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이 2월 국회에서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을 통과시키겠다고 했습니다. 이 법의 핵심 내용이 뭔가요?

정부는 “서비스산업의 경쟁력 강화와 생산성 향상”을 내세우지만, 각종 규제를 풀어 사실상 서비스산업을 영리화·민영화하겠다는 것이 핵심입니다.

보건의료 분야에서는 두 가지로 요약할 수 있어요. 첫째, 의료를 서비스산업에 포함시켜 규제를 대폭 완화함으로써 민영화·영리화를 본격적으로 추진하겠다는 것이고, 둘째, 기획재정부가 주도하는 서비스산업선진화위원회가 보건의료 정책을 좌지우지하겠다는 겁니다.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은 2011년에 국회에 제출됐지만 의료와 교육을 제외해야 한다는 반대 여론 때문에 통과되지 못하고 자동 폐기됐다가, 2012년에 다시 국회에 제출됐는데요, 특히 의료서비스 부문을 보면, ‘의료서비스산업 선진화방안’을 관철시키기 위한 법안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2009년 5월 이명박 정부가 발표한 ‘의료서비스산업 선진화방안’에는 영리병원, 원격의료, 건강 관리 서비스 도입, 비전문 자격사의 영업 합법화 및 진입 규제 완화, 의료기관 채권 발행, 해외 환자 유치 유인·알선 허용 같은 의료 민영화·영리화 정책이 총망라돼 있는데 의료를 서비스산업으로 규정해 의료 민영화·영리화 정책을 관철시키려는 속셈인 거죠.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에 영리병원을 허용하는 내용이 들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을 만드는 이유가 의료를 서비스산업 범주에 포함시켜 각종 규제를 풀고 결국 영리병원을 허용하는 수순을 밟는 것이기 때문에 의료 민영화·영리화 법안이라고 규정하고 반대하는 겁니다.

다음으로,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에는 “주요 정책과 계획 등을 심의하기 위하여 기획재정부에 서비스산업선진화위원회를 둔다”는 내용이 있습니다. 서비스산업선진화위원회는 계획 수립, 제도 개선, 연구 개발, 재정 지원, 인력 양성과 수요·공급 조절, 조직·인력 운영, 추진 상황 점검, 법령 제정·개정 등 서비스산업에 관한 무소불위의 권한을 행사하는 기구로서 기획재정부 장관이 총괄하는 구조로 돼 있습니다. 보건복지부의 경우 5년 단위의 기본 계획을 수립해 제출해야 하고, 연도별 시행 계획을 만들어 보고해야 하며, 서비스산업선진화위원회는 심의 의결과 개선 의견을 통보할 수 있게 돼 있습니다. 이것은 기획재정부에 보건복지부의 고유 업무를 쥐락펴락할 수 있는 권한을 넘겨주는 것으로서 국민의 건강과 생명을 다루는 보건복지 업무의 공공성과 독립성은 사라지고 경제부처의 시장논리·경제논리에 의해 좌지우지되도록 한 겁니다.

박근혜 정부가 발표한 4차 투자활성화 대책과는 어떤 관계가 있나요?

이명박 정부의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은 반대 여론에 밀려 18대 국회에서 자동 폐기됐고, 2012년 7월 20일 정부가 내용을 약간 수정한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을 다시 국회에 발의해 지금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회에 계류중입니다. 박근혜 정부가 이번 2월 국회에서 강행 통과시키겠다고 하는데, 4차 투자활성화 대책 추진과 궤를 같이 합니다.

4차 투자활성화 대책에는 영리자회사 허용, 부대사업 대폭 확대, 인수합병 허용, 법인약국* 허용, 외국인 대상의 의료 광고 허용 등 각종 의료 민영화·영리화 정책이 포함돼 있는데,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은 투자활성화 대책의 주요 내용들을 강력하게 추진하기 위한 법적 장치라고 할 수 있습니다.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이 통과되면, 정부는 기획재정부 장관이 진두지휘하는 서비스산업선진화위원회에서 투자활성화 대책의 주요 내용들을 관철시키기 위해 계획 수립, 제도 개선, 연구 개발, 재정 지원, 조직·인력 가동, 추진 상황 점검, 법령 제정·개정 등을 엄청난 속도로 강력하게 추진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박근혜 대통령은 “의료와 관계된 여러 규제를 모두 풀어 줘야 한다”며 보건의료 분야를 자본의 돈벌이 투자처로 만들려 하는데 이 점에서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과 투자활성화 대책은 의료 민영화·영리화를 위한 쌍둥이 정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보건의료노조는 박근혜 정부의 의료 민영화 정책에 맞서 파업을 선포했습니다. 의료 민영화가 병원 노동자들에게 어떤 영향을 주나요?

투자활성화 대책은 좋은 일자리를 창출하는 정책이 아니라 좋은 일자리를 파괴하는 정책입니다. 영리자회사가 허용되고 부대사업이 확대되면 영리자본의 이윤 창출을 위한 극심한 경쟁이 벌어질 것이고, 병원 노동자들은 단지 ‘비용’으로 계산돼 인력 감축, 외주용역 확대, 비정규직 확대, 노동강도 강화 등의 고통과 희생을 강요당할 것입니다.

인수합병 과정에서 엄청난 구조조정과 정리해고가 벌어질 것이고, 원격의료 허용과 법인약국 허용으로 동네 의원·동네 약국이 망하면 그만큼 일자리도 줄어들 것입니다.

대형병원과 대형약국, 네트워크형 병원·약국*이 등장하고, 재벌자본이 투입돼 수많은 병원과 약국을 장악하는 문어발식 확장 경쟁이 진행됨으로써 의료기관은 더 양극화되고, 의료는 더 왜곡될 것이며, 이 과정에서 환자들은 돈벌이 대상으로 전락하고 과잉진료와 의료비 부담 증가의 고통을 겪을 것입니다. 이것은 환자들만이 아니라 모든 국민들이 겪게 될 재앙입니다.

더 견딜 수 없는 것은 병원 노동자들이 환자의 건강과 생명을 돌보는 보건의료 노동자로서의 자부심과 긍지는 사라지고, 환자를 대상으로 과잉진료를 안내하고, 자회사가 판매하는 각종 의료용품과 건강식품 등을 사라고 권유하고, 부대사업을 이용하라고 강권하는 판촉사원이 될 것이라는 점입니다. 의료 민영화 정책은 병원 노동자들의 고용 파괴, 근로조건 파괴, 자긍심 파괴 정책입니다.

보건의료노조는 박근혜 정부가 추진하는 의료 민영화 정책과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이 가져올 폐해를 국민들에게 알리기 위해 매주 1회 병원 내 환자·보호자 홍보 활동, 대국민 홍보 활동, 의료 민영화 저지를 위한 1백만 국민서명운동, 매주 토요일 촛불집회를 꾸준히 진행할 것입니다.

2월 국회에서 원격의료 법안과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이 강행 통과되는 것을 저지하기 위해 여야 정당 면담과 의료 영리화 법안에 대한 국회의원 찬반 의견 확인을 추진할 것이고, 2월 25일 박근혜 대통령 취임 1주년에는 전국에서 약 2천 명의 조합원이 상경해 의료 민영화 저지 총력 투쟁 결의대회를 개최한 후 민주노총의 국민파업에 참가할 계획입니다.

‘의료 민영화 저지와 의료 공공성 강화를 위한 범국민운동본부’를 더 확대하고, 4월 7일 보건의 날을 계기로 범국민대회도 개최할 것입니다. 4월 한 달 동안 조합원들이 직접 시민들을 만나 의료 민영화 저지 캠페인을 진행할 예정입니다. 5월에는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의료 민영화를 추진하는 박근혜 정부와 새누리당 심판 투쟁을 대대적으로 전개하고, 6월에는 의료 민영화 법안 저지를 위한 보건의료노조 총파업 투쟁을 예고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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