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선거 직후 단행된 인사 개편은 박근혜 정부의 향후 방향을 분명하게 보여 준다.

이번에 새로 임명·내정된 자들은 어김없이 극우·부패·친시장적 인물들이다. 박근혜는 이런 자들을 앞세워 세월호 참사로 잠시 미뤄뒀던 민영화, 공공부문 구조조정 등의 공격들을 밀어붙이려 한다. 동시에 진보 교육감 대거 당선에서 드러난 대중적 반감과 저항은 탄압으로 억누르려 할 것이다.

경제부총리로 지명된 최경환은 “친박” 실세이자 노골적인 신자유주의자이다. 연금 개악 필요성을 줄곧 말한 안종범을 경제수석에 앉힌 것은 공무원연금 개악에 속도를 낼 것임을 예상케 한다.

‘공안통’들의 임명은 노동자 저항을 힘으로 누르겠다는 선포이다. 민정수석으로 임명된 김영한은 법무부 장관 황교안 라인이자 강정구 교수를 구속·기소한 전력이 있다. 국정원장 내정자 이병기는 김영삼 정권 당시 안기부(국정원의 전신) 소속으로 김대중 북풍 조작 사건[김대중-북한 연계설 기자회견 조작 사건]의 일부였다. 잊을 수 없는 부패 사건인 한나라당 “차떼기”의 주요 인물이기도 하다.

‘국가 개조’의 실체

학생인권조례에 반대하고 역사 교과서 좌편향 운운하던 김명수를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으로, 뉴라이트 옹호론자 송광용을 교육문화수석으로 지명했다. 박근혜 정권의 정통성을 확인하고 교육에서 국가주의 이데올로기를 강화하겠다는 것이다. 진보 교육감 대거 당선에 대한 박근혜의 답이다.

비난이 들끓고 있는 극우 언론인 문창극을 “국가 대개조의 적임자”로 치켜세우며 국무총리로 내정한 이유도 다르지 않다.

막말 화수분 같은 문창극은 경제 성장, 즉 자본주의 발전이 우선이라는 우파의 핵심 가치를 숭상한다. 일제 지배가 “하나님의 뜻”이고 박정희는 “위대한 시대의 정점”이라 찬양하는 것은 이 때문이다.

그런데 자본주의 발전을 이루려면 노동자들을 ‘효과적’으로 착취하고 통제·탄압해야 한다. 그래서 이 자는 “굴종은 정부의 권위만 떨어뜨린다”며 노동자 투쟁에 단호히 맞설 것을 주장해 왔다. 용산참사 살인 진압의 책임자 “김석기를 살려야 한다”며 국가 폭력을 철저히 옹호한 것도 마찬가지 이유다.

또한 무상급식 같은 작은 복지 확대에도 부들부들 떨고, “평등에 발목 잡히지 말아야 한다”며 의료와 교육 시장화를 부르짖었다. 복지 삭감과 민영화 확대 등 박근혜 정부의 공격 방향과 정확히 일치하는 인물이다.

한편, 이번 개편에서도 김기춘은 살아 남았다. 박근혜는 ‘선출되지 않은 대통령’ 김기춘과 손잡고 한국 자본주의 위기의 책임을 노동계급에게 떠넘기겠다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다.

박근혜가 노동자들에게 선전포고를 한 만큼, 노동운동도 여기에 맞설 채비를 갖춰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