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동중국해 방공식별구역 설정:
제국주의 간 갈등의 수위가 대폭 높아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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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23일 중국 정부가 동중국해에서 ‘방공식별구역
중국 정부의 발표에 따르면, 동중국해 ADIZ를 지나는 타국 항공기는 반드시 사전에 중국 외교부나 민간 항공국에 비행 계획을 통보해야 한다. 중국 정부는 해당 항공기가 중국 관리기구의 통제에 따르지 않을 경우 무력을 동원해 긴급 방어 조처를 취할 수 있다고 밝혔다.
문제는 중국 정부가 선포한 동중국해 ADIZ가 댜오위다오
중국 공군은 ADIZ를 선포한 직후 댜오위다오 상공에 정찰기 2대를 보냈다. 그중 한 대는 댜오위다오 상공 40킬로미터 지점까지 접근했고, 이에 대응해 일본도 F-15 전투기를 긴급 발진시켰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매우 강경한 조처다. 안 그래도 최근 들어 이 지역에서 중국 공군과 일본 항공자위대의 전투기들이 상공에서 자주 조우하며 갈등을 일으키고 있었다. 따라서 앞으로 중일 갈등이 어디로 나아갈지 우려가 커지고 있다.
중국이 이렇게 나선 것은 미국이 일본의 집단적 자위권 행사를 지지하고 나서면서 미국·일본이 중국 견제의 수위를 대폭 높이는 것에 반발하는 데서 비롯한다.
일본은 미국의 지지 속에 노골적인 중국 견제와 군사대국화에 나서고 있었다. 예컨대 일본 총리 아베 신조는 10월 26일
군사대국화
최근 일본이 중국을 군사적으로 견제하려고 내놓는 조처들을 봐도, 일본이 얼마나 공세적으로 나가는지 알 수 있다. 예컨대 MD
아베 총리는 지난 10월 ‘영공을 침범한 무인기가 퇴거 요청 등 경고에 따르지 않을 경우 유인기에 대처하는 것과 같이 격추를 포함한 강제 조처를 취한다’는 방위성의 방침을 승인했다. 이는 당연히 댜오위다오 상공에서 중국 공군기의 접근을 막으려는 의도가 다분했다.
태풍 하이옌으로 필리핀에 커다란 재난이 일어나자, 일본은 재빨리 준항공모항급 호위함을 포함한 자위대를 파견해 미군 함대와 함께 구조 작전을 벌이고 있다. 이를 통해 동남아시아에서도 일본 자위대의 이미지를 개선하고 군사 역량을 시험해 보려는 것이다.
또한 일본 총리 자문기구인 안보법제간담회는 11월 13일 회의에서 집단적 자위권을 행사할 때 자위대 활동의 지리적 한계를 설정하지 않고 사태의 내용에 따라 판단해야 한다고 의견을 모았다
미국의 대중국 견제에 일본이 핵심 파트너로 나서면서, 중일 갈등의 수위가 크게 높아져 온 것이다.
그리고 최근 미국이 이란과의 핵 협상에서 합의를 본 이유 중에는, 중동의 골치 아픈 문제들이 더 커지지 않게 막아 놓고 아시아에서 중국의 도전에 제대로 대처하려는 의도도 있었다.
중국은 미국이 일본과의 군사 협조를 강화하고, 북한 핵 위협을 지렛대 삼아 중국 견제를 강화하는 데 노골적으로 불만을 표해 왔다. 시진핑이 줄기차게 중미 관계는 ‘신형 대국 관계’여야 한다고 주장한 것은, 자국의 핵심이익
그리고 중국도 호전적으로 대응해 왔다. 11월 11일 중국 외교부 대변인 친강은 “우리는 일본 지도자
중국은 얼마 전에 끝난 공산당 18기 3중전회에서 국가안전위원회
이 밖에도 10월 중순부터 11월 초까지 중국 해군은 서태평양에서 북해함대, 동해함대, 남해함대까지 참가한 대규모 원양 훈련을 진행하고, 11월 15~20일 동중국해에서 실탄 사격 훈련을 하는 등 해군의 훈련 빈도와 수준을 높여 왔다.
호전적 대응
이번 동중국해 ADIZ 설정은 바로 이런 호전적 대응의 수준을 대폭 높이는 효과를 낳을 것이다. 일각에서는 중국의 ADIZ 설정이 미 공군과 해군 정찰기의 동중국해 출현을 겨냥한 목적도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미국은 중국의 ADIZ 설정에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미국 국무장관 존 케리는 “
즉, 미국은 중국의 시도를 동아시아 지정학적 구조를 변경시킬 수 있는 중대한 사태로 규정하며 매우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이다. 미국이 이렇게 민감하게 나서며 반발하는 데는 동중국해가 갖고 있는 지정학적 위상이 그만큼 중요하기 때문이다.
만약 중국이 동중국해 상공과 해상에서 통제력을 확보하게 된다면, 미국은 동아시아에서 군사력 투사에 상당한 제약을 안게 된다
또한 동중국해를 통해 석유 같은 주요 자원을 수입하고 상품 교역을 해 온 한국과 일본 같은 미국의 동맹국들에게도 이것은 문제가 큰 사안이다. 오래 전부터 일본 지배자들은 타이완과 동중국해를 “일본의 ‘생명선’이다” 하고 주장해 왔다. 만약 중국이 동중국해를 장악하면, 미국은 핵심 동맹국들한테서 큰 신뢰를 잃을 것이다.
제국주의 간 갈등
따라서 미국의 강경 대응 속에 일본도 방공식별구역 문제에서 물러서지 않을 것이다. 물러서기에는 중국과 일본 사이에 갈등의 골은 너무 깊다.
물론 양국 간의 전면적인 군사 충돌
중국 정부는 “적당한 시기에 동중국해 ADIZ 이외 서해
이런 사태 전개는 상당한 파장을 예고한다. 우발적 충돌이 일어날 가능성이 더 높아졌다. 뿐만 아니라 미국·일본·중국 같은 제국주의 국가들이 자본주의 경제의 심장부인 동아시아에서, 게다가 가장 중요한 해상교통로의 상공에서 공공연한 무력 시위를 벌이는 모습을 보게 되니 말이다. 그만큼 세계자본주의 체제가 불안정하며, 지금 미국·일본과 중국 사이의 갈등은 앞으로 이 불안정이 더 심화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