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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크스주의로 세상 보기:
무엇이 진정한 폭력인가?

지배자들은 ‘희망버스’가 ‘폭력버스’라고 비난하지만 막상 자본주의 체제가 저지르는 진정한 폭력은 눈감거나 부추긴다.

당장 산업재해를 보라. 한국은 OECD 산재사망 1위다. 한국 노동자들은 3시간에 1명꼴로 죽어 나가고, 5분에 1명씩 다친다. 2012년 한 해에만 산업재해자 수가 9만여 명이다.

이 나라에서 일상다반사인 이런 죽음은 뉴스거리조차 되지 않는다.

근래 잇따른 폭발사고와 독가스 유출의 주된 희생자는 특히 단기 계약 비정규직 노동자들이었다. 정부는 규제 완화와 세금 감면으로 이런 ‘기업 살인’에 날개를 달아 줘 왔다.

처벌도 하나 마나다. 2008년 노동자 40명이 사망한 이천 냉동창고 화재사건에 대한 처벌은 벌금 2천만 원이 전부였다.

폭력이라는 말은 이렇게 노동자들을 죽음으로 몰아넣고도 책임지지 않는 자들에게나 어울리는 말이다.

가난과 빈곤이라는 사회적 폭력도 있다. 한국에서 노인 빈곤은 특히 심각하다. 2011년 기준 한국의 노인 빈곤율은 45.1퍼센트다. 절반이 빈곤층인 셈이다.

자식에게 짐이 되고 싶지 않은 가난하고 외로운 노인들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다. 한국의 인구 10만 명당 노인 자살률은 80.3명으로, OECD 평균(20.9명)의 네 곱절에 이른다.

“도살 기계”

무엇보다 검찰·경찰·법원·군대 같은 국가 기관이 저지르는 제도화된 폭력을 보라. 저들은 비폭력적인 언론·출판·결사를 국가보안법으로 처벌하고 비폭력적인 집회와 시위와 파업을 탄압하려고 무지막지한 경찰 폭력을 사용한다.

경찰은 가스총과 그물총으로 짐승 잡듯이 이주노동자를 ‘사냥’한다.

어디 이뿐인가? ‘대량 살상 무기’를 구매하는 데 천문학적인 돈을 쏟아붓고, 1년 내내 전쟁 연습을 벌이고, 학살 전쟁을 벌이고, 인류의 생존 자체를 위협하는 핵발전소와 핵무기를 만드는 것이 바로 자본주의 국가가 하는 짓이다!

이 때문에 박노자 동지가 자본주의 국가를 “도살 기계”라고 한 것이다.

이런 일상의, 제도화한 폭력과 살인을 친자본주의 언론은 ‘폭력’이라고 부르지 않는다. “‘우리’ 국가의 폭력성을 철저히 은폐한 채 내·외부의 ‘적’만을 ‘폭력 행위자’로 묘사하고, 지배·억압의 일상을 ‘폭력 행위자’들이 악의적으로 파괴하려고 하는, 당연하고도 모두에게 좋은 ‘질서’로 선전하는 것은 ‘갑’들의 상투적인 담론 전략”인 것이다.(박노자)

이윤을 위해, 소수를 위해 평범한 다수의 삶을 희생시키는 이 체제 자체가 폭력적이다. 그리고 이 체제를 수호하려고 지배자들이 사용하는 수단이야말로 진정한 폭력이다.

체제의 폭력에 맞서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다수의 압도적 힘을 보여 주는 것이다. 특히, 노동계급이 계급으로서 낼 수 있는 힘, 즉 이윤 생산을 멈출 수 있는 힘을 사용하는 것이 체제의 폭력에 대한 최상의 응답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