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노조는 정부의 요구에 따라 2010년 2월 조합원 총투표로 해직자의 조합원 자격 조항과 ‘정치적 지위 향상’, ‘강령’ 문구를 모두 삭제했다.

그럼에도 노조 설립 신고는 반려됐다. 노동부가 내세운 이유는 ‘조합원 자격이 없는 해직자 82명이 조합원에 포함돼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산하조직 대표자 중 8명이 업무총괄자에 해당되는 것으로 확인됐다’는 것이었다. 단순히 규약을 개정한다고 되는 문제가 아니었던 것이다.

게다가 정부는 공무원노조의 조합원 명단과 투표 참여자 명단까지 내놓으라고 협박했다. 한 번 후퇴하니 더 큰 후퇴를 요구한 것이다.

공무원노조는 2011년 9월 대의원대회에서 규약을 본래대로 개정해 해직자의 조합원 자격을 회복시켰다.

그럼에도 공무원노조는 올해 정부에게 또다시 농락당했다. 6월경 노동부 장관을 만나고 몇 차례에 걸친 실무협의를 하면서, 설립 신고가 될 것이라 생각하고 또 규약을 개정해 해직자의 조합원 자격을 박탈한 것이다.

그러나 설립 신고는 또다시 반려됐다. 노동부는 ‘규약의 단서조항이 해직자를 조합원으로 인정하는 근거가 될 수 있다’는 이유를 들었다. 돌이켜보면 설령 단서조항까지 삭제했더라도 정부는 2010년 때처럼 해직자가 조합원에 포함돼 있다는 이유 등으로 반려했을 것이 확실하다.

이런 공무원노조의 경험에서 전교조 동지들도 배웠으면 한다.

정부의 의도는 전교조가 규약을 법에 맞도록 고치면 노조 활동을 보장하겠다는 것이 분명 아니기 때문이다. 우리가 양보하면 정부도 양보하는 ‘아름다운’ 상황은 벌어지지 않는다. 오히려 더 큰 후퇴만 요구할 것이다.

전교조 지도부는 총투표가 “함께 책임을 지며 총력 투쟁을 이어가자는 취지”라고 했는데, 총력투쟁을 위해서라도 총투표에서 규약 개정을 거부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