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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국주의 반대 운동을 구축하자

제국주의 반대 운동을 구축하자

최일붕

1989∼91년 옛 소련 블록의 붕괴는 “역사의 종말”은커녕 새로운 정치·경제 불안정 시대를 알렸다. 9·11과 그 여파는 번영하는 듯한 서방 세계의 이면에 있는 균열을 드러냈다. 이라크 전쟁은 전 세계적인 반자본주의 운동이 떠오르고 나서 일어났는데, 그 때 반자본주의 운동에는 정치적 급진화가 일어나고 있었다.

이 모든 것이 어우러져 거대한 반전 운동을 일으켰다. 미국이 이라크를 침공하기 직전인 지난해 2월 15일에는 전 세계에서 1천5백만 명이 항의 시위에 참가했다. 이제 자본주의의 세계화를 반대하는 사람들 가운데 전쟁 반대 운동에 명시적으로 반대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세계 반자본주의 운동은 반전 운동으로 변모하고 있다. 그리고 많은 반전 운동 참가자들이 자본주의에도 반감을 갖고 있으므로 반전 운동에는 명확히 반제국주의적인 동력이 있다.

최근 한국 반전 운동의 문제점은 지도부의 핵심인 주요 NGO들이 흔히 반전 운동 지지자들보다 오른쪽에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파병반대국민행동은 파병 반대 집회를 6월 13일 세계경제포럼 동아시아정상회의 반대 행동 하루 전인 6월 12일로 잡아, 기업 세계화 반대 운동과 합동하기를 거부했다.

또한 파병반대국민행동은 정치인들에게 영향을 미치는 것을 너무 중요하게 생각한다. 주요 NGO들은 노무현과 열우당 공격하기를 꺼린다. 새 국회에서 개혁파 의원들의 역할에 환상을 갖고 있는 대다수 소속단체들은 대규모 거리 행진 등 대중 항의가 국민 다수로부터 고립을 자초하기 쉽다고 생각하는 듯하다. 반전 운동의 급진성을 순화시켜야 한다고 생각하는 듯하다.

반자본주의자들과 사회주의자들이 어떤 태도를 취하느냐에 따라 반전 운동의 성격이 크게 달라질 수 있다. 그러나, 너무도 자주 상당수 급진 좌파는 본을 보이지 못했다. ‘노동자의힘’, 사회당 등은 반전 집회에 지지자들을 진지하게 동원하지 않는다.

효과적인 반전 운동은 정치인들과의 대화에 덜 힘쓰고 대중 투쟁 건설에 더 힘써야 한다. 집권당이 반전 운동의 적이 아닌 듯이 함축해 운동이 방향 감각을 잃게 만들지 말고 아래로부터 운동을 건설하는 데 매진해야 한다.

이런 상황에서 〈다함께〉 신문 지지자들이 큰 책임을 떠안아야 한다. 이라크 전쟁 반대 운동은 그보다 더 넓은 정치적 급진화의 맥락 속에서 전개되고 있다. 그러므로 우리는 더 광범한 반전 운동을 건설하려 애씀과 동시에, 그 안에서 반제국주의적 좌파를 건설해야 한다.

진정한 마르크스주의는 자본주의와 제국주의의 체제적 연관을 포착하는 분석을 제공한다. 이 점에서 마르크스주의는 비폭력 평화주의 및 대부분의 반세계화운동론과 구별된다. 평화주의는 군사주의(군국주의) 문제를 자본주의 체제로부터 따로 떼어내 다루는 경향이 있다. 많은 반세계화운동가들은 주로 자본주의의 경제적 양상들을 공격해 왔다. 마르크스주의는 체제를 하나의 전체(총체)로서 이해한다. 그래서 마르크스주의자들은 체제의 상이한 양상들 전부와 투쟁하는 조직을 건설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