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비정규직 노동자들이 93.2퍼센트의 압도적 찬성으로 파업을 가결하고 투쟁을 시작했다. 공공부문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하고, 학교비정규직의 처우를 개선하겠다던 박근혜 정부의 약속이 사기로 드러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7월 30일 정부는 학교비정규직 처우에 관한 당정청 협의안을 발표하며 학교비정규직을 “좋은 일자리”로 만들었다고 호들갑을 떨었다. 그러나 정부의 안은 미흡하기 짝이 없다.

정부는 1년 이상 근무한 학교비정규직을 무기계약직으로 전환하겠다고 했지만, 무기계약직은 정규직이 아니다. 임금·상여금 등 모든 조건이 정규직에 훨씬 못 미치는데다 고용불안조차 완전하게 해소되는 것도 아니다. 이조차 영어회화전문강사, 스포츠강사, 시간제 노동자 등 4만여 명은 아예 적용 대상에서 제외돼 고용불안에 시달려야 한다.

게다가 무기계약직 전환을 회피하기 위해 미리 해고하는 것을 막을 방안도 없다. 이미 곳곳에서 총액인건비제를 핑계 삼아 해고 위협도 가해지고 있다.

또한 교육감 직접고용, 월급제 시행 등도 교육감들의 무성의한 태도와 불투명한 예산 확보 때문에 제대로 시행될 수 있을까 하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충북교육감은 “옆집이 해외여행 간다고 우리도 가야 하느냐?”며 이미 8개 지역에서 시행에 합의한 교육감 직접고용조차 거부하고 있다.

1만 원

무엇보다 노동자들의 핵심 요구인 호봉제 도입에 대해 정부는 계속 어렵다는 이야기만 하고 있다. 1년을 일하든 10년을 일하든 같은 임금을 받는 현재의 임금체계로는 학교비정규직의 저임금과 임금차별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그런데도 정부는 최소 3만 원 수준의 호봉제를 요구하는 노동자들에게 고작 장기근속가산금 1만 원을 인상하겠다는 안을 내놨다. 정부 안으로는 10년 차 노동자들의 임금 인상액이 고작 4만 원밖에 안 된다.

게다가 장기근속가산금은 3년 미만의 노동자들은 받을 수 없고, 상한제도 있어 오래 일한 노동자들은 더는 임금이 올라가지도 않는다. 또한 장기근속가산금은 통상임금이 아니라는 고용노동부의 해석 때문에 각종 수당을 책정할 때도 손해를 본다.

따라서 꾀죄죄한 장기근속가산금이 아니라 제대로 된 호봉제를 도입해야 한다. 이것은 비정규직이라는 이유로 평생 같은 임금 받고 일할 것을 강요받는 수많은 공공부문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심정을 대변하는 정의로운 요구다.

학교비정규직 노동자들이 파업을 선포하자 우파와 지배자들은 “급식대란” 운운하며 비난하고 나섰다. 그러나 이는 노동자들의 힘에 대한 두려움을 보여 줄 뿐이다.

무엇보다 아이들을 가르치는 학교에 돈벌이와 경쟁, 비정규직 차별을 들여 놓은 정부야말로 비난 받아 마땅하다. 비정규직이란 이유로 급식비조차 차별하는 학교에서 어떻게 아이들에게 차별이 나쁜 것이라고 가르칠 수 있겠는가. 따라서 이 파업은 차별 없는 학교를 만들기 위한 정의로운 투쟁이다.

학교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투쟁은 온갖 억압과 차별에 신음해 온 전체 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게도 용기와 희망을 불어넣고 있다.

공공운수노조 전회련 학교비정규직본부의 노동자들이 파업의 포문을 연 만큼, 이번 파업을 디딤돌 삼아 11월 말~12월 초 전체 학교비정규직의 더 큰 파업으로 나아가자. 강력한 투쟁이 뒷받침될 때 정부의 양보를 강제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