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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영일 금속노조 삼성전자서비스센터지회 준비위원장:
“우리는 잃을 것도, 두려울 것도 없습니다”

삼성전자서비스센터 노동자들이 순식간에 노동조합으로 몰려들고 있다. 삼성은 이 노동자들을 착취하면서도 자신은 사용자가 아니라고 잡아떼고 있다. 악명 높은 삼성의 탄압을 이겨내며 조직을 건설하고 있는 이 노동자들은 많은 사람들에게 큰 영감을 주고 있다.

삼성전자서비스센터는 사람이 살 수 없는 환경이에요.

비수기 때는 최저임금도 못 받는 사람들이 비일비재합니다. 급여 명세서를 보면 한 달에 1백20만 원, 1백30만 원 정도 받는 사람이 꽤 많거든요. 월급에서 50만 원가량이 식대, 차량 유지비, 기름값, 통신비 이런 돈으로 나갑니다. 그러면 70만 원, 80만 원을 가지고 4인 가족이 한 달을 살아야 한다는 거죠. 결국 빚내서 생활할 수밖에 없는 상황인거죠.

ⓒ레프트21

성수기 때가 되면 월급이 좀 오릅니다. 그런데 평소에도 10시간, 12시간씩 일해야 하지만 그때는 15시간, 16시간씩 입이 돌아갈 정도로 일해야 합니다. 그리고 비수기 때 졌던 빚을 갚아야 하는 거죠. 그러다 보니까 가난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겁니다.

그런 환경이다 보니 직원들이 잃을 게 없고 두려울 게 없는 겁니다.

에어컨 실외기 수리 같은 경우를 보면 아주 위험하게 곡예하다시피 수리해야 하는 경우도 종종 있습니다. 그렇지만 위험 수당 같은 것은 전혀 없어요. 아마, 어느 정도 먹고살 만한 환경이 됐어도 이렇게까지 전국적으로 들고 일어나지는 않았을 겁니다.

실제로 저희 직원의 아내들이 남편들이 얼마나 열악한 상황에서 일하고 있는지를 생생하게 보고 눈물을 많이 흘렸다고 합니다. 그리고 ‘이제는 나가서 싸워라’ 이런 태도로 변하게 됐어요.

근로기준법

삼성은 근로기준법도 지키지 않습니다. 노조를 만드는 것은 헌법에 보장된 권리 아닙니까? 그런데 그런 것조차 개무시하는 거죠. 지금도 협력업체 사장을 통해서 ‘개별 면담을 해라’, ‘노조에 가입 못하게 해라’ 하는 등 배후에서 지시를 하고 있습니다.

7월 14일 총회 개최 공고를 내고서, 제가 모든 센터에 전화를 해 보니 그날은 일요일인데도 전원 근무 지시를 내렸더라고요. 유급 휴일인 일요일에 일을 시키려면 노동자들의 동의가 있어야 합니다. 그런데 전혀 그런 것 없이 무조건 일해라, 이렇게 강제 근무를 시키는 거죠.

이게 뭘 의미하는 겁니까? 삼성은 부당 노동 행위를 할 것이고, 사장은 바지 사장이라는 것을 자기 입으로 증명하는 것 아닙니까?

기가 막히게도 지금 삼성전자 웹사이트를 보면 ‘정규직과 비정규직은 확연하게 구분이 되므로, 자신들은 위장 도급을 하지 않았다. 적법하게 협력업체를 이용했다’ 하는 내용의 반박글이 올라가 있어요.

하지만 이건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는 겁니다. 모두가 똑같이 삼성 로고가 박힌 옷을 입고 있는데 고객들이 어떻게 이 사람들을 구분 합니까? 지금껏 20년간 고객 불만에 대응하고 그에 대해 대책서를 써 왔는데 만약 우리가 협력 업체 직원이라면 왜 제품을 잘못 만든 것에 대해서 대책서를 써야 합니까.

불법을 너무 많이 저지르다 보니 뭐가 불법인지, 뭐가 잘못된 건지 모르는 것 같아요.

그러나 저희 직원들은 이미 당할 만큼 당했고 속을 만큼 속은 사람들이기 때문에, 삼성의 협박에도 흔들리지 않고 오히려 당당하게 저희들의 권리를 주장하고 있습니다. 삼성의 협박에도 총회에 많은 사람들이 참여할 겁니다.

저희들은 이번에 못 바꾸면 안 된다는 절실함도 있고 사명감도 있습니다. 이미 수백 명이 노조로 조직이 됐고, 적극적으로 참여하겠다는 의사를 밝히는 편지도 많이 들어오고 있습니다.

저희가 조직하려는 목표가 간접적으로 서비스 기사들을 보조하는 파트까지 전국에서 1만여 명입니다. 일단은 현재 1천 명을 목표로 해서 달려가고 있고요, 최종적으로는 1만여 명을 목표로 해서 달려갈 겁니다.

총회 이후, 엉터리로 근무를 시키고 안 지키고 있는 것들부터 개선해 나갈 겁니다.

인터뷰·정리 박소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