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정부의 철도 민영화 정책이 이번 국정감사에서도 도마 위에 올랐다. 특히 정부가 ‘연내 수서발 KTX 법인 설립’ 의지를 거듭 밝힌 가운데, 그것이 민영화가 아니라는 국토부의 거짓말을 폭로하는 주장이 이어졌다.

우선, ‘사기업에게 지분을 팔지 않겠다’는 정부 발표는 눈가림용 꼼수였다.

국토부는 수서발 KTX 법인의 지분 70퍼센트를 ‘공적 연기금’에 배당하고, 해당 지분의 매각을 금지하겠다고 밝혀 왔다. 그런데 그 방안 중 하나로 제출된 이사회의 ‘매각 의결 기준 강화’ 조처는 위법한 것으로 밝혀졌다. 국토부가 이미 법무법인 세종으로부터 이런 검토의견을 받았는데도, 모른 척 눈 감고 가능하다고 말해 온 것이다.

본지가 일찍이 보도했듯, 회사 정관에 지분 매각 금지 조항을 담는 방안도 법적으로 효력이 없다.(본지 112호 ‘거짓말 속에 계속 추진되는 철도 민영화’ 참조)

민주당 신기남 의원실에 따르면, 국토부는 철도시설공단, 한국교통연구원, 한국철도기술연구원 등의 인력 지원을 받아 올해 5월까지 ‘철도 민영화 비밀TF’도 운영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인사관계 법령에 따르지 않은 인력 파견은 불법인데도 말이다.

무엇보다 박근혜 정부의 철도 민영화 정책의 밑바탕이 된 한국교통연구원의 보고서 ‘철도산업구조개혁 및 철도발전계획 수립 연구’의 구체적 내용도 폭로되기 시작했다. 3백 페이지 분량의 방대한 내용을 담은 이 보고서는 전면적 시장개혁의 필요성을 제기하며, 구체적 구조개편안과 이에 따른 법·제도 정비 방안 등을 상세히 다루고 있다.

박근혜 정부는 “복수의 민간 기업 운영”을 전제로 한 이 보고서에 바탕해, 2017년까지 지주회사 전환, 수서발 KTX를 비롯한 신설노선·적자선 민영화, 물류·차량·유지보수 분리 등의 방안을 확정했다. 정부는 애초부터 민영화 방향을 분명히 하고 있었던 것이다.

보고서는 수서발 KTX에 대해서도 “철도공사가 아닌 별도 회사로 운영”해야 한다며, “민간 운영이 바람직”하다고 명시했다. 다만, 민영화 논란·갈등을 피하려고 ‘철도공사 출자회사’ 방안도 제안했다.

정부는 이에 착안해 철도공사 출자 법인(주식회사)을 우선 설립하고, 이후 사기업을 끌어들이는 방안을 채택한 것이다.

수서발 KTX 출자회사

그런데 보고서에서 눈여겨볼 점은, 지금과 같은 형태의 수서발 KTX 법인이 큰 틀에서 ‘민간 운영’과 같은 효과를 낸다고 설명한 것이다. 즉, 정부가 이 회사에 ‘공공적 성격이 있다’고 말한 것은 사기에 불과했다.

수서발 KTX 법인 설립은 민영화가 노리는 공공서비스 축소, 인력 감축 등의 폐해를 예고하고 있다. 안 그래도 정부는 수서발 KTX의 일부 사업을 외주화하겠다고도 밝힌 바 있다. 게다가 일단 회사를 분리하면 사기업을 끌어들이는 것도 용이할 것이고, 정부가 계획하고 있는 일련의 철도 분할 민영화 추진에도 날개를 달아 줄 것이다.

따라서 최근 철도노조가 확대쟁대위에서 “철도공사 지분이 1백 퍼센트라 하더라도, 수서발 KTX 주식회사 설립을 전면 거부한다”고 입장을 정한 것은 옳다.

저항의 중요 축 현실화되는 철도민영화를 막기 위해 고삐를 늦추지 말아야 한다. ⓒ이미진

박근혜 정부는 최근 거듭 “공공기관 재무 건전성”과 “경영 효율화”를 내세우며 공기업 구조조정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정부는 국회에 제출한 ‘공공기관 재무관리계획’에서 대대적인 인력 감축, 노동조건 후퇴, 전기세·수도세·고속도로 통행료 인상, 공항철도 매각 등의 의지도 밝혔다.

철도 민영화 반대 투쟁은 이런 정부의 공공부문 구조조정, 경제 위기 고통전가에 맞선 저항의 중요한 축이 될 수 있다. 만약 우리 운동이 이 전투에서 승리한다면, 요금인상·대형참사·인력감축의 재앙을 막을 수 있을 뿐 아니라 정부의 긴축 드라이브에 제동을 걸 수도 있을 것이다.

따라서 철도 노동자들은 지금도 착착 진행되는 철도 민영화 추진에 맞서, 정부의 거짓말을 들춰내며 파업의 전열을 갖춰 나가야 한다.

철도노조가 예고한 12월 파업의 성공을 위해서도 투쟁 동력을 유지·강화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