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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은행 민영화 - 슈퍼갑 은행 만들며 노동자 밀어내기:
지금부터 싸움을 시작해야 한다

박근혜와 금융당국이 우리은행 민영화로 은행 대형화와 구조조정을 동시에 추진하려는 시도를 본격화하고 있다.

우리은행을 다른 국내 은행에 팔아서 메가뱅크(초대형 은행)를 만들고, 이를 구조조정과 경쟁력 강화의 지렛대로 삼겠다는 것이다. 사실 메가뱅크는 이명박 정부 때부터 추진해 왔다. 전임 금융위원장 김석동은 “은행권의 삼성전자”가 필요하다고 역설해 왔다.

이들은 한국 기업의 해외 진출이 늘고 있으니, 이들에게 지급 보증을 해 줄 초대형 은행이 한국에 있어야 한다고 했다. 초대형 은행은 자금 조달 경로도 국제화해서 더 싸게 자금을 구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선 국내 시중은행을 두 개 이상 합병해야 한다. 공적자금 회수를 명분으로 국가 소유인 우리은행을 국민은행에 파는 것이 현재로선 가장 현실적인 시나리오다.

새 금융위원장 신제윤은 우리금융지주회사 회장을 밀어내고 그 자리를 우리은행 행장이 겸임토록 했다. KB금융지주회사 회장에는 모피아(재무부 전현직 관료들의 특권형 인맥을 가리키는 말) 실세 출신 임영록을 앉혔다. 인수될 우리은행은 회장이 없는 셈이 됐으니, 명백히 두 은행의 합병을 염두에 둔 인사인 것이다.

지금껏 은행 대형화 정책은 정부가 은행 간 수익성 경쟁을 더 장려하는 정책이었다. 은행들은 투기적 투자를 더 늘릴 것이고, 평범한 이용자에게 ‘갑질’을 더 강화할 것이다.

그동안 소수 대형 은행들은 격렬한 수익 경쟁 속에서 부동산 담보대출로 몰려가 부동산 폭등에 기여했다. 그 반대급부로 담보 없는 저소득층은 은행 서비스에서 사실상 ‘퇴출’돼 금리가 높은 대부업체 등으로 내몰렸다가 신용불량자가 되곤 했다.

게다가 두 은행이 합병하면, 영업점이 많이 겹쳐서 인력 감축이 크게 벌어질 수밖에 없다. 바로 이 때문에 금융노조와 국민은행, 우리은행의 노조들이 반발하고 있다.

금융노조의 KB국민은행지부와 우리은행지부는 공동 협의체를 꾸렸고, KB금융지주회사 각 단사 노조들은 임영록의 출근을 저지하며 명동본점에서 일주일 동안 천막농성을 벌였다. 긴급 조합원 결의대회도 열었다.

그러자, 임영록은 노조를 찾아와 인위적 인력 구조조정은 없을 거라고 약속했다. 그러나 이 말은 진지한 약속이 될 리 없다. 메가뱅크 계획은 임영록 개인이 추진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 점에서 국민은행과 국민카드 노조가 출근저지투쟁을 중단한 건 아쉽다. 소수 상근간부들의 낙하산 인사 반대 투쟁에서 은행 민영화(와 그 폐해)에 반대하는 큰 규모의 시위와 투쟁으로 발전해야 승산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