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5일 ‘대학 공공성 강화를 위한 대학 구조조정 공동 대책위(이하 ‘대학 공공성 공대위’)’가 주최하고 여러 학생단체들(한국대학생연합, 서울지역대학생교육대책위, 전국학생행진, 노동자계급정당추진위 학생위원회, 노동자연대 학생그룹, ‘대학, 안녕들하십니까’, 전국대학구조조정공동대책위)이 공동 주관한 2014 전국 대학생 구조조정 토론회가 이화여대에서 열렸다.

경기대, 대진대, 한림대, 배화여대, 항공대, 성공회대, 경희대, 한양대, 인하대, 인천대, 단국대 등 구조조정 쟁점이 있는 곳의 학생들이나 학생회 활동가들이 대거 참가했다. 배화여대 전통의상학과 학생들은 단체로 한복을 입고 와 자신들의 학과 폐과 문제를 알렸다. 학생 80여 명 외에도 성균관대와 이화여대에서 강의하는 비정규 교수도 참가했고, 교수노조와 대학노조도 연대사를 해 주기 위해 참가했다.

구조조정의 문제를 알리는 영상을 시청한 후 대학 구조조정의 문제점을 ‘대학, 안녕들하십니까’ 소속 양기원 활동가가 발표했다. 양기원 활동가는 대학 구조조정의 진정한 배경은 학령인구 감소 때문이라기보다 대학이 등록금 수익을 보전하려 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따라서 구조개혁 대상은 학생이 아니라 대학 자본이며 대학 정원감축이 아니라 재단의 이월적립금 환수 등을 통해 고등교육의 공공성을 보장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후 여러 학생단체들이 대학구조조정에 어떻게 맞서야 하는지 발표했다. 각 단체 활동가들은 정부와 대학 당국이 구조조정을 강행하는 명분과 논리를 잘 반박했다. ‘학령인구 감소로 인해 구조조정이 불가피하다’, ‘구조조정하면 대학 교육의 질을 높일 수 있다’는 주장이 얼마나 허구적인지와 대학 구조조정에 반대하기 위한 대안의 중요성도 토론됐다. 또 구조조정에 맞서기 위해 교수, 학생, 대학 노동자들과의 연대와 단결이 중요하다는 점, ‘대학 공공성 공대위’가 대학 구조조정 반대 서명운동을 벌이고 지역대책위를 건설하고 9월 말 큰 집회를 열자는 의견도 나왔다.

저항 경험

투쟁 사례를 공유하는 시간에는 임승헌 경기대 총학생회장이 지난해와 올해 상반기에 학과 구조조정에 맞서 경기대 서울캠퍼스 학생들이 어떻게 저항했는지 생생하게 발표했다. 대학 당국의 비민주적이고 졸속적인 구조조정 추진에 분개한 학생들의 성토도 이어졌다. 한림대 사학과 남현우 씨는 “우리 과가 통폐합된다는 사실을 신문기사를 보고서야 알았다”며 “총학생회에서는 이 문제로 아무런 대응을 하지 않아 답답해서 토론회에 왔다” 하고 말했다.

발표자들의 연설이 끝난 후 참가자들은 조를 나누어 분임 토론을 진행했다. 조별 토론에서는 대학들이 구조조정을 추진하는 명분에 대해 학생들이 어떻게 반박하는 것이 좋을지, 학내 구성원들을 단결시키기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 구조조정 반대 투쟁을 하면서 어려웠던 점, ‘대학 공공성 공대위’가 어떤 구실을 해야 하는지 등을 토론했다. 저녁 늦게 토론을 시작해 토론시간은 짧았지만 여러 조들에서 서로의 고민과 경험을 나누는 의미 있는 토론이 진행됐다.

조별 토론에서 경기대 총학생회장은 서울캠퍼스 학생들이 학교 당국을 압박하기 위해 수원캠퍼스의 총장실을 점거하고 수원캠퍼스 학생들의 지지를 얻기 위해 노력한 경험을 공유했다. 조별 토론이 끝난 후 조별로 한 명씩 나와 토론 결과를 발표하는 시간도 있었다.

고은총 단국대 총학생회장은 “대학 구조조정이 거의 매해 일어나므로 총학생회 등 학생 대표가 매년 바뀌더라도 학교 단위나 학과 차원에서 구조조정에 대응할 수 있도록 매뉴얼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개진했다. 노동자연대 학생그룹 서정은 활동가는 “각 대학들의 일방적인 구조조정 관련 경험들을 일반화시켜 공동대책위원회 차원에서 정부에 대항할 논리를 만들어가는 것이 필요하다” 하고 말했다.

전국 대학생 구조조정 토론회를 통해 대학생들의 높은 관심과 구체적인 문제의식을 확인할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