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도 파업이 2주째 지속되고 있다. 역대 최장기 파업을 이어가고 있는 것이다. 정부의 뻔뻔스런 거짓말과 철도 노동자들에 대한 악랄한 탄압이 날로 심해지고 있지만, 철도 파업에 대한 광범하고 뜨거운 지지도 계속 늘고 있다. 국제운수노련, 국경없는 철도 네트워크 등 전 세계 철도 노동자들의 지지와 연대도 이어지고 있다. 

박근혜 취임 1년인 12월 19일, 서울시청 광장에는 전국에서 상경한 1만 명이 넘는 철도 노동자들과 이들을 지지하는 수천 명의 노동자·시민들이 모였다. 이날 정부는 철도 노동자들의 상경을 막기 위해 수배된 간부들을 체포하려 하고 조합원들을 협박했지만 헛수고였다. 

정부는 이 파업이 “정치 파업”이라고 비난한다. 이런 발언에 대해 서울기관차 허병권 지부장은 집회 연단에서 이렇게 맞받아쳤다. “민영화 반대는 모든 국민들의 삶과 관련된 문제고, 정치적 요구다. 이런 정당한 요구를 내건 파업이 정치 파업이라면 우리는 정치 파업을 계속 이어가겠다.”  

박근혜는 취임 1년을 강력한 노동자들의 도전 속에 맞아야 했다. 지금 철도 파업은 불통 우익 정부에 대한 대중의 반감과 불만을 대표하며 저항의 상징이 됐다.  

그러나 박근혜는 기어이 철도 민영화를 강행하려 한다. 그가 지배계급 전체와 우익 전체의 일사불란한 지지로 1년 전에 당선된 이유다. 정부는 어떤 “대화의 문”도 철통같이 걸어 잠근 채, 수서KTX 면허 발급을 완료할 태세다.

국무총리·법무장관·대검찰청 등은 줄줄이 담화문을 내고 “노조가 있지도 않은 ‘민영화 프레임’을 만들”어 “기득권 지키기에 나섰다”며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 대처하겠다고 엄포를 놨다.

박근혜 정부의 잡아떼기에도 불구하고 명백히 수서KTX 분할은 민영화의 시발이다. 정부는 “민간매각 금지 정관”을 만들겠다지만, 이것은 법적 효력이 없을 뿐 아니라 사측이 맘만 먹으면 언제든 바꿀 수 있다. 

게다가 일단 새 주식회사를 만들면 지분 매각은 손쉬워지고, 나머지 부문에서도 적자선 매각, 화물·차량·시설 자회사 설립 등 분할 민영화가 가속될 것이다. 

파업이 계속되는 동안에도 이런 사실이 속속 드러났다. 정부는 적자선 매각 계획도 사실이 아니라고 잡아뗐지만, 최근 국토부는 추진 계획이 있음을 실토했다. 지난 5월 철도공사는 ‘경영 효율화 종합대책안 검토의견’에서 2015년부터 정선·진해선을 시작으로 8개 적자노선을 포기하고 민간 매각하겠다는 계획을 세웠고, 7월 국토부와 철도공사는 ‘철도산업발전워크숍’을 열고 철도공사의 적자선 운영 포기와 요금 인상 방안을 논의했다.

또, 철도 공사를 여러 자회사로 분리하기 위한 철도 전 분야의 대규모 구조조정 계획도 추진에 들어갔다. 국토부는 지난 6월에 ‘철도산업 발전방안’에서 물류·차량관리·시설유지보수 분야를 자회사로 분할하는 등 2017년까지 철도 산업을 산산조각 내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판돈

박근혜 정부는 민영화 반대 파업을 분쇄하려고 사상 초유의 탄압을 강화하고 있다.

자기네는 국가기관 대선 개입 등 불법을 저지르면서 노동자에게 준법을 강요하는 위선자들이다.

게다가 민영화는 철도 노동자의 노동조건과 훨씬 폭 넓은 다른 노동자들의 생활수준을 악화시키는 것이므로 정부가 주장하는 것처럼 “근로조건과 아무 관계 없는” 것이 아니다.

정부는 25명에게 체포영장을 발부했는데, 파업 전위인 기관사 지부들을 약화시키려고 ‘현장 파업 주도자’들인 여러 지부장들을 포함시켰다.

지부장까지 체포영장을 발부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심지어 18일과 19일에는 이들 주요 투사들을 체포하기 위해 민주노총 부산본부와 철도노조 지역본부 사무실을 잇달아 침탈하는 만행도 저질렀다. 

철도공사는 지금까지 8천여 명을 직위해제했고, 그 중 1백45명에 대해서는 해임·파면 등 중징계 절차에 착수했다. 그리고 철도노조 간부 1백86명에게 77억 원의 손해배상도 청구했다. 

이런 초강경 탄압과 관련해 국제운수노련 대표단은 기자회견을 열어, “파업에 대한 보복으로 노조 지도부를 구속하는 것은 심각한 국제노동기준 위반이며, 결코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고 한국 정부를 규탄했다. 또 “미자격 기관사와 차장들을 대체인력으로 활용”해 한국 정부가 대립을 격화시키고 있다는 점도 비판했다.

정부가 이토록 탄압에 열을 올리는 것은, 바로 철도 파업에 걸린 판돈이 크기 때문이다.

철도 노동자 파업은 확실히 박근혜 정부를 곤혹스럽게 만들고 진정한 위기에 직면케 했다. 주요 국가기간산업에 고용된 노동자 부분이 파업으로 힘을 보여 주자, 많은 이들이 박근혜에 맞설 수 있다는 희망을 보며 지지·연대를 확산시키고 있다. 투쟁은 전국적 초점을 형성했고, 정치적 파장을 만들어 내고 있다. 집권당의 중진인 이재오와 정몽준조차 박근혜 당선 1년을 폄훼하며 정부를 비판하고 있다.

이 때문에 정부는 결코 쉽사리 전투에서 물러서지 않으려 한다. 여기서 무너지면 정권의 위기가 격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파업에 원칙에 입각해 대응할 것인지, 흐지부지 꼬리를 내릴지는 앞으로 박근혜 정부 개혁의 성패를 가르는 방향타가 될 것이다.”(새누리당 심재철)

박근혜의 강공에 주눅들지 말고 밀리지 말자

박근혜가 파업 노동자들의 기를 죽이기 위해 강공으로 나오는 지금, 노동자들도 그에 걸맞게 파업의 수위를 높여야 정부를 물러서게 만들 수 있다. 물론 다른 노동 운동 부분의 연대 수위도 함께 높아져야 한다.

철도공사 측은 최근 전 직종에 걸친 전환배치, 차량·열차승무 등의 아웃소싱 계획까지 발표하며 공격을 강화하고 있다. 파업 노동자들을 흔들고 위축시키려는 의도로 발표도 앞당겼음에 틀림없다. 

물론 이 신자유주의 구조조정 정책들은 2017년까지 이어질 분할 민영화의 일환이다.

대응 수위

“여기서 뚫리면 저들은 걷잡을 수 없이 밀어붙일 것입니다. 구조조정도 그 일환입니다.” 철도노조 차량국장의 말이다. 

이번 파업에서 승리해야 저들의 구조조정 공세, 분할 민영화 공세도 막을 수 있다는 것이다.

중앙 지도부가 12월 14일까지 기한을 줬지만 정부는 오히려 더 강경하게 나왔으므로, 그때부터 대응 수위를 높여 전면 파업을 선언하고 적어도 19일부터 전면 파업에 돌입하는 것이 바람직했다. 그럼에도 아직 시간은 있다.

중앙 지도부는 12월 19일 집회의 성공을 발판으로 전면 파업으로 저항 수위를 높여 정부를 압박해야 한다. 투사들도 중앙 지도부에 이를 촉구하고 전면 파업을 위한 실질적 준비에 들어가야 한다.

박세증 철도노조 청량리기관차지부장의 메시지 

“정부의 탄압은 효과를 거두지 못할 것입니다” 

[정부는 철도 파업을 분쇄하려고 강경한 탄압에 나섰다. 철도노조 간부와 지부장 25명에게 체포영장이 발부됐다. 그중 한 명인 박세증 청량리기관차지부장이 보내 준 메시지를 싣는다.]

철도 민영화 저지 투쟁이 이제 본궤도에 올랐습니다.  

철도공사는 허둥지둥 당황하며 서둘러 징계절차를 밟으려 하고 경찰과 법원은 무차별 체포영장까지 발부하고 나섰습니다. 다 쫓기는 놈들의 발버둥입니다. 

그러나 이렇게 완강하게 투쟁하는 철도 노동자들에게 이런 탄압은 별다른 효력이 없음을 곧 깨닫게 될 것입니다. 우리에게는 ‘철도 민영화 저지’라는 명시적인 목표와 치솟는 사기, 국민적 엄호가 존재합니다. 과감하면서도 맘 편하게 투쟁하면 좋겠습니다. [체포영장이 발부 돼] 약간의 제약은 있지만 조합원 동지들과 함께 호흡하며 열심히 투쟁하겠습니다. 

철도 민영화 저지 투쟁 만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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