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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평 〈블랙딜 : 누구를 위한 민영화인가〉:
생생하게 전하는 7개국 민영화 탐방기

블랙딜

민영화 문제를 다룬 다큐멘터리영화 〈블랙딜 : 누구를 위한 민영화인가〉가 곧 개봉한다. 이 영화는 〈우리 학교〉, 〈워낭소리〉의 고영재 감독이 총괄 제작자를 맡았고, 많은 사람들의 모금으로 만들어졌다.

〈블랙딜 : 누구를 위한 민영화인가〉는 7개 나라를 발로 뛰며 민영화의 폐해를 생생하게 담았다.

철도 민영화 이후 매년 3~5퍼센트씩 요금이 인상된 영국, 기차역이 없어지고 노선이 폐지돼 마을 공동체까지 파괴된 일본, 전기가 너무 자주 끊겨 전기를 빨리 복구해 달라는 시위가 일상이 된 아르헨티나, 노동자들이 거의 6개월을 꼬박 일해야 겨우 낼 수 있을 만큼 등록금이 비싼 칠레…

세월호 참사의 아픔이 진행형인 지금, 〈블랙딜〉은 민영화가 제2, 제3의 세월호 참사로 이어질 수 있다는 사실도 보여 준다.

영국에서는 철도 민영화 이후 열차 추돌 사고가 잇달아 발생했다. 수백 명이 죽고 다쳤다. 회사가 돈을 아끼려고 철로 안전장치를 꺼 버렸기 때문에 생긴 일이었다. 일본에서도 열차 사고가 잇따랐다. 열차 사고를 낸 회사의 사훈은 “돈 버는 게 제일”이란다.

아르헨티나의 현실은 민영화의 종착역이라 할 만하다. 아르헨티나는 일본에서 30~35년을 쓴 노후한 열차를 수입해 운행한다. 창문은 닫히지도 않는다. 출퇴근 시간에 콩나물 시루처럼 사람들이 가득 차면 문을 닫지도 않고 열차를 운행한다.

세월호 참사 연상케 함

2012년 아르헨티나에서 51명이 죽는 큰 사고가 발생했다. 당시 22살이던 루카스도 이때 희생됐다. 정부는 열차 안에 있던 시신을 사흘이 지나서야 발견했다. “비극이 일어나게 한 것도 모자라 찾지도 않고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됐어요. 루카스의 상황은 정부가 우리를 버렸다는 사실의 증거가 된 셈이죠.” 루카스 어머니의 눈물을 보며 세월호 사건이 자연스럽게 떠올랐다.

연금 민영화는 민영화가 한 사람의 노후를 망쳐 버릴 수 있다는 것을 보여 준다. 칠레의 85세 호세 할아버지는 45년을 꾸준히 일했고 연금을 부었다. 그러나 은퇴 후 받은 돈은 우리 돈으로 22만 원밖에 되지 않았다. 피노체트 독재정권이 국민연금을 민영화했기 때문이다. 민간연금 회사들은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받은 돈의 60퍼센트를 광고비로 썼고 그 피해는 고스란히 연금 수급자들에게 돌아왔다.

정부와 기업주들은 민영화가 효율과 발전을 낳는다고 말한다. 그러나 영화는 민영화의 배후에 언제나 검은 거래, ‘블랙딜’이 숨어 있다고 말한다. 세계적인 물 기업 수웨즈사는 프랑스의 한 시장에게 약 28억 6천만 원을 뇌물로 제공했다는 사실이 들통났다. 아르헨티나에서도 항공, 석유, 수도, 은행, 통신, 가스, 방송 등을 민영화하는 과정에서 부패가 드러났다.

칠레의 한 대학생은 민영화를 본격적으로 추진하려는 한국에 이런 메시지를 전한다. “한국인 여러분, 안녕들 하십니까? 제가 한국인 여러분께 드리고 싶은 메시지는 한국에서 민영화가 되지 않도록 싸우시기 바란다는 것입니다. 만약 민영화가 된다면 우리가 얻는 것이라고는 사회 불평등뿐입니다.”

〈블랙딜〉은 7월 3일 개봉을 앞두고 시사회와 공동체 상영 등을 진행하고 있다. 민영화 문제를 알리고자 하는 사람들의 많은 관심이 기대된다.

공동체 상영 방법 공식 웹사이트에서 신청 문의: (주)인디플러그, 070-7019-037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