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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전교조 법외노조 공격은 현재 진행형:
안심하기에는 이르다

지난해 10월 24일 정부는 전교조에 법외노조를 통보했다. 다행히 11월 13일 서울행정법원이 효력정지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여 전교조는 합법적 지위를 일시적으로 되찾았지만 정부의 법외노조 통보 자체는 철회되지 않았다. 따라서 결코 안심할 상황이 아니다.

단체 행동은 조합원들의 자신감을 올리고 연대의 구심을 만든다. 지난해 11월 전교조 결의대회 ⓒ이미진

물론 현재 진행형인 법외노조 통보 취소 본안소송에서 승소하기를 바란다. 그러나 전교조 집행부는 조합원들이 법원 판결만을 쳐다보게 해서는 안 된다. 법원 판결이 우리에게 유리할 수 있도록, 그리고 만에 하나 패소할 경우를 대비해 긴장을 늦추지 말고 투쟁 계획을 세워야 한다.

그런 점에서 전교조 집행부가 제68차 전국대의원대회(2월 22일)에 제출한 법외노조 관련 투쟁 계획은 안이해 보인다.

우선, 전교조 조합원들의 시정명령 거부와 ‘전교조 지키기 공동행동’을 중심으로 한 광범한 연대 구축 등 투쟁 과정에서 법원의 판결을 맞이한 지난해 10~11월과 달리, 올해는 순전히 법적 대응에만 국한돼 있다.

또, 집행부는 설령 패소하더라도 “[CMS 전환으로] 조합 재정이 확보되고 조합원의 이탈이 거의 없을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그러나 집행부의 인식과 달리 전교조가 다시 법 테두리 밖으로 밀려날 수도 있다는 불안감과 초조함을 갖고 있는 조합원들도 적잖다. 만에 하나 패소해 노조 전임자 복귀, 노조 사무실 보조금 회수, 단체협약 해지와 단체교섭 중단 등 전교조의 합법적 지위를 박탈하려는 공격이 재개되면 조합원들이 동요할 수도 있다.

단체 행동

그래서 “가장 현실적인 사안은 전임자 문제가 될 것”이라는 집행부의 판단은 지나치게 협소하다. 물론 “전임자 문제에 대한 원칙을 사전에 결정하여 일사불란하게 대응”하는 것은 필요한 일이다. 그러나 정부와 우익들이 전임자에게만 칼날을 겨누리라 예상하는 것은 사태를 지나치게 안일하게 전망하는 것이다. 만에 하나 패소하면 정부와 우익들은 득달같이 달려들어 전교조 전체를 향해 반동적 공세를 퍼부을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법원 판결만 기다릴 게 아니라 법원 판결을 앞둔 시점에 조합원 전체를 동원하는 단체 행동을 조직해야 한다.

이는 노동자들과 광범한 진보 대중에게 전교조의 법외노조 위협 상황을 정치적으로 환기시킬 수 있을 뿐 아니라, 조합원들을 결속시켜 미래의 동요를 미연에 최소화하는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이다.

또, 이런 투쟁으로 재판부에 우리의 저항 의지 압력을 넣어 유리한 판결을 이끌어낼 수 있을 것이다.

최근 유치원 교사들의 투쟁은 집단 행동이야말로 조합원들의 자신감을 올리며 연대의 구심점을 만들 수 있다는 점을 보여 주고 있다. 법외노조 공격에 맞선 집행부의 대응 계획에도 이렇게 조합원들이 단체로 참가하는 투쟁이 포함돼야 한다.

 이 글은 전교조의 현장 교사들이 발행하는 〈벌떡교사들〉 13호에도 동시에 기고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