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23일 박근혜 정부는 가스 민영화의 발판을 마련하는 도시가스사업법 시행령 개악안을 국무회의에서 통과시켰다. 이 개악안은 천연가스 직수입자의 등록 요건을 완화했다.

천연가스를 한국가스공사한테서 구입하지 않고 직접 수입해 쓰려면 천연가스 저장 시설을 갖춰야 하는데, 이번 시행령 개악으로 최소 저장 시설 용량을 대폭 축소했다. 

이제 더 많은 기업들이 천연가스 직수입자로 등록할 수 있는 길이 열린 것이다.

새누리당이 국회에 상정해 놓은 도시가스사업법 개악안이 통과되면, 이번 시행령 개악은 시너지 효과를 내며 가스 민영화는 급진전될 것이다.

새누리당은 도시가스사업법을 바꿔 천연가스 직수입자 사이에 판매를 허용하려 한다. 그러면 SK, GS와 같은 에너지 재벌기업이 직수입자로 등록한 다른 기업들의 물량까지 함께 구매한 뒤 판매할 수 있게 된다.

사실, 최소 저장 시설 용량을 축소하는 시행령 개악은 2012년 7월에 이미 추진됐다. 애초 도시가스사업법을 바꿔 가스를 민영화하려던 시도가 반발에 부딪히자, 당시 이명박 정부는 국회 논의조차 피하려고 시행령만 바꿔 민영화를 밀어붙이려 했다.

그러나 이런 꼼수조차 국회에서 반발에 부딪히자, 정부는 공청회를 열어 의견을 수렴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박근혜 정부가 이번에 급작스레 시행령을 개악한 것은 공청회 개최 약속마저 깨뜨린 것이다. 

앞으로 도시가스사업법마저 개악돼 그동안 한국가스공사가 수입해 온 산업용 천연가스를 SK나 GS 같은 재벌에 빼앗기면 가정용 도시가스 요금은 크게 오를 것이다. 

왜냐하면 가정용은 수요가 겨울에 집중돼 있기 때문이다. 겨울에만 더 많은 천연가스를 수입하려면 값을 더 쳐줘야 하는데 그동안 가스공사는 연중 수요가 고른 산업용을 함께 수입하면서 어느 정도 협상력을 가질 수 있었다. 

그런데 산업용 수입 물량을 재벌들에 빼앗기면 더 불리한 조건에서 가스를 수입하게 된다. 도시가스협회는 그 때문에 가정용 도시가스요금이 22퍼센트 오를 것으로 예측했다.

이번 시행령 개악에 이어서 박근혜 정부는 6월에 통과시키지 못한 도시가스사업법 개악안도 9월 정기국회에서 밀어붙이려 할 것이다.

‘민영화 반대 공동행동’ 등 민영화에 반대하는 시민·사회단체들과 가스공사노조가 힘을 합쳐 이를 막아 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