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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생각한다 - 진정한 냉혈한들

진정한 냉혈한들

〈다함께〉는 이라크인들의 무장 저항을 지지하지만, 무고한 사람의 살해나 납치에는 반대한다. 김선일 씨(이하 존칭 생략)는 학비를 벌러 노동자로 이라크에 간 가난한 청년이었을 뿐이다. 게다가 그는 미국의 전쟁과 점령에 반대하는 입장이었다.
테러 같은 방법은 연대가 아니라 분열을 낳고 지배자들의 이데올로기적 반격을 부를 뿐이다. 한나라당․〈조선일보〉〈중아일보〉〈동아일보〉는 물론이거니와 노무현과 열린우리당도 김선일 피살 사건을 반인륜적 행위라고 비난했다.
정말로 반인륜적인 것은 “살려 달라”는 김선일의 절규를 간단히 무시한 노무현 정부다. 노무현은 “테러 세력에 굴복하지 않겠다”며 가차없이 파병 강행 방침을 재확인했다.
노무현은 김선일의 생명을 걱정하는 척했지만, 이는 위선이었다. 그는 “어떤 희생도 받아들일 수 없다면 아예 추가 파병 자체를 생각하지 말았어야 했다”는 냉혹하고 무자비한 〈조선일보〉와 전혀 다르지 않았다. 열우당도 “이번 사태는 한국군 파병과 무관”하다는 확고부동한 자세다.
사랑하는 아들을 잃은 고통 속에 오열하고 있는 김선일의 부모는 “정부가 내 아들을 죽였다”, “파병 방침 재확인이 선일이 죽음을 불렀다.”고 말했다.
냉혹함과 냉소뿐 아니라 거짓과 위선도 가증스럽다. 미국뿐 아니라 한국 정부도 이미 6월 초순경에 김씨 피랍을 알았으면서도 이라크 추가 파병 결정에 장애가 될 것을 우려해 은폐한 게 아니냐는 의혹을 낳고 있다. 애당초 국민의 생명 보호 의지마저 희박했던 게 아니냐는 의혹이다.
열우당은 김선일이 죽기 전에 이미 김선일 살해 후 보상 방식에 대한 보고를 정부로부터 받고 협의 결과를 언론에 ‘당당하게’ 밝혔다.
이런 자들이야말로 반인륜적이고 잔혹하며 야만적인 자들이다. 물론 부시 일당도 빼놓을 수 없다.
김선일 테러는 미국의 ‘테러와의 전쟁’의 산물이다. 미국이 이라크 전쟁을 시작했을 때 이라크와 알카에다의 연관설은 이라크 침략을 위해 퍼뜨린 미국의 거짓말이었다. 하지만 미국의 점령이 1년 넘게 계속되면서 이라크 내 테러 단체들이 자라났다.
정부와 주류 정당들과 보수 언론의 테러 단체 비난에도 불구하고 훨씬 더 체계적이고 대규모로 조직된 미국의 폭력 ― 아부 그라이브 감옥의 끔찍한 고문과 팔루자 학살 같은 ― 이야말로 테러 단체의 자양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