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정부는 국가직 시간선택제 공무원 2백8명을 채용하겠다고 공고했다. 전체 응시자 중 여성 지원자가 74.3퍼센트였고, 그중 83퍼센트가 30~40대였다. 

정부는 올해 채용하는 지방공무원 1만 3천7백1명 중 6백84명을 시간선택제로 채용한다는 계획이다. 일반행정직·사회복지직·사서직뿐 아니라, 세무직·간호직·운전직도 해당된다.

정부와 기업주 언론은 ‘미혼 여성 10명 중 9명이 시간선택제 일자리 원한다’며, 경력 단절 여성에게 일과 가정이 양립할 기회를 주는 제도인 양 시간선택제를 포장한다. 하지만 여성들은 시간선택제 일자리를 원해서가 아니라 어쩔 수 없이 선택한다.

2010년 이명박 정부는 공무원 본인의 신청으로 일정 기간 시간제로 근무할 수 있는 유연근무제를 시행한 바 있다. 유연근무제는 공무원 노동자들에게 전혀 호응을 얻지 못했다. 안전행정부가 발표한 ‘2013년 시간제공무원 현황’(교원 및 교육자치단체 제외)을 보면, 국가 및 지방공무원 중 전일제에서 시간제로 전환한 사람은 1백63명에 불과했다. 집안 사정이 있고 육아 부담이 큰 사람들도 거의 선택하지 않았다. 보수가 대폭 감소돼 생활수준이 떨어지는 문제, 늦게까지 일하는 부서에서 먼저 퇴근해 눈칫밥 먹는 신세가 되는 문제, 근무 시간이 짧은 만큼 다른 동료들에게 업무 부담을 주는 문제 등이 있었기 때문이다.

눈칫밥

이런 시간제 일자리를 강요하는 것은 사실 여성에게 저임금을 받으면서 육아와 집안일을 모두 하라는 것밖에 안 된다.

보육 시설이 잘 갖춰진 스웨덴에서는 기혼 여성들도 전일제 일자리를 선호해 여성의 시간제 일자리가 오히려 줄어들고 있다. 

또, 지난해 사회복지 공무원 4명이 자살하고 1명이 과로로 죽은 것에서도 보듯이, 우리 나라 전일제 공무원 수는 OECD 평균에 견줘 형편없이 적다. 이를 늘리는 게 중요하다.

공무원노조는 정부가 밀어붙이는 시간선택제 공무원 도입을 단호히 반대하고, 공공부문의 시간제 도입 저지 투쟁, 시간제 교사 제도 도입 저지 투쟁, 보건의료 부문의 시간제 일자리 저지 투쟁 등과 함께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