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도공사 사장 최연혜가 부임하자마자 “모든 사고는 인재”라며 ‘원스트라이크 아웃제’를 도입했다. 열차 사고가 나면 앞뒤 가리지 않고 관련자를 ‘직위해제’부터 하고 사후에 징계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것이다. 이는 원인 규명 전에 처벌부터 하는 악랄한 조처다.

그러나 철도공사 측은 노동자들에게 ‘기강 확립’ 운운할 자격이 없다. 최근 철도공사 간부가 협력업체의 성접대와 향응을 받았다는 의혹까지 제기받지 않았던가.

최연혜 취임 한 달도 되지 않아 벌써 여러명이 직위해제 됐다. 이들은 직위해제 상태에서 임금 삭감과 자괴감 등을 겪고 있다.

구로 열차승무원은 역사 내 스크린도어가 열리지 않아 정차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직위해제됐다. 기계 오작동이 무정차 통과의 원인이었는데도 말이다.

일선 현장엔 ‘안전지도사’들이 상주하며 노동자들을 감시·통제까지 하고 있다. 김학경 철도노조 운수국장은 이렇게 말한다. “승객들이 다 보는 앞에서 열차승무원들을 상대로 음주 측정까지 하고 있다. 근무 중에 음주할 개연성이 전혀 없는데도 말이다.”

무엇보다 이런 일벌백계식 처벌과 현장 통제는 안전에 도움이 되기는커녕 해롭다.

엄벌주의는 잦은 사고의 진정한 원인을 가리고 개인의 실수를 파헤치는 데 급급하도록 만든다. 이는 노동자들을 위축시켜 사고 위험을 높이기만 할 것이다. 실제로 허준영 사장시절부터 강화돼 온 중징계와 현장 통제는 사고를 늘렸고 노동자들을 자살로 내몰기까지 했다.

일벌백계

사실 2005년 철도공사 전환 이래 추진돼 온 온갖 시장화 조처들 ― 1인 승무 도입, 외주화 확대, 정비 주기 확대 등 ― 이 바로 사고의 주범이다. 올해 8월 대구역 열차 사고도 2008년 사고의 원인 중 하나였던 위험한 신호기를 개선하지 않고, 무리한 인력 감축을 시도한 탓이었다.

정부와 공사 측은 지난 5년 동안 5천1백15명 인력 감축, 신규 노선 개통에 따른 부족 인력 미충원 등으로 위험을 키워 왔다.

그래서 2011년에 철도공사가 구성한 철도안전위원회조차 ‘인력 효율화의 한계점에 도달했다’고 진단했다. 같은 해 국회 입법조사처도 철도 안전 사고의 근본 원인으로 ‘인력 감축과 정비주기 조정’을 꼽았다.

따라서 ‘원스트라이크 아웃’을 당해야 할 대상은 노동자들이 아니라, 지난 10년간 온갖 시장화 조처를 추진해 온 정부와 철도공사 고위 임원들이다.

특히 지금도 계속되고 있는 인력 구조조정이야말로 당장 ‘아웃’돼야 한다. 철도공사 측은 올해 안에 1천1백 명을 감축하겠다고 밝혔다. 신규 필요 인력 2천2백여 명도 새로 뽑지 않고 노동강도 강화와 업무 전환 배치 등으로 메울 계획이다.

이렇게 볼 때, 철도노조는 안전 사고의 책임을 노동자들에게 전가하는 ‘원스트라이크 아웃제’에 맞서며, 인력 구조조정에 맞선 투쟁에도 힘을 기울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