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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정규직 임단협 투쟁:
양보는 정몽구의 몫이다

임단협을 앞두고 현대차 사측이 정규직 노동자들에게 양보를 종용하고 있다. “고비용·저효율 구조를 개선”하겠다며 임금 피크제 도입을 포함한 32개의 단협 개악안도 내놨다.

현대차 지부가 61세 정년연장을 요구하자, 정년도 없이 이윤을 쌓고 있는 75세 정몽구 회장은 임금피크제로 맞불을 놓은 것이다.

게다가 정부는 올해 정년을 60세로 연장하면서 임금체계 개편을 언급했고, 고용노동부도 임금제도개선위원회를 구성했다. 사측은 이런 흐름에 편승해 임금제도 개악을 시도할 수 있다. 임금피크제로 기본급을 낮춰 통상임금 소송 결과에 대비하려는 의도도 있을 것이다.

나아가 자동차 시장의 불안정성을 대비하는 채비일 수 있다. 현대차 사측의 리플릿 <함께 가는 길>은 최근 ‘임금 경쟁력 개선’을 운운하며, 다른 자동차 기업들에 비해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주장을 늘어놓고 있다.

그러나 “현대차 노동자들은 외국 자동차 공장보다 임금을 절반만 받기 때문에 5개월 일을 더 한다.”(<들불>, 제2민주노조운동실천단)

현대차 노동자들의 임금이 상대적으로 높은 것은 장시간 노동과 심야노동이 갉아먹는 영혼의 대가다. 사측은 장시간 노동을 이용해 그동안 사상 최대의 이윤을 챙겼다. 최근 수년간 편법으로 정몽구·정의선 부자가 챙긴 배당금만 2천4백56억 원인데, 노동자들에게는 임금을 깎으라고 강요하는 것이다.

따라서 현대차 노동자는 기본급을 대폭 인상받을 권리가 있다.

얼마 전 현대차 아산 공장에서 정규직 노동자가 작업 도중에 떨어진 기계 장치에 깔려 참혹하게 목숨을 잃었다. 노동자들은 “생산에만 혈안이 된 사측에 의한 간접살인(울산 공장의 보전부 대자보)”이라며 분통을 터뜨렸다.

맞불

이런데도 사측은 양보를 종용하고 있다. 그리고 임단투의 예봉을 꺾으려고 투쟁에 앞장섰던 노동자들에게 해고와 고소·고발 등 공격을 하고 있다.

이런 사측에 강력한 맞불을 놔야 한다. 이런 투쟁 속에서 현대차 노동자들의 오랜 열망인 기본급 대폭 인상, 노동시간 단축을 위해 싸워야 한다.

지난해 현대차 지부 지도부는 부분파업으로 힘을 제한했는데, 이번에는 전면파업을 포함한 강력한 투쟁이 뒷받침돼야 한다. 그러면 정년연장과 퇴직금 누진제 같은 요구들도 쟁취할 수 있을 것이다.

최근 박근혜의 정치 위기 속에 노동자 투쟁 분위기도 좋아지고 있다. 현대차 부품업체 엠에스오토텍에서 노동자 투쟁이 승리했다. 건설 노동자들도 파업 하루 만에 정부를 한발 물러서게 했다.

이런 분위기에서 현대차 노동자들이 임금을 대폭 인상하고 노동조건 후퇴 없는 노동시간 단축 투쟁에 전진을 이뤄낸다면, 이것은 현대차 노동자들의 조건을 향상시키는 것뿐 아니라 다른 부문의 노동자 투쟁에 승리의 가능성을 더욱 높여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