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가 박근혜의 공약인 초등돌봄교실을 졸속으로 확대하는 가운데, 일부 교육청이 초등돌봄교실에 시간제 강사를 확대하려 한다.

그동안 초등돌봄강사들은 수업 준비와 평가, 프로그램 개발, 행정 업무 등을 하면서 돌봄 서비스의 질을 높이려면 하루 8시간 근무제를 확대하는 등 노동조건 안정이 절실하다고 요구해 왔다. 2013년 7월 1일 기준 전국 초등돌봄강사 평균 노동시간은 주당 28시간이다. 전북·전남·경북·제주·세종 등에서는 주당 15시간 미만의 초단시간 근무 형태 비율이 매우 높다.

이런 상황에서 교육부는 〈2014년 학교회계직원 고용안정 및 처우개선안〉에서 시간제 근무 형태가 가능한 직종으로 돌봄전담사를 예시했다. 그러자 일부 교육청들이 “교육 재정 여건을 고려해, 초등돌봄교실 전담 인력의 탄력 있는 시간 근무 배치”(서울교육청)에 나선 것이다.

서울시교육청은 돌봄전담사 6백50명 중 기간제인 1백99명을 시간제로 강제 전환하고, 신규채용 인원에서도 시간제 강사를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제주교육청은 학교에서 직접 운영하는 돌봄교실의 경우, “주 15시간 미만으로 근로계약을 체결”하라는 공문을 일선 학교에 내려 보내기도 했다.

전국학교비정규직노조는 “경기·전남·경남·경북 등 대다수 시·도 교육청도 전일제 돌봄교사를 시간제로 전환하거나 민간위탁을 추진”하고 있다고 폭로했다. 진보교육감이 있는 경기와 전남에서도 이런 일이 추진되는 것은 매우 유감이다.

돌봄강사에 대한 시간제 확대는 가뜩이나 열악한 처우로 고통받는 돌봄강사의 노동조건을 더욱 악화시킬 것이다. 열악한 노동조건은 노동자들이 더 나은 돌봄 교육을 하는 것을 어렵게 만든다.

교육청들이 시간제 돌봄강사를 도입하려는 것은 박근혜 정부가 ‘고용률 70퍼센트’를 달성한다며 공무원과 교사에 대해 저질의 시간‘선택’제 일자리를 ‘강제’ 할당하고 있는 것과 무관하지 않다. 이는 가뜩이나 ‘비정규직의 백화점’으로 불리는 학교 현장에 노동 유연화를 더욱 높이는 효과를 낳을 것이다. 그동안 영어회화전문강사, 초등스포츠강사, 전문상담사의 대량 해고가 이런 문제를 낳았다.

또한, 돌봄교실 확대에 필요한 비용을 정부가 충분히 지원하지 않는 것도 시간제 확대의 한 요인이다. 한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고용안정을 위한 예산안을 짜서 제출했지만 교육청 세수가 지난해보다 크게 줄어 사업비에 반영되지 않았다”고 했다. 결국 교육부와 교육청이 시간제를 도입해 노동자들에게 희생과 고통을 전가하는 것이다. 그러나 ‘돌봄 서비스 확대’에 필요한 재원은 부자 증세, 법인세 인상, 군비 축소 등으로 충분히 마련할 수 있다.

노동자들은 시간제 확대 계획에 반대하며 투쟁에 나서고 있다. 전국학교비정규직노조 서울지부는 혹한의 추위에도 서울시교육청 앞에서 노숙 농성을 하고 사흘간 집회를 열었다. 노동자들이 투쟁에 나서자 서울시교육청은 기존 돌봄강사를 시간제로 전환하는 것은 “재검토하겠다”며 한발 물러섰다.

정규직 교사들의 연대도 중요하다. 전교조는 “시간선택제 교사는 아르바이트 수준의 나쁜 일자리에 불과하며 … 교육의 질을 떨어뜨리는 매우 잘못된 제도라는 것은 그동안 (시행한) 각종 강사제도를 통해 충분히 경험하고 있다”고 지적하며, “교육부가 현장의 의견을 무시한 채 강행한다면 대대적인 저항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정부는 비열하게도 가장 열악한 처지에 있는 비정규직 강사들부터 시간제를 도입해 정규직 교원들에게도 시간제 교사 제도를 받아들이라는 압력을 강화하려 한다. 따라서 전교조는 정규 교사에 대한 시간제 도입뿐 아니라 비정규직 강사에 대한 시간제 도입에도 맞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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