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민주노총과 전교조 등이 바레인 민중에게 연대한 소식이 아랍 민중에게 널리 알려지고 있다.

바레인은 석유와 천연가스 등 자원이 풍부한 나라이지만, 인구의 절반은 월 90만 원 이하의 수입으로 생활하는 빈곤층이다. 이런 끔찍한 불평등과 지독하게 억압적인 왕정 체제에 대한 불만이 폭발해 ‘아랍의 봄’ 이후 2년 반이 넘도록 시위가 계속되고 있다.

이에 대응해 왕정은 지난 2년 반 동안 하루 평균 최루탄 2천 개를 쐈다. ‘테러’를 저질렀다며 유죄 판결을 받은 집회 참가자가 한 달 동안에만 1백 명이 넘는다. 여기에는 10대 청소년도 많이 포함돼 있다.

특히 바레인은 최루탄 오남용으로 악명이 높다. 2011년 이후 39명이 가스에 질식하거나 머리 부위에 치명상을 입는 등 최루탄 때문에 목숨을 잃었다(‘인권을 위한 의사회’). 보름에 한 명꼴로 이한열 열사가 생겨난 셈이다. 이 때문에 최근에 노엄 촘스키, 존 필저 등 세계적 지식인과 활동가 들도 최루탄 수출 중단을 촉구했다.

그러나 각국 지배자들은 바레인 민중의 시위에 관심이 없다. 오히려 바레인에 중동을 관장하는 미 해군 제5함대가 주둔한다는 이유로 탄압을 옹호하기에 급급하다. 유엔 아동권리위원회와 유네스코 국제교육국은 탄압이 한창 진행 중인 가운데 주요 직책을 바레인에 맡겼다. 외신들도 바레인 시위 소식은 거의 다루지 않는다.

한국 정부와 자본가들 역시 다르지 않다. 정부가 아랍에 파병한 군대는 현지 경찰을 훈련시켰고 바레인 시위 진압에 동원됐다. 경상남도 김해에 위치한 대광화공이라는 업체는 지난 2년간 1백만 개 넘는 최루탄을 수출했다.

그러나 한국 노동자 계급의 대응은 달랐다.

10월 중순, 바레인 왕정이 탄압을 지속하기 위해 전체 인구 수(1백20만 명)보다도 많은 최루탄을 수입하려 한다는 문건이 폭로되자 바레인 민중 시위를 지지하는 단체들이 한국 노동계급에 연대를 호소했다.

민주노총은 즉각 수출허가를 관장하는 경찰청과 방위사업청에 수출 중단을 촉구했다. 전교조 역시 다른 30개 시민사회단체와 함께 “왜 한국의 최루탄이 바레인을 울리는가? 수출을 즉각 중단해야 한다”며 방위사업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국회의원 중 통합진보당 의원 6명도 수출 중단 캠페인을 지지한다고 밝혔다.(8일 현재, 더 늘 수 있다.)

이 소식은 빠르게 바레인과 아랍으로 전해졌다. ‘노동자연대다함께’가 민주노총의 입장을 영어로 번역하자 ‘중동·북아프리카연대’가 게재했다. ‘바레인 워치’ 역시 “한국의 강력한 민주노총이 방위사업청에 항의 편지를 보내 수출 허가를 거부하라고 요구했다”고 소식을 전했고, 레바논의 아랍어 언론 〈알 아크바〉도 “민주노총이 최루탄 수출을 규탄하고 이를 중단할 것을 관련 기관에 요청했다” 하고 보도했다.

지난 2일 ‘중동·북아프리카연대’ 관계자는 “해당 소식을 보려고 바레인에서 직접 유입된 조횟수만 해도 1천 명이 넘는데 이는 꽤 많은 사람이 소식을 들었다는 것”이라고 알려왔다. 바레인은 ‘국경 없는 기자회’가 북한·중국 등과 함께 “인터넷의 적”으로 규정할 만큼 인터넷 검열과 접속 차단이 심하다.

왕정의 탄압과 각국 지배자들의 외면에 맞서 싸우는 바레인 민중에게 한국 노동자들의 목소리는 어둠 속 한 줄기 빛처럼 큰 힘이 됐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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