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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노동자:
소중한 이주노동자 동지를 떠나 보내는 아픔

네팔 이주노동자이자 노동자연대다함께 회원인 동지가 며칠 전 작업장에서 단속돼 곧 한국에서 추방된다.

이 동지는 2003년 이주노동자들이 강제추방과 고용허가제 시행에 맞서 1년 넘게 벌인 명동성당 농성 투쟁에 마지막까지 남은 몇 안 되는 리더 중 한 명이었다. 이후 이주노조 건설에 적극 기여했던 한국 이주노동자 운동의 중요한 활동가다.

이주노동자의 처참한 현실을 바꾸고 권리를 쟁취하기 위한 활동은 그를 더 폭넓은 운동으로 이끌었다. 그는 반전운동, 노동자 투쟁에도 함께했다. 2005년 고려대에서 삼성 이건희 박사학위 수여 항의 시위를 벌이다 출교 당한 고려대생들이 농성을 벌였을 때는 다른 네팔 이주노동자들과 음식을 만들어 지지방문을 가는 마음 따뜻한 투사였다.

그러나 한국에서의 고된 삶과 투쟁은 그의 몸과 마음을 상하게 했고, 그는 지독한 향수병에 시달리기도 했다. 그래도 가족의 생계를 위해 고된 노동을 중단할 수 없었다.

최근까지도 그는 이주 공동체를 조직하고 이주노조를 후원하며 운동에 참여해 왔다. 또 ‘맑시즘2013’의 성공적 개최를 바란다며 정말 소중한 후원금을 내기도 했다.

며칠 전 외국인수용소에서 만난 이 동지는 “활동 많이 못 하고 가서 미안하다”며 다른 동지들에게도 안부 인사를 전해달라는 말을 남겼다.

이런 소중한 동지가 우리 곁을 떠나게 돼 정말 안타깝다. 정부는 적법한 체류 비자가 없다는 단 한 가지 이유로, 20년 넘게 한국에서 산 노동자를 범죄자처럼 수용소에 가두어 버렸다! 어떤 법과 제도도 이들을 지켜주지 못하고 있다. 정부가 이주노동자들에게 가하는 끔찍한 차별은 이 사회가 얼마나 비민주적인지를 잘 보여 준다.

남아 있는 우리는 이주노동자들이 자유롭게 이주하고 체류할 권리를 위해 연대하고 함께 투쟁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