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자연대'가 4월 7일에 발행한 리플릿에 실린 글입니다.


전기 조합원 고(故) 조상만 동지가 강제전출의 불안감을 호소하며 목숨을 끊은 비통한 일이 벌어졌다. 그럼에도 철도공사는 바로 다음 날 인사위원회를 열어 720명 강제전출을 결정했다.

고인의 죽음은 강제전출이 노동자들의 삶을 망가뜨리는 비인간적인 짓임을 비극적으로 보여 줬다. 강제전출은 가족과의 생이별이나 장거리 출퇴근, 오랫동안 쌓은 숙련도와 동료와의 관계 파괴, 새로운 업무와 환경에 적응해야 하는 고통으로 노동자들을 내몬다.

이 때문에 철도 노동자들은 “강제전출은 무엇보다 더 우리에게 중요한 문제다. 그래서 어느 때보다 조합원들의 자발적 파업 동참 의지가 크다.” 하고 말해 왔다.

고인의 죽음으로 ‘시설, 역, 전기 분야는 이미 순환전보를 해 왔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는 말이 사실이 아니라는 것도 분명해졌다.

본인의 의사와 무관하게 낯선 곳으로 쫓겨나는 게 괜찮은 노동자가 있을 리 없다. 시설과 전기, 역 노동자들은 강제전출이 외주화 등과 연결돼 고용을 더 불안하게 할 거라는 점을 우려해 왔고, 차량과 운전 직종 파업이 시작되면 동참할 채비를 하고 있었다.

 사측은 강제전출을 강행하면서 ‘인력 불균형 해소’라는 새로운 명분도 만들어냈다.

그러나 인력이 남는다는 말은 완전한 헛소리다. 기관사들은 “매일 미할당 다이아가 속출하고 주말이면 쏟아지는 임시 열차에 사람이 없어 연가도 불허하는데 무슨 인력이 남는다는 것인가”, “사람이 남으면 도대체 왜 한 달에 세네 번 휴일 근무를 시키느냐” 하고 항변한다.

차량 역시, 지난 10년 동안 정비 인력이 2천여 명 줄었다. 그래서 검수 주기를 연장하거나 심지어 생략하는 일이 다반사로 벌어졌고, 노동강도는 대폭 강화됐다.

게다가 사측은 강제전출을 정기적으로 시행하려 한다. 언제든 사측에 밉보이면 다른 곳으로 쫓아낼 수 있다는 협박과 다름 없다. 강제 전출이 현장 통제의 수단인 까닭이다.

비열한 이간질

정부와 철도공사는 현장조합원들의 분노와 저항이 매우 크자, 직종, 지역, 지부를 서로 이간질해 각개격파하려 한다.

기관사와 차량 노동자들의 파업을 무마시키고자 이들 직종의 강제전출 규모를 줄이고 일시 뒤로 미루면서, 시설·역·전기 직종의 강제전출은 대규모 강행했다. 또, 기관사·차량 직종의 이번 강제전출은 서울에 집중됐다.

그러나 이에 맞서 파업을 결의한 기관사들의 지적처럼, 사측의 이간질은 전형적인 조삼모사다. 지금 당장 명단에 포함되지 않았다 해도 강제전출은 곧 모든 지부들에 닥칠 문제다. 지금 단결해서 맞서지 못하면 점차 강제 전출이 확대돼, 나중에 남은 직종과 지부들이 싸우려 할 때는 훨씬 더 고립되고 어려운 조건에 처하게 될 것이다.

지금 철도노조의 투쟁력은 중요한 시험대에 올라 있다. 정부와 철도공사는 철도노조를 길들이고 조직력을 약화시키려 한다. 물류 분리 등 분할 민영화 공격을 앞두고 강제전출을 사활적으로 추진하는 이유다. 따라서 강제전출 저지가 앞으로의 세력관계에서 중요하다.

철도노조는 23일 동안의 영웅적 파업으로 정부와 계급 대리전을 펼친 중요한 작업장이다. 지금도 정부는 경제 위기 상황에서 노동계급에 대한 파상 공세를 밀어붙이려 하는데, 이를 위해 철도노조를 본보기로 삼고 이곳부터 꺾어 놓으려 한다. 따라서 철도 노동자들이 이 시험대를 잘 통과하는 것은 단지 철도만이 아니라 노동계급 전체를 위해서도 중요하다.

지금 투쟁에 나선 여러 지부들은 전국의 철도 조합원들에게 “지역과 직종을 넘어서, 소속을 넘어서 함께 투쟁에 나서자”고 호소하고 있다. 이것이야말로 노동자들을 이간질해 각개격파하려는 사측에 맞서 우리가 승리할 수 있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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