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1일 한남동 이집트 대사관 앞에서 이집트 군부의 학살을 규탄하는 집회를 열렸다. 국내 진보 단체들이 군부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한 지 일주일도 안돼 열린 집회다.

이 집회에는 이집트인 10여 명이 모였다. 이집트 군부가 끔찍한 학살을 벌인 만행에 분노한 국내 이집트인들이 모인 것이다. 이들은 2011년 1월 독재자 무바라크 퇴진을 요구한 국내 집회에도 참석했다고 밝혔다. 이집트인들과 함께 일하는 아프리카 나라 수단에서 온 수단인도 참석했고, 한국의 노동자연대다함께 활동가 5명도 국제적

연대를 표하기 위해 집회에 함께 했다.

2시간 동안 이집트인들의 분노가 뜨거운 아스팔트 위에 쏟아졌다. 집회의 상당 부분은 아랍어로 된 구호로 채워졌다. 그러나 언어의 장벽을 넘어 이집트인들이 얼마나 자유를 갈망하는 지 느낄 수 있었다.

구호의 뜻을 물어보니 “경찰은 도적들이다!” “[국방장관] 엘 시시, 군부는 꺼져라!” “학살에 반대한다!” 등이었다고 한다. 아랍어를 못하는 한국인들을 배려해 영어로 “군사 통치는 지겹다”, “이집트 언론은 진실을 두려워 하라”, “엘 시시, 지옥에나 가라”는 구호도 함께 외쳤다.

이집트인들은 구호를 외치는 내내 손가락으로 숫자 4를 만들어 보였다. 8월 14일 학살의 현장이었던 라바 광장(라바는 아랍어로 4라는 의미)을 기억하자는 뜻이다.

노동자연대다함께의 김종환 활동가가 연대 발언을 했다.

“우리는 [군부 쿠데타로 쫓겨난 대통령] 무르시를 지지하지 않는다. 군부가 물러나고 새로 선거를 실시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그런 정치적 차이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군부가 무슬림형제단을 학살하는 데 반대한다. 학살은 혁명 전체를 겨냥한 것이기 때문이다.”

그의 발언은 한 이집트인이 통역해서 집회에 참가한 다른 이집트인들에게도 전해졌다.

지금 이집트 군부는 무슬림형제단이 테러집단이고, 그들은 이집트인이 아닌 외부 세력이라며 거짓말을 퍼뜨리고 있다. 자신들의 학살을 정당화하기 위한 것이다. 군부의 만행은 혁명 전체를 위협하고 있고 지금도 현재진행형이다.

이집트인들은 이번만으로 끝내지 않고 또다시 집회를 하겠다고 한다. 민주주의를 납치한 군부가 물러나지 않는 한 저항의 목소리는 계속 될 것이다. 민주주의를 되찾으려는 이들의 목소리에 대한 국제적 연대도 계속 되어야 한다.

 

노동자연대다함께 활동가의 연대 발언

 

우리는 한국에서 활동하는 사회주의자들이고, 노동자연대다함께 회원입니다. 나는 여기에 모인 이집트인들을 모르지만, 군부 학살과 군부 통치에 반대하기 위해 이 자리에 나왔습니다.

군부는 이집트에서 8월 14일과 16일 천 명 이상 죽였습니다. 그리고 지난 금요일에도 8명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군부가 압도적인 폭력을 자행하며 시위대를 살해했기 때문입니다. 군부는 시위대를 살해하는 것을 즉각 중단해야 합니다.

군부는 무슬림형제단을 테러집단이라고 말합니다. 이는 새빨간 거짓말입니다. 지금 군부는 자신의 학살을 감추기 위해 무슬림형제단이 테러집단이라는 거짓말을 하고 있습니다. 무슬림형제단은 오랜 세월 이집트에서 야당으로 활동했고, 빈민과 노동자들에게 복지를 제공했습니다. 무바라크에 반대하는 혁명에도 함께 했습니다. 또한 무슬림형제단은 한국인들과 함께 2003년 이라크 전쟁 반대 운동을 함께 한 동지들이기도 합니다.

나는 정치적으로는 무슬림형제단을 지지하지 않습니다. 나는 무르시 퇴진을 요구하는 6월 30일 집회를 지지했고 그것이 옳았다고 지금도 생각합니다. 나는 군부가 퇴진하고 선거로 새 대통령을 뽑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이런 정치적 차이에도 불구하고 나는 군부가 무슬림형제단 방송국을 폐쇄하고, 그들의 지도부를 체포하는 것에 반대합니다. 또한 무슬림형제단은 발포 위협을 받지 않고 시위를 할 권리가 있습니다. 그들 역시 정치 주장을 할 권리가 있습니다. 그것이 민주주의고, 그것이 혁명입니다. 지금 이집트 정부는 헌법을 만들고 있는데, 한쪽에서는 시위대를 총으로 쏴 죽이면서 만드는 헌법은 진정으로 민주적인 헌법이라고 할 수 없습니다. “다른 이집트인들과 달리 우리의 목숨은 중요하지 않단 말인가” 하는 무슬림형제단 지지자들의 항변은 완전히 정당합니다. 군부가 무슬림형제단을 계속 탄압하는 이상, 이집트 민주주의는 결코 완전할 수 없습니다.

나는 이집트 혁명을 지지합니다. 그리고 군부는 혁명의 적입니다. 벌써부터 군부는 자신과 고용주에 반대하는 사람은 모두 무슬림형제단이라고 뒤집어 씌우며 탄압하고 있습니다. 이미 ‘4월 6일 청년운동’, 철강 노동자, 석유 노동자들이 탄압을 받고 있고, 마할라에서도 파업이 벌어지자 군차량이 배치됐습니다. 지금 우리가 무슬림형제단을 방어하는 것은 이 혁명가들을 방어하는 것이고 노동자 투쟁을 방어하는 것입니다. 군부에 맞서 싸우는 것은 혁명을 지키는 것입니다. 또 한가지 덧붙이자면, 이집트 현지에서는 일부 분노한 무슬림들이 기독교 교회를 불지르고 공격한다고 들었습니다. 그런 행동은 오히려 군부만 이롭게 할 뿐입니다. 지금은 무슬림과 기독교도로 분열할 때가 아니라 군부에 맞서 단결할 때입니다.

군부는 미국이 준 돈으로 총과 탱크를 사서 시위대를 학살했습니다. 미국은 위선을 집어치우고 더 이상 군부가 시위대를 쏴 죽이지 못하도록 즉각 군사지원을 중단해야 합니다.

구호로 마무리하겠습니다.

학살을 중단하라!

군부 통치 중단하고 민중에 권력을!

미국은 군사원조 중단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