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가 크림반도에 대한 장악력을 높이면서 세계 지배자들 사이의 언쟁이 이번 주 내내 계속됐다.

러시아는 군사적·정치적 책략을 부리며 크림반도를 우크라이나에서 분리 ·독립시키는 방향으로 나아가려 한다.

영국 총리 데이비드 캐머런은 다자간 논의 기구(우크라이나 새 정부 포함)를 꾸리자는 미국의 제안을 러시아가 받아들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러시아가 이를 거부하면 자산 동결과 여행 금지 조처가 뒤따를 것이고, 몇 주가 아니라 며칠 안에 그럴 것이다.” 러시아 대통령과 가까운 지도적 정치인들과 기업인들이 이 조처에 걸릴 수 있다.

그러나 영국은 겉보기와 달리 세게 나갈 생각은 없다. 영국의 금융 중심가에는 러시아에서 온 자금이 매우 많기 때문이다. 여윳돈이 1백만 파운드 이상 있는 기업인이라면 누구든 “투자자 비자”를 살 수도 있다. 현재 민사 법정에서 일하는 영국인 변호사들은 일감의 60퍼센트를 러시아·동유럽계 고객들에게서 받는다. 러시아계 기업 50개 이상이 런던증권거래소에서 거래를 한다.

유럽연합한테 러시아는 미국과 중국에 이어 세 번째로 중요한 교역국이다.

곡창지대

러시아는 서방의 지원을 받는 새 우크라이나 정부가 들어섰다고 상황이 완전히 끝난 것은 아니며, 서방의 제안은 “쿠데타로 조성된 상황을 바탕으로” 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나토는 우크라이나의 상황을 주시하고자 영국과 독일에서 폴란드와 루마니아로 정찰기를 보내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우크라이나 동부에서는 친러시아 시위대가 지방정부 청사로 행진하며, 지난 주말 크림반도의 “형제들”이 했듯이 자신들도 러시아로 병합될 수 있게 도와 달라고 러시아에 요청했다. 러시아어 사용자가 다수인 도네츠크에서는 시위대가 6일에 구속된 자칭 “시민 주지사” 파벨 구바레프[친러시아 인물]를 석방하라고 요구하며 정부 청사 앞에서 경찰과 충돌했다. 시위대 2천여 명은 우크라이나에서 분리 독립할 수 있도록 도와 달라고 푸틴에게 호소했다.

옛 소련의 “곡창지대”였던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의 뒷마당으로 남을지 유럽연합의 품으로 들어갈지를 두고 분열이 일어나고 있다.

우크라이나 위기는 전 대통령 빅토르 야누코비치가 러시아의 구제금융을 바라며 유럽연합과 하던 협상을 막판에 뒤집은 2013년 11월에 터졌는데, 불안정은 여전하다. 예컨대, 3월 8일에는 유럽안보협력기구 소속 군사감시단이 크림반도로 들어가려다 총격이 발생해 발걸음을 돌린 일이 있었다.

우크라이나의 대중운동은 처음에는 올리가르히의 이해관계에 이용됐는데, 이제는 거대 열강이 벌이는 각축전에서 이용되는 노리개가 되고 있다.

출처: 영국의 혁명적 좌파 신문 <소셜리스트 워커> 2394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