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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예퇴직’, 임금·복지 축소, 아웃소싱:
KT ‘구조조정’ 중단하라

KT 경영진이 4월 8일 ‘명예퇴직’, 복지 축소, 아웃소싱 등을 담은 ‘구조조정’안을 전격 발표했다. 이는 또다시 노동자들의 대대적인 고통을 예고하는 것이다. 게다가 친사용자 노조 집행부가 이를 그대로 승인해 현장조합원들이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사진 출처 KT민주동지회

이번에 발표된 노사합의서를 보면, 사측은 기존의 근무 기간 20년 이상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분기별 ‘명예퇴직’ 제도를 폐지하고, 15년 이상자들을 대상으로 ‘특별 명예퇴직’을 실시하기로 했다.

노동자들이 학자금 지원을 받기 위해 사측의 압박을 버티며 ‘정기 명예퇴직’을 기다리는 것을 차단하려고 대학 학자금 지원도 전면 폐지하기로 했다.

또, 내년부터 임금피크제도 도입해 고령 노동자들의 임금을 삭감하기로 했다.

더구나 ‘사업 합리화’를 명목으로 가정용 통신 분야의 영업, 개통·A/S 등의 업무를 자회사로 이관(아웃소싱)하기로 했다. 1만여 명의 일자리가 위태로워진 것이다.

사측과 노조 집행부는 이런 결정이 ‘경영 위기에 따른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호도하고 있다. 하지만 지난해 KT의 적자는 차세대 전산시스템 개발사업(BIT사업)에 따른 손실액 2천7백억 원을 임의로 회계 처리해 만들어 낸 것이다. 이는 전적으로 전임 회장 이석채를 비롯한 낙하산 경영진의 경영 실패에 따른 것이다.

그런데도 비리 주범 이석채는 구속 수사도 피해 가며 지난해에만 30억 원 가량을 연봉으로 챙겨 갔다. 이런 자들은 놔두고 아무런 책임이 없는 노동자들에게 고통을 떠넘기려는 것이다.

배신적 합의

고약하게도, 친사용자 노조 집행부는 사측의 이런 구조조정안을 승인해 버렸다. 단협에 보장된 고용과 복지를 다 내줘 놓고는 조합원 찬반투표조차 생략했다.

이 때문에 현장에선 조합원들의 등에 칼을 꽂은 노조 집행부의 배신적 합의에 대한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 노조 내 민주파 활동가들이 모인 KT민주동지회가 문자 전송을 통해 실시한 긴급 조합원 설문조사에서 참가자 2천5백여 명의 95퍼센트가 구조조정에 반대 의사를 표명했고, 91퍼센트가 집행부를 탄핵해야 한다고 답했다.

지난 십수 년간 이어진 KT 구조조정의 역사는 민영화의 폐해를 그대로 드러낸 끔찍한 잔혹사였다. 민영화 이후 2003년에 5천5백여 명, 2009년에 6천여 명이 ‘명예퇴직’이라는 이름으로 직장에서 쫓겨났다. 이런 식의 구조조정을 여러 차례 거치면서 민영화 이전 6만 명이 넘던 직원 규모는 3만여 명으로 반토막 났다. 남은 직원들도 노동강도 강화, 실적 압박, 임금·복지 삭감에 시달렸다.

친사용자 노조 집행부는 이런 회사 정책의 믿음직한 파트너 구실을 해 왔다. 그들은 조합원들의 일자리와 노동조건을 지키려 하기는커녕 사측의 공격을 정당화하고, 이를 비판하는 조합원들의 입에 재갈을 물려 왔다.

그런 노조 집행부가 말하는 ‘고통 분담’이 아니라 단결된 투쟁만이 일자리와 임금을 지켜낼 수 있다. 민주동지회는 조합원들의 분노를 모아 구조조정에 맞서기 위한 투쟁을 시작했다.

민주동지회는 일자리와 노동조건을 지켜야 한다는 조합원들의 목소리를 모아 구조조정안 파기와 위원장 탄핵을 위한 총회 소집을 요구하는 서명운동을 전개하는 등 구조조정에 맞선 투쟁을 건설해 가기로 했다. 이 속에서 배신적 야합을 한 지도부도 심판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