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시아에서 긴장의 먹구름이 갈수록 짙어지고 있다.

최근 열린 미일안전보장협의위원회에서 미국은 “집단적 자위권 행사 … 방위예산 증액, 방위계획 대강의 개정 등”일본의 노력을 “환영한다”고 표명했다.

미국이 일본의 군사대국화 추진에 날개를 달아 주며 나선 것이다.

여기에는 동아시아에서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일본이 더 큰 구실을 해주기를 바라는 미국의 바람이 반영돼 있다.

냉전 해체 이후 미일동맹은 미국의 패권을 뒷받침하기 위해 미일이 군사적으로 긴밀해지고, 일본의 구실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발전해 왔다.

1997년에 미국과 일본은 미일방위협력지침(가이드라인)을 개정해, 일본 자위대의 활동 무대를 일본 영토를 넘어 일본 주변지역으로 확장한 바 있다.

지난해 미일정상회담에서도 미국과 일본은 ‘동적방위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일본이 ‘지키는 방위’에서 벗어나 외부 사태에 능동적으로 개입하겠다는 뜻이었다.

조만간 미국과 일본은 집단적자위권 행사에 대한 구체적인 방안이 포함된 내용을 담아 16년 만에 미일방위협력지침을 개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군국주의 부활

이렇게 노골적으로 일본의 군국주의 부활을 편들고 나선 것은 미국의 처지 때문일 것이다. 미국은 ‘아시아 회귀’를 천명했으면서도 동시에 군비를 대폭 감축해야 하는(향후 10년간 안보 예산 1조 달러(약 1천70조 원) 삭감) 처지다. 최근 오바마가 정부 폐쇄로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포함한 아시아 순방을 취소한 것도 미국의 어려운 처지를 보여 줬다.

현재 아베는 일본을 ‘전쟁할 수 있는 나라’로 만들고 싶어서 안달이 나 있다. 얼마 전 일본은 사실상 항공모함인 ‘이즈모호’를 진수했고, 해병대 창설도 준비하고 있다. 대륙간탄도미사일로 전용할 수 있는 로켓 발사 실험을 했고, 자위대의 선제 공격권 보유도 검토 중이다.

동아시아에서 패권 유지를 위해 똘마니가 필요한 미국이 볼 때 아베의 이런 대범한 움직임은 반가운 것이다.

이번에 미국과 일본은 P8 초계기, 무인정찰기 글로벌호크, F35B 전투기 등의 첨단 무기를 일본에 배치하고, 난세이 제도(댜오위다오·오키나와 등을 포함한 일본 남서쪽 섬들) 등의 지역에서 자위대와 미군이 군사시설을 공동 사용하기로 합의했다.

미국은 또 댜오위다오(일본명 센카쿠)가 ‘미일안보조약의 적용 대상’이라는 점을 밝히며 중국에 견제구를 날렸다. “지역 파트너의 해상 안전을 위해 연안 순시선이나 훈련을 제공하는 일본의 대응”을 환영한다고도 밝혔다. 일본이 필리핀이나 베트남 등 중국과 영토 분쟁을 겪고 있는 아시아 국가와 연계해 계속해서 중국의 해양 진출을 감시하라고 요구한 것이다.

이것은 동남아시아에 대한 영향력을 늘리고 싶은 일본의 야욕과도 잘 맞아 떨어진다. 아베는 이 지역에서 일본의 군사대국화에 대한 지지를 이끌어 내기 위해, 경제적 협력뿐 아니라 군사적 협력도 강화하는 중이다.

다른 한편, 미국과 일본의 이번 공동선언문은 한미일 사이의 협력이 중요함도 강조했다. 한미일 삼각 동맹은 동아시아에서 미국이 미사일방어체제(MD)를 구축하는 데서 핵심이다. 그동안 미국은 한일 양국에게 역사 문제에 너무 집착 말고 자기 밑에서 힘을 합치라고 촉구해 왔다.

한국을 식민 지배하고 야만적으로 유린했던 일본이 재무장해서 자위대를 이끌고 언제든지 한반도를 들락거리며 미국의 패권에 일조하는 것, 이것이 미국의 구상이다. 한국 내 반발 때문에 미뤄졌던 한일 군사협정도 빨리 체결해서 MD를 뒷받침하라는 게 미국의 요구다.

이번 미일 간의 합의는 동아시아에서의 긴장과 불안정을 높이고 있다. 당장 중국은 미일 동맹이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위협”한다며 반발했다.

중국은 최근 인도네시아와 1백50억 달러의 통화스와프 체결에 합의하는 등 아세안 나라들과 접점을 넓히며 미국 주도의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에 맞불을 놓고 있다.

댜오위다오도 잦은 전투기 추격전과 순시함 대치 등으로 갈수록 불안해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렇듯 오늘날 세계경제의 중심부인 동아시아에서는 제국주의 국가들이 ‘공공연하게’ 적대하며 이 지역 민중의 삶을 더한층 위험에 빠뜨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