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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학자가 말하는 수도 이전 문제

[편집자] 〈다함께〉 기자 장호종이 성신여대 지리학과 이금숙 교수로부터 행정수도 이전에 대해 들었다. 다른 기자 강동훈이 녹취와 정리를 했다.

우선, 수도 이전 논의는 정치적 동기에서 시작한 것으로 보입니다. 또한, 진행 과정도 정치적 맥락에서 매우 급하게 하고 있는 것 같아요.

정치권에 화가 나는 게, 왜 전에 충분히 검토해서 법안을 통과시키지 않고 이제 와서 다시 호들갑을 떠는지 모르겠어요. 어쨌든 그 당시에 충분히 검토하지 않았다면 지금이라도 충분한 논의를 거쳐야 한다고 봅니다.

제 생각에는 수도 이전으로 지방 분권화나 국가 균형 발전에 큰 도움이 안 될 것 같아요. 연기·공주에 또 하나의 도시를 만든다고 다른 지역에까지 효과를 미칠까요?

지리학에서 봤을 때 어떤 공간이든 불균등성을 갖고 있어요. 즉, 주어진 공간 내에서 접근성이 다르기 때문에 모든 공간을 균등하게 만든다는 것은 불가능해요. 그런 상황에서는 정책을 통해 모든 지역의 사람들이 쾌적하게 살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따라서, 수도 이전에 많은 비용이 든다면 오히려 그 비용을 지방 도시들에 투자를 하는 것이 균형 발전에 더 효과가 있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서울의 과밀 현상 해소에도 별 도움이 될 것 같지 않습니다. 현재 서울 인구 중에서 행정 관련 인구가 모두 이전한다고 해도 인구 분산 효과는 크지 않을 거예요. 단순히 서울의 인구 1천만 명만이 아니라 수도권 지역까지 포함한 인구들에 비해 보자면, 그 수는 아주 미미할 것입니다.

미국의 경우, 수도는 워싱턴이고 거대 도시로 뉴욕이 있는데, 대기업의 본사들이 뉴욕에 있지 워싱턴으로 가지는 않아요. 이런 것으로 볼 때 기업들이 행정 수도로 쫓아갈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개인적으로는, 수도 이전이 제대로 진행될 수 있을지 의문이 들었어요. 그래서 이 정부에서는 법안 통과와 부지 선정 정도가 진행될 줄 알았는데 꽤 빨리 진행된 것 같아요. 하지만 진행 과정이 그리 순탄치만은 않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