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리로 학교에서 물러났던 재단 이사의 복귀, 재단에 바른 소리 하는 교수들에 대한 보복 인사, 학사 행정에 대한 간섭 …. 이와 같은 재단 횡포로 현재 파행을 거듭하고 있는 대학만 해도 13곳이다. 비리 재단이 활개를 펼 수 있는 것은 바로 사립학교법 때문이다.

■ 덕성여대

재단과 교수·학생 사이의 갈등은 1997년부터 시작됐다. 당시 재단 이사회가 교수협의회에서 주도적으로 활동했던 한상권 교수를 재임용에서 탈락시키자 학생들은 재단의 비민주적인 운영에 반대하고 나섰다. 학생들은 65일 동안 수업을 거부하고 260일 동안 총장실을 점거했다.

1997년 6월 교육부의 특별 감사에서 이사장 박원국이 저지른 146건의 위법·부당 행위가 밝혀져 박씨가 해임되고 관선 이사가 파견됐다.

그 뒤 교육부는 덕성여대 개혁에 도움을 주기는커녕 부도덕성과 직무 유기를 이유로 해임됐던 이강혁 총장을 복귀시키는 데 앞장섰다. 또 비리 재단 이사 복귀와 분규를 조장하기도 했다.

전 이사장 박원국은 지난 1월 학교에 복귀한 뒤 개강 직전 교수협의회 소속 교수 11명에 대한 징계안을 이사회에 상정했다. 그는 교수협의회를 지지하는 교수 5명을 정당한 사유 없이 재임용에서 탈락시켜 학교를 최악의 상황으로 몰아가고 있다.

교수들이 재단측 조치에 반발해 수업을 강행하자 재단측은 그 교수들의 수업을 들어도 학점을 인정하지 않겠다고 발표했다. 그럼에도 많은 학생들이 항의의 표시로 그 수업을 계속 듣고 있다. 덕성여대 학생 2백여 명은 3월 29일 "현 이사진 퇴진, 관선이사 파견"을 요구하며 총장실을 포함해 본관 2층 점거에 들어간 상태다.

 ■ 서일대

서일대는 비리를 저질렀던 전 재단 이사장 이용곤 등이 복귀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교수협의회와 노조와 학생들이 반발하고 있다.

이용곤은 350여억 원의 학교 예산을 무단 전용했고, 교육용 기본 재산을 부당 취득했다. 급기야 1999년 시행됐던 교육부 감사에서 총 29건의 위법·부당 사항이 적발돼 그는 학교에서 물러났다.

감사에서 적발된 것 말고도 이용곤은 자신의 마음에 들지 않는 교직원을 10년째 임시직으로 있게 하거나, 조교들을 강제 해임하는 등 온갖 횡포를 일삼았다.

서일대 재단 세방학원은 재단 전입금을 고작 1천 원만 내 왔다. 그리고 학생들의 등록금에서 나온 학교 예산을 이용곤의 개인 금고처럼 마음대로 사용해 왔다.

그 결과 서일대의 학생들은 난방도 제대로 되지 않는 강의실에서 덜덜 떨며 공부해야 했고 제대로 된 실험 실습 한번 못 해 본 채 졸업하고 있다.

전 이사장 이용곤은 뻔뻔스럽게도 임원취임승인취소처분이 부당하다며 법원에 제소를 한 상태이다. 또 한편으로 그는 교직원들을 회유하기 위해 끊임없이 술수를 부리고 있어 잠시 정상을 되찾았던 서일대학은 혼란에 빠져들고 있다.

 ■ 아주대

지난 3월 7일, 재단이 빚을 학교에 전가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던 의과대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 이일형 교수가 해임됐다. 3월 9일에는 총장 재취임의 부당성을 제기해 왔던 교수협의회 소속 교수 4명의 파면·해임을 건의했다.

1990년 사립학교법 개악으로 인사권을 거머 쥔 재단 이사회가 자기들 마음에 들지 않는 교수들에게 보복한 것이다.

아주대 교수협의회 소속 교수와 학생들은 "총장 퇴진"과 "보복 징계 철회"를 요구하며 천막농성을  했다. 3월 15일부터는 학생 1백여 명이 총장실을 점거하고 철야농성을 벌였다.

강력한 저항에 부딪친 총장 김덕중은 교수들에 대한 파면·해임 결의와 징계 결정을 철회하고 사퇴 의사를 표명하지 않을 수 없었다.

 ■ 계명대

계명대학교는 총장 퇴진 문제를 놓고 몇 년째 분규를 겪고 있다.

계명대학교는 미국연합장로회 선교회와 대한예수교 장로회 경북노회에 의해 설립됐다. 현 총장인 신일희의 부친 신태식은 학장이 된 뒤 이사회를 장악하고, 법인 조항을 불법적으로 변경해 학교를 개인 소유물처럼 만들었다. 자리를 물려받은 신일희는 갖가지 비리가 적발돼 총장직에서 물러났으나 폭력배까지 동원해 1988년 복귀에 성공했다.

1992년에 있었던 두번째 총장 선거에서 신일희는 단임을 공약으로 내걸고 총장에 재선됐다. 그러나 1996년에 교수협의회를 해체시키고 직선총장제를 폐지한 뒤 자신이 장악하고 있는 이사회를 통해 총장으로 선임됐다.

지난 2000년에는 교비 횡령으로 검찰에 기소됐으나, 이사회를 통해 또다시 총장으로 선임됐다. 현재 여섯 번이나 총장직을 수행하고 있다. 신일희는 자신에게 비판적인 많은 교수들을 재임용에서 탈락시켰고 정직과 경고장을 남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