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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파업을 예고한 케이블방송 노동자들

민주노총 서울본부 희망연대노조 소속 3개 지부(씨앤앰 정규직·비정규직, 티브로드 비정규직) 케이블방송 노동자들이 6월 공동 파업을 예고하고 있다. 노동자들은 생활임금 보장, 다단계 하도급 금지, 정규직화, 매각 시 고용보장 등을 요구하고 있다.

노동자들은 사측이 요구를 수용하지 않으면 “월드컵이 열리는 동안 강력한 투쟁에 나설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TV 시청이 늘어나는 시기에 쟁의를 벌여 타격을 주겠다는 것이다.

4월 12일 케이블방송 노동자 공동투쟁 결의대회 ⓒ사진 조승진

지난 몇 년간 씨앤앰과 티브로드 노동자들은 노동조합을 건설하고, 파업·투쟁을 벌여 노동조건을 개선해 왔다. 그러나 노동자들의 처지는 여전히 열악하다. 노동자들은 적은 임금과 장시간 노동으로 고통받고 있다. 이런 이중고를 없애려면 ‘생활이 가능한 임금’이 보장돼야 한다. 기업들은 매년 수백억 원에서 수천억 원의 수익을 올리는데, 왜 노동자들은 낮은 임금을 참아야 하는가.

또 케이블방송 기업주들은 영업·설치·수리를 하는 노동자들을 직접 고용하지 않고 협력업체를 통해 간접고용하고 있다. 간접고용은 노동자들에게 열악한 노동조건을 강요하고, ‘진짜 사장’은 어떤 책임도 지지 않는 고용 형태다. 이 때문에 케이블방송 비정규직은 원청의 직접 고용과 정규직화를 요구하고 있다.

그런데 원청들은 노동자들의 정당한 요구를 수용하기는커녕 오히려 다단계 하도급(원청-협력업체-재하도급업체)을 암암리에 확대하고 있다.

다단계 하도급이 증가하는 이유는 케이블방송 기업 간의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기 때문이다. 기업주들은 시장 점유율을 높이려고 노동자들에게 영업을 강요했다. 노동자들이 노조로 뭉쳐 이를 거부하자 외주업체를 끌어들이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는 노조를 압박하려는 의도도 있을 것이다. 일부 협력업체 사장들은 “파업하면 외주업체에 일을 넘길 것”이라며 노동자들을 협박하고 있다. 재하도급 확대는 더 열악한 저질 일자리를 늘린다는 점에서도 중단돼야 마땅하다.

매각을 앞둔 씨앤앰 노동자들에게 고용보장 요구는 절실하다. 씨앤앰 사측은 고용보장을 약속하면 매각 대금이 깎인다며, 보장을 거부하고 있다. 오히려 무리하게 가입자를 늘리고, 구조조정해 매각 대금을 높일 생각만 하고 있다.

시장 경쟁이 치열한 상황에서 사측도 쉽게 물러서지 않을 것이다. 지난해 노동자들에게 밀렸던 것을 만회하려 더 악랄하게 굴 수도 있다.

그러나 현재 상황은 노동자들에게 결코 불리하지 않다. 노동자들은 지난해 파업·투쟁으로 조직과 의식을 강화했고, 자신감과 사기도 높다. 비정규직 투쟁에 대한 사회적 지지가 높다는 점도 노동자들에게 유리한 점이다. 게다가 세월호 참사 이후 박근혜 정부를 향한 분노가 KBS 파업 등 노동자 투쟁으로 이어지고 있다.

케이블방송 노동자들의 공동 투쟁은 곧이어 벌어질 SK브로드밴드와 LG유플러스 비정규직 노동자 투쟁에도 많은 영향을 미칠 것이다. SK브로드밴드·LG유플러스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노조 활동 보장, 노동시간 단축, 불법적 임금 차감 금지 등 노동조건 개선을 요구하고 있다.

SK브로드밴드, LG유플러스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올해 희망연대노조에 가입했다. 조합원은 벌써 2천여 명에 이른다. 노동조합 건설 이후 SK와 LG 사측은 조합원 불이익 주기, 위장폐업과 ‘소사장제’로 업체 분할, 개별 면담을 통한 회유와 협박, 교섭 지연과 불이행 등 온갖 치졸한 탄압을 가하고 있다.

두 회사의 정규직 노동자들이 비정규직 투쟁을 연대한다면 비정규직 노동자도 큰 힘을 받을 것이다. 씨앤앰 정규직과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아름다운 연대’와 공동 투쟁으로 승리한 경험이 있다.

케이블방송·통신 노동자들의 투쟁에 지지와 연대를 보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