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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신뢰 프로세스’? 첩첩산중이다

미국이 북한에 대한 새로운 압박에 나서지 않는 것도 현재의 남북 대화에 영향을 줬다.

미국 지배자들 일부가 ‘총체적 난국’이라고 볼멘소리를 낼 만큼, 오바마의 대외정책은 상당한 어려움에 처해 있다.

여기서 핵심은 아랍 혁명에 대한 대응이다. 오바마는 집권 초부터 ‘아시아 회귀’를 외쳤지만, 아랍에서 미국 패권이 뿌리부터 흔들리는 상황을 방치할 수는 없다.

지금 오바마의 ‘발등의 불’은 이집트 혁명이고, 한동안 북한은 미국 대외정책의 우선순위가 되기 어렵다. 미국은 당분간 현 상태를 유지하며 시간을 벌려고 할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박근혜 정부가 개성공단 재가동을 추진할 수 있는 운신의 폭도 생겼을 것이다.

그러나, 동아시아와 한반도를 불안정에 빠뜨리는 근본 요인들이 사라진 것은 아니다.

근본 요인들

북한을 핑계로 동아시아에서 중국을 직접 견제하겠다는 미국의 정책은 여전하다. 여기에 박근혜는 보조를 맞추겠다는 의지를 보여 줬다.

한편, 북한은 남북관계 개선으로 미국과 대화할 기회를 잡고자 하며, 이를 위해 개성공단 협상에서도 일부 양보를 감수했다.

그러나 오바마는 ‘북한의 선(先) 비핵화 조처를 보고 대화에 나서겠다’는 태도를 쉽게 바꾸지 않고 있다.

설사 미국이 대화에 나서도, 과거의 패턴대로 시간만 끌다가 북한의 뒤통수를 치며 위기를 다시 키울 수도 있다.

그러므로 북미, 남북 간에 관계가 실질적으로 개선되리라는 전망은 여전히 불투명하다.

이미 개성공단이 가동 중단에서 재가동 합의까지 이르는 과정에서 온갖 우여곡절이 벌어졌다. 앞으로 한반도 불안정이 또다시 커지면 개성공단 등은 다시 위기에 봉착할 수 있다.

금강산 관광 재개도 낙관하기 어렵다. 북한은 금강산이 주는 실리적 이득 때문에라도 관광 재개를 서두르려 한다.

반면 박근혜와 미국은 “금강산 관광 대가로 지급하는 현금이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에 전용”될 것이라고 주장한다. 이 때문에 남북 당국이 금강산 관광 재개 회담을 놓고 신경전을 벌였던 것이다.

한반도에서 긴장이 고조되다가 일시적으로 대화 국면이 찾아 오는 건 그리 낯선 모습이 아니다.

그러나 제국주의 갈등 구조가 사라지지 않는 이상, 한반도에서 일시적 대화 국면은 위기의 전주곡이었을 뿐이다.

따라서 노동운동은 아래로부터 반제국주의 운동만이 진정한 평화를 가져올 수 있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