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금속노조 임단협의 핵심 쟁점은 단연 통상임금이다. 최근 시작된 현대·기아차 임단협 교섭에서도 노조는 통상임금 확대, 노동시간 단축(오전·오후 8시간 근무제), 정년연장 등을 요구했다.

그런데 사측은 경제 위기 속에서 쉽게 양보하지는 않겠다고 벼르고 있다. 현대·기아차 부회장 윤여철은 “통상임금은 절대 양보 없다”고 했다.

현대차 사측은 최근 공격적인 3대 요구안까지 제시했다.

우선 사측은 통상임금은 절대 양보하지 않으며 오히려 성과 중심의 직군제로 임금체계를 개악하려고 한다. 박근혜 정부가 지난 3월 발표한 ‘임금체계 개편 매뉴얼’ 등을 볼 때, 이는 임금피크제 도입과 함께 중장기적으로 직무평가와 성과에 기초한 차등임금제를 실시하자는 것이다. 이윤 극대화를 위해 인건비를 낮추고 차등 임금으로 노동자들의 단결을 해치려는 것이다.

사측은 이와 함께 생산성과 품질 향상을 강조했다. “글로벌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생산성·품질 경쟁력 제고가 필수”라는 것이다. 노동강도를 높이고 노동자들을 더 쥐어짜 수익을 늘리겠다는 뜻이다.

사측은 노사가 함께 자동차 판촉 활동을 하자고도 제안했다. 이는 노조에 “책임 있는 동반자 역할”을 요구하며 노사협조주의를 부추기고 임금·노동조건 개선 등의 요구와 투쟁을 자제시키고자 하는 것이다.

요컨대, 사측은 세계 자동차 기업들의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는 상황에서 강경한 태도를 고집하는 것이다.

경쟁 격화

박근혜 정부도 6월 국회에서 통상임금 확대를 제한하는 내용으로 근로기준법 개악을 추진할 가능성이 있다. 퇴직자들에게까지 정기상여금을 지급하는 규정이 있는 경우에만 정기상여금을 통상임금 범위에 포함시키겠다는 것이다.

이는 지난해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 이후 노동부 지침에서 정부가 제시해 온 방향이기도 하다.

이렇게 되면 현대차를 비롯해 전체 사업장의 3분의 2에 해당하는 노동자들이 피해를 입게 된다. 정부는 4월 국회 노사정 소위에서 시행령 개정이라는 꼼수를 부릴 가능성도 얼핏 내비쳤다.

따라서 지금부터 이에 맞서 투쟁해야 한다. 정부가 법·제도 정비로 자본가들을 편들려는 마당에, 손 놓고 있어서는 안 된다. 파업이라는 실질적 무기를 사용해야 한다.

아쉽게도 그동안 금속노조와 현대·기아차지부 지도부는 통상임금을 임단투 때 대응할 문제로만 대처해 왔다. 그 틈을 이용해 정부와 자본은 일부 사업장에서 취업규칙을 변경하고, 임금체계 개악(직무성과급제, 신입사원 임금삭감, 임금피크제 등)까지 준비하고 쟁점화해 왔다.

통상임금은 단위 사업장 임단투의 주요 쟁점일 뿐 아니라, 법·제도를 둘러싼 갈등이 벌어지는 정치적 쟁점이다. 이는 경제 위기의 고통을 노동계급에게 전가하려는 지배자들의 공격의 일부다. 따라서 금속 노동자들이 단결해 6월부터 힘 있게 투쟁하며 7월 말 시기집중 임단투로 이어가야 한다.

체불 임금

한편, 최근 대법원은 한국GM 노동자들의 통상임금 체불소송에 대해 ‘신의칙’ 적용 여부를 재심리하라고 파기환송 조치했다. 재판부는 체불임금 지급으로 “회사가 중대한 경영상의 어려움에 처할 여지가 있다”며 사실상 사측의 편을 들어 줬다.

물론 서울지방법원이 아시아나항공 소송에선 노동자들의 손을 들어 줬지만, 결코 안심할 수 없다.

법원 판결만 쳐다 보고 있어서는 도둑맞은 통상임금과 미래의 임금까지 모두 빼앗길 수 있다. 현대·기아차지부는 통상임금 소급적용 문제를 소송으로만 대처하려 해서는 안 된다.

올해 임단투의 또 다른 핵심 쟁점은 8+8 조기 도입이다. 사측은 8+8 도입에 앞서 생산량 만회를 위해 곳곳에서 시간당 생산대수를 늘리려 한다. 한편으로는 이중임금제와 임금피크제 도입 등도 시도하고 있다.

이런 임금체계 개악 시도와 노동강도 강화에 맞서야 한다. 실노동시간 단축을 위해서는 월급제 도입 요구도 중요하다.

지금 정세와 현장 조합원들의 분위기는 나쁘지 않다. 지방선거에서 여권이 패배했다. 현대기아차지부 대의원 대회 결과를 보면, 현장의 불만이 많다는 점도 엿볼 수 있다. 예년보다 현장 발의 안건이 많았다. 기아차의 경우 현장 발의 안건이 단협 요구안에 상당히 많이 반영됐다.

지금부터 이런 불만과 요구를 잘 조직해 투쟁을 건설해야 한다. 특히 금속노조가 세월호 참사와 통상임금 법 개악, 비정규직 문제, 산업재해 등을 결합해 민주노총의 ‘6월 총궐기’에 앞장서야 한다. 이는 7월 시기 집중 임단투에도 좋은 밑거름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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