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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랍 6개국 혁명단체 공동 성명:
“공습의 진정한 목표는 미국 제국주의의 입지 강화”

시리아·이집트·이라크·모로코·레바논·튀니지 혁명단체들이 미국의 공습에 반대하는 공동 성명을 발표했다.

15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죽고, 수십만 명이 부상당하거나 장애를 입었고, 수백만 명이 도시와 마을에서 쫓겨났다. 시리아 민중의 피와 땀으로 사들인 전투기, 스커드 미사일, 폭탄, 탱크 같은 온갖 무기가 도시와 마을을 파괴했다. 이 모든 일들은 조국을 수호하고 이스라엘과 군사적 균형을 맞춘다는 명분으로 자행됐다. 그러나 시리아 정권은 이스라엘이 시리아 땅을 점령하는 것을 사실상 묵인했고 이스라엘의 연이은 침략에 응전하는 데 실패했다.

그러나 앞서 말한 인명 피해와 시리아 민중에 닥친 재앙에도 불구하고 어떤 국제조직이나 강대국(심지어는 그보더 덜 강한 나라도) 중 단 한 곳도 시리아 민중들에 대해 실질적인 연대나 지원을 할 필요를 느끼지 않았다. 시리아 민중은 자신의 가장 기본적인 권리, 인간 존엄성, 사회 정의를 위해 싸우고 있는데도 말이다.

살얼음판에 돌 던지기 미국의 시리아 공습은 의도치 않게 지금도 불안정한 중동 정세를 한층 격화시킬 수 있다. ⓒ레프트21

일부 걸프 국가들, 구체적으로는 카타르와 사우디아라비아는 예외에 속한다. 그러나 이들의 목적은 투쟁의 본질을 왜곡해 종파주의적 방향으로 이끌어 시리아 혁명을 뒤틀고 분쇄하려는 것이다. 혁명의 불꽃이 그 국가들에도 미칠 것이라는 깊은 두려움 때문이다. 그래서 이 걸프 국가들은 세계 곳곳에서 모여든 반동적이고 배타적인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을 지원하며 이슬람주의 통치를 터무니없이 강요하려 했다. 이 극단주의자들은 그들의 억압적인 통제와 공격성에 반대하는 시리아인들을 상대로 거듭 끔찍한 학살을 자행했다. 라타키아 지방 마을은 최근 사례다.

세계 곳곳에서 한 무리의 거대한 세력이 음모를 꾸미며 3년 전 중동과 북아프리카로 번진 반란과 함께 분출한 시리아 민중의 혁명에 대항하고 있다. 사람들은 야만, 불의, 착취의 역사를 끝장내고 자유, 존엄, 사회 정의를 쟁취하기 위해 떨쳐 일어났었다.

그러자 민중이 부를 되찾는 것을 막으려고 지역의 야만적인 독재정부뿐 아니라 거의 모든 제국주의 세력과 주변국의 온갖 반동적인 계급과 세력 들이 달려들었다.

헤즈볼라

시리아에서는 이라크의 이슬람주의 민병대와 [레바논] 헤즈볼라 기동대, 이란이 앞장서 반동적 종파주의 동맹을 구성해 민중의 혁명에 맞섰다. 특히 헤즈볼라가 이 극악하고 부패한 독재 정권을 비호하며 진창 속으로 가라앉는 것은 개탄스럽다.

이처럼 불운한 상황은 스탈린주의 전통을 따르는 아랍 좌파 대부분에 영향을 줬다. 시리아뿐 아니라 레바논, 이집트, 다른 아랍 지역과 세계 도처에서 스탈린주의자들은 혁명보다는 아사드 정권과 그 동맹을 편들었다. 스탈린주의자들은 아사드 정권이 주민들의 지지를 받고 있다거나 심지어 저항적 정권이라고 옹호했다. 스탈린주의자들은 아사드 정권이 권력을 잡은 이래 시온주의자들[이스라엘]로 하여금 골란 고원을 점령하도록 해 주고, 이스라엘에 맞서는 팔레스타인·레바논·시리아 인들을 유혈낭자하게 탄압하고, 1973년 제4차 중동 전쟁[의 패배] 이후 이스라엘 위협 앞에 굴종하고 무력했던 오랜 역사를 보면서도 그랬다. 그들이 혁명이 아니라 아사드 정권을 편든 것 때문에 평범한 시리아인들이 좌파를 보는 태도는 결코 이전과 같지 않다.

[2011년 3월] 혁명 발발 후 7개월이 넘도록 시리아 민중은 평화적으로 정권의 범죄에 맞서 싸웠지만 유엔과 안보리는 정권의 범죄 행위를 비난하지 않았다. 그 사이 정권의 저격수와 깡패들의 총구 앞에 시위대는 매일매일 한 명 또 한 명 쓰러져 갔고, 가장 영향력 있는 활동가들이 감옥과 수용소에 구금돼 최악의 고문을 받고 처형됐다. 이 모든 기간 동안 세계는 철저히 침묵을 지켰고 무관심으로 일관했다.

혁명적 민중이 무장하기 시작하고, 이후 자유시리아군이라 불리는 세력이 등장했지만(장교와 병사 상당수가 정부군 출신이다) 침묵과 무관심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그 대신 정권이 자행하는 범죄는 더욱 극악해졌다.

화학가스

러시아 제국주의는 아사드 정권의 가장 중요한 동맹으로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고, 유엔 안보리에서 이 범죄 행위에 대한 어떠한 비난도 하지 못하도록 뒤를 봐주고 있다. 반면에 미국은 시리아에서 학살과 파괴가 계속 이어지는 것에 별 문제의식이 없다. 비록 미국 대통령은 반정부 세력이 아사드 정권의 화학가스를 사용 의혹을 제기할 때마다 위협과 협박을 늘어놨지만 말이다. 오바마는 아주 최근에서야 아사드 정권이 ‘레드 라인’을 넘었다고 말했다.

지금 오바마는 [공습하겠다는] 위협을 행동으로 옮기려는 듯 보이는데 그러지 않으면 망신을 당하기 때문이다. 오바마 자신뿐 아니라, 아랍과 전 세계를 이끈다는 막강하고 오만한 나라의 위신이 실추될 수 있다.

눈앞으로 다가온 시리아 공습은 본질적으로는 미국이 이끄는 공격이다. 그러나 이 공격은 제국주의 동맹국들의 이해와 협력하에 진행될 것이고, 이른바 국제법에 따른 정당성이라는, 흔히 보아 온 광대극 없이도 그럴 것이다(국제법에 따른 정당성이란 이른바 유엔 결의다. 그러나 유엔은 예전에도 그랬고 지금도 여전히 주요 열강의 이익만 대변하는 조직이다. 물론 열강은 상황, 각자의 처지, 힘의 균형 등에 따라 서로 충돌을 벌이기도 하고 동맹을 맺기도 하지만 말이다). 다른 말로 하면, 시리아 공습은 러시아와 중국이 거부권을 행사할 게 예상되는 유엔 안보리의 결의를 기다리지 않고 추진될 것이다.

안타깝게도 시리아 반정부 세력에는 이 공습과 미국의 입장에 도박을 건 사람들이 많다. 그들은 시리아 공습으로 자신들이 집권할 기회가 열리고, 대중운동과 대중의 독립적 결정을 묵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 일부 반정부 세력과 자유시리아군의 지도부가 아무 거리낌 없이 공습 목표물들에 대한 정보를 미국에 넘기는 행태가 놀랍지 않은 까닭이다.

우리는 다음의 사항에 동의한다.

- 서방 제국주의 동맹은 몇몇 군부대, 핵심적 군사 시설과 민간 기반 시설을 타격할 것이(고 언제나 그랬듯 희생자가 생길 것이)다. 그러나 계속해서 발표되듯이 이번 공습은 정권 교체를 목표로 하지는 않을 것이다. 그동안 화학무기 사용시 대응하겠다며 쏟아 낸 온갖 험악한 말들에도 불구하고 저들은, 오바마의 말을 빌리면, 단지 시리아 정권을 처벌하고 미국 정부의 체면을 살리려는 것이다.

- 미국 대통령이 시리아 정권을 처벌하겠다고 나선 것은 화학무기로 희생된 아이들에게서 미국이 연민을 느껴서가 아니다. 오바마가 미국의 핵심 이익과 조국의 안보라고 부른 것, 더 나아가 이스라엘의 이익과 안보를 지키기 위해서다.

- 시리아 정권, 그리고 이란 정권이 이끄는 시리아 동맹국들은 자국 고위 관료들의 호언장담, 즉 서방이 시리아를 공격하면 중동 지역 전체가 화염에 휩싸일 것이라는 말을 실행할만한 용기가 없다. 그러나 이것은 여전히 유효한 선택지고 파국적 결과를 낳을 마지막 선택지다.

- 눈앞으로 다가온 서방 제국주의의 공습은 어떤 점에서도 시리아 혁명을 지지하려는 의도가 없다. 이 공습의 목표는 다른 것이다. 시리아 정권을 압박해 협상장에 나오도록 하고, 정권 자체는 유지하지만 바샤르 알 아사드는 전면에서 물러나게 하면서, 미래의 시리아에서 미국 제국주의의 입지가 러시아 제국주의보다 훨씬 더 강해지도록 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 현재 상황, 그리고 그것이 가져올 영향과 결과를 잘 알고 적절히 대처해야 시리아 민중은 진정으로 혁명적인 지도부를 선택할 수 있을 것이다. 시리아와 시리아인들의 미래를 가장 염려하고, 거기에 헌신하고, 원칙을 지키는 사람들, 즉 대중 행동에 계속해서 참가하는 사람들이 특히 그래야 한다. 시리아 민중의 현재와 미래 이익을 바탕으로 한 헌신적 투쟁 과정에서 혁명적 지도부는 그런 이익을 담은 급진적 강령을 내놓을 수 있을 것이고, 그 강령은 승리의 길에서 발전되고 실현될 수 있을 것이다.

미국이든 러시아든, 모든 제국주의적 개입을 반대한다.

이란이든 걸프 국가들이든, 모든 반동적이고 종파적인 개입을 반대한다.

헤즈볼라 개입에 반대한다. 헤즈볼라는 아무리 비난해도 지나치지 않다.

미국의 임박한 군사 공격에 대한 모든 환상을 거부한다.

무기고를 열어 시리아 민중이 자유, 존엄, 사회정의를 위해 투쟁할 수 있도록 하자.

자유롭고 민주적인 시리아에 승리를, 아사드와 모든 독재자들에게 영원한 패배를.

시리아 민중 혁명 만세.

2013년 8월 31일

혁명적사회주의자단체(이집트) / 혁명적좌파경향(시리아) / 공산주의자연합(이라크) / 알 무나딜 아(모로코) / 사회주의자포럼(레바논) / 노동자좌파동맹(튀니지)

출처: 영국의 혁명적 좌파 신문 <소셜리스트 워커> 2368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