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자들에게 임금은 중요한 문제다. 불확실한 경제 상황 속에서 당장의 생계와 안정된 노후가 흔들리는 지금은 더욱더 그렇다.

그런 점에서 최근 민주노총이 정부의 통상임금 삭감 시도, 임금체계 개편 시도에 맞서 투쟁하겠다고 나선 것은 매우 정당하다. 특히 민주노조운동의 주력 부대의 하나인 금속노조가 “임금 되찾고, 노동조합·일자리 지키고, 비정규직 없애는 투쟁”의 시작을 알리며, 2·25 파업의 4대 의제 중 첫째로 통상임금 요구를 내세웠다.

이처럼 잘 조직된 대기업 정규직 노조가 앞장서 임금 투쟁을 벌인다면, 이는 전체 노동자들에게도 힘을 주고 투쟁의 자신감을 북돋을 수 있을 것이다.

이런 투쟁은 결코 ‘배부른 자들의 이기주의’가 아니다. 정규직 노조가 통상임금을 되찾고 기본급 인상과 월급제 시행 등의 임금체계 개편을 성취하면,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통상임금을 산정하거나 임금 인상을 요구할 때도 유리하다. 특히, 노동자들의 기본급이 대폭 오르고 장시간 노동이 줄어야 신규 고용도 늘 수 있다.

기본급 인상과 월급제 도입은 잔업·특근 등의 장시간 근무를 줄일 수 있는 기초가 될 뿐 아니라, 앞으로 이어질 노동시간 단축 투쟁, 예컨대 휴일근로의 연장근로 포함 문제나 자동차의 주·야 8시간 근무제 도입 등에서도 임금 하락을 줄일 토대를 놓을 수 있다.

따라서 민주노총의 임금 투쟁은 전체 노동자들의 임금·노동조건에 영향을 미칠 중요한 전선이다.

특히 박근혜 정부가 노골적으로 사측을 편들며 나선 지금, 계급 간 세력 관계에서 우리 쪽의 우위를 확고히 할 기층의 힘을 결집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사실 지난해 노동운동은 이 점에서 아쉬움이 있었다.

박근혜가 GM 사장을 만나 ‘통상임금 문제 해결’을 약속하고 통상임금 판결을 전원합의체로 넘겼을 때부터, 지금과 같은 상황은 어느 정도 예견된 일이었다. 언제나 그렇듯이 대법원은 법리 그 자체보다 정치적 고려를 우선했고, 박근혜 정부는 이를 바탕으로 더 노골적으로 본색을 드러냈다.

지난해부터 민주노총을 비롯해 주요 노조들이 법적 대응에만 머물지 말고 투쟁을 조직해 법원과 정부에 정치적 압박을 가했다면 더 좋았을 것이다.

법적 소송보다는 투쟁이 우선돼야 한다는 점은 지금 더 명백해졌다. 최근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 이후 나온 첫 판결에서, 부산고법은 정기상여금을 통상임금에서 제외시키며 노동부 지침과 같은 결론을 내렸다. 앞으로의 소송 결과가 노동자들에게 유리하게 돌아가지 않을 것임을 보여 준 것이다.

그러나 노동자들이 강력한 투쟁으로 맞선다면, 우리 쪽에 얼마든지 승산의 기회는 있다. 노동부 지침은 법적 강제력이 있는 것도 아니고, 올해 임단투에서 얼마나 강력히 맞서느냐에 따라 지난 3년치 체불임금도 돌려받고 앞으로의 통상임금 산정 범위도 넓힐 수 있을 것이다. 또, 임금피크제, 직무·성과급제 도입 시도도 저지할 수 있을 것이다.

2월 25일 민주노총의 파업은 이런 투쟁의 전진을 위해서도 중요한 디딤돌이 될 수 있다.

노동자 운동의 투사들은 자신이 속한 작업장과 산별·연맹 등에서 이번 파업 성사를 위해 적극적으로 투쟁을 조직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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