매우 활발하게 벌어진 덕분입니다. 사립대학들이 적립금을 쌓아두고도 등록금을 인상하는 행태가 전국적으로 폭로되면서 절대적인 고액 등록금에 대한 불만도 같이 폭발했고 정부가 이것을 책임져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진 것입니다. 

따라서 우리는 대학을 ‘취업양성소’로 전락시키는 대학 구조조정에 제동을 걸 수 있습니다. 그러려면 우리 학생들이 이 문제에 대해 잘 알고 있어야 하고 조직되고 준비되어 있어야 합니다. 

오늘 이 공청회에 비록 학교 당국은 끝끝내 오지 않아 학생들과 소통할 기회를 스스로 저버렸지만 우리 학생들이라도 학과구조개편안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잘 이해하고 향후 효과적인 공동 대응을 위해 머리를 맞대 토론하는 자리가 된다면 그 자체로 매우 의미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더 좋기로는 오늘 참가하신 분들이 대책위와 함께 대학 구조조정에 반대하는 운동을 함께 건설하는 데에 동참하시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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