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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패스트푸드 노동자 파업의 성장:
“일어나서 목소리를 높여야 해요”

미국 전역으로 생활임금 보장과 노동조합 조직의 권리를 요구하는 패스트푸드 노동자들의 파업이 확산되고 있다. 8월 2일 뉴욕, 디트로이트, 밀워키, 세인트루이스, 시카고, 캔자스시티, 플린트 일곱 곳에서 노동자들이 하루 파업을 벌였다.

미국에서는 경제 위기 속에 수많은 노동자들이 기존 일자리에서 쫓겨나고 서비스 부문에 취직했다. 이 노동자들은 생계 유지가 불가능할 정도로 낮은 임금과 열악한 노동조건에 분노해, 이전 직장에서 했던 것처럼 투쟁을 조직하기 시작했다. 지난해 하반기 대형 할인점 월마트 노동자들이 벌인 전국 파업이 그 시작이었다.

7월 30일, 피켓라인을 치고 파업을 호소하는 캔자스시티 패스트푸드 노동자들. ⓒ사진 출처 Fast Food Forward(트위터)

패스트푸드 노동자들도 월마트 노동자들의 처지와 크게 다르지 않다. 패스트푸드 노동자들은 보통 1년에 1만 1천 달러(약 1천3백만 원)를 버는데, 이 돈은 미국 통계국이 발표한 빈곤층 기준 2만 3천 달러(약 2천5백만 원)보다 훨씬 적다. 패스트푸드 업계 CEO들의 평균 ‘일당’ 2만 5천 달러(약 2천7백만 원)의 절반도 채 안 된다.

최근 햄버거 회사 맥도널드는 “돈을 절약하면 누구나 잘살 수 있다”는 내용의 직원 교육자료를 발표했는데 거기에는 ‘투잡’을 뛸 것, 난방을 하지 말 것 등이 예시로 포함돼 있었다. 이런 태도는 노동자들의 분노에 기름을 끼얹었다.

생활임금

패스트푸드 노동자들은 최저임금을 시급 7.5달러에서 15달러로 인상하라고 요구한다. 세 아이의 아버지이자 캔자스시티에서 파업에 참가한 패스트푸드 노동자는 이렇게 말했다.

“저는 버거킹과 피자헛에서 새벽부터 밤까지 일해요. 하루에 15~17시간을 일을 해도 생계비를 마련할 수가 없어요. 이대로는 더 살 수가 없어요. 일어나 목소리를 높여서, 우리 처지를 전국에 알려야 합니다.”

지난해 11월 뉴욕 시 패스트푸드 노동자들이, 월마트 노동자들의 투쟁을 보고 고무받아 업계 최초로 하루 파업을 벌였다. 유색인종이 다수인 패스트푸드 노동자들은 4월 말 마틴 루터 킹 목사 추모일에 두 번째 하루 파업을 벌였고, 이번이 그 세 번째다.

이런 압력을 받아, 오바마는 올해 초 최저임금을 시간당 9달러로 인상하겠다는 법안을 입안했다.

그러나 이 돈은 노동자들의 요구에도 턱없이 못 미치고, 뉴욕 시가 추산한 4인 가족이 인간답게 살 수 있는 돈(시급 32달러)의 3분의 1도 안 된다. 여론조사에서도 미국인 80퍼센트 이상이 오바마의 안보다 최저임금을 더 많이 올려야 한다고 답했다.

고무적이게도, 일곱 도시에서 하루 파업을 벌인 8월 2일 이후, 시애틀에서도 패스트푸드 노동자들이 최저임금 인상을 요구하며 파업에 나섰다. 같은 요구를 걸고 파업을 벌였다 해고된 월마트 해고노동자들도 패스트푸드 노동자들의 투쟁에 지지를 보냈고, 두 투쟁이 생활임금이라는 요구로 단결하는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 지역 시민단체, 주민들의 연대도 이어지고 있다.

미국 패스트푸드 노동자들의 계속되는 투쟁은, 조건이 아무리 열악해도 노동자들이 스스로 조직하고 전진해, 부문을 뛰어넘는 연대를 건설하고 승리로 나아갈 수 있음을 보여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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