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우리당에 기대할 것은 하나도 없다

파병 추진의 주범이 노무현이라는 데에는 재론의 여지가 없다. 그러나 열린우리당의 뒷받침이 없었다면 신속한 추진은 불가능했을 것이다.
지난 6월 16일 열린우리당 신기남과 이미경은 노무현에게 불려간 뒤 바로 파병 방침을 굳혔다. 이미경은 “16대 국회에서 파병에 동의한만큼 이를 존중”한다고 말했다. 탄핵 정국 때 16대 국회를 비난했던 것과는 사뭇 다른 태도다.
유시민은 “노무현의 정치적 경호실장”답게 김선일 씨 피랍 사건이 터진 뒤에도 단호하게 추가 파병을 옹호했다. 그는 지난해 9월 한 토론회에서 “‘국제적 강도짓‘에 온 국민이 동참하는 파병은 반대”한다고 말한 바 있고, 올해 통과된 추가 파병 동의안에도 반대표를 던졌다. 그러나 그는 몇 달 만에 “이라크에 가 있는 자기 교민이나 국민이 납치되었다고 해서 군을 철수시킨 나라가 있습니까?”라며 가장 적극적인 파병론자가 됐다.
“계급장 떼고 논쟁하자”던 김근태는 정작 파병에 대해서는 말을 아끼면서 교활한 처세술만 발휘하고 있다. 그는 “미군이 이라크 한국 군대 연락장교한테 통지를 했으면 [추가 파병의] 최종 결정을 늦출 수 있었을 것”이라며, 마치 자신과 여당이 파병에 반대할 의향이 있었던 것처럼 현혹한다.
그러나 정작 김선일 씨 피랍 사건이 터진 뒤에 그는 파병 철회를 위해 아무런 노력도 하지 않았다. 그는 추가 파병에 대한 입장을 묻는 질문에 “김선일 씨가 피랍되지 않았으면 확고한 말을 하겠는데, 지금은 말을 할 수 없으니 이해해 달라.”고 대답해 파병 재검토 제스처가 여론 면피용임을 드러냈다.
한편, 열린우리당 내 ‘소장파‘ 34명은 미국의 이라크 전쟁을 비판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그러나 이것은 ‘껍데기‘에 불과했다. 정작 성명서에 파병 반대 내용은 포함되지 않았다. 심지어 이들은 파병 목적이 “이라크 국민의 평화정착 재건지원에 있[다]”고 정당화하기까지 했다. 실제 이들 중 ‘추가파병 재검토 결의안‘에 서명한 사람은 고작 4명밖에 안 된다.
김원웅은 6월 21일 ‘추가 파병 재검토 성명‘을 발표하면서, 열린우리당의 ‘반전 의원‘들이 들러리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 줬다. 그는 자신들의 성명이 그저 “[열린우리당 내에서] 서로 역할도 좀 나눠서” 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김선일 씨가 죽고 나서, 열린우리당 대변인 임종석은 당-정부-청와대 회합 결과를 보고하며 “[파병]원칙과 정신에 변함없다”고 딱 잘라 말했다. 지난해 파병 반대 단식 농성까지 했던 자가 아무런 거리낌없이 파병 찬성론을 “대변”하고 있는 게 열린우리당의 참모습이다.
원칙도, 일관성도 없는 이런 당에게 기대할 것은 아무 것도 없다. 이 당에 청원하지 말고, 파병 철회를 위해 우리 자신의 힘으로 싸워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