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방 지배자들은 이라크에서 1조 달러나 퍼부으며 전쟁을 벌인 이유가 ‘테러와의 전쟁’을 위해서였다고 말했다. 그러나 11년 전 서방의 이라크 침공은 오늘날 서방과 그 지역 사람들에게 악몽 같은 결과를 낳았다.

시리아 알레포에서 이라크 바그다드 교외까지 포괄하는 “슈퍼 테러 국가”가 탄생했다. 2003년 침공이 미친 짓이었음을 보여 주는 가장 강력한 증거이다.

‘이라크·레반트 이슬람 국가’(ISIL)가 이 지역을 지배한다. 알카에다조차 이 단체를 너무 “극단적”이라고 비난했다.

이들은 대담하게도 이라크 제2의 도시인 모술과 여러 수니파 무슬림 도시들을 장악했고, 그 때문에 이 지역 일대는 충격에 빠졌다.

지금 이라크는 시아파와 수니파 사이의 내전이라는 낭떠러지 앞에 서 있다. 종파 간 내전은 더할 나위 없이 참혹한 결과를 낳을 것이다. 또한 [이라크 북부] 키르쿠크를 둘러싸고 쿠르드족과 아랍인 사이에 종족 간 전쟁을 촉발할 수도 있다. 키르쿠크는 이라크의 가장 큰 유전지대에 위치해 있고 여러 종족이 섞여 있다. [키르쿠크는 한국의 자이툰 부대가 파병될 뻔 했던 곳이기도 하다.]

쿠르드족은 키르쿠크를 미래 독립국가의 수도로 삼으려 한다. 그래서 이라크 군이 기지를 버리고 달아난 뒤부터 그 도시를 장악하고 있다.

터키와 이란이 이런 갈등에 엮이게 되고, 미군과 조율해 공동의 적에 맞설 수도 있다. 이란과 미국의 공동 대응은 실로 기묘한 일이 될 것이다. 벌써부터 이란 혁명수비대가 바그다드의 주요 시아파 성지에서 보이기 시작했고, 미국은 무인폭격기 공습을 준비 중이라는 소식이 들린다.

미국이 만든 이라크 군이 사실상 해체됨에 따라 [미국] 네오콘과 [영국] 블레어 진영은 “군사적 선택”을 운운하고 있다. 이 낯짝 두꺼운 자들이야말로 재앙을 만든 장본인이다. 심지어 그들은 2011년에 철군하지 말았어야 한다고도 주장한다.

이라크에서 새로운 종파 간 내전이 급증한 것은 점령의 결과이다. 또한 서방이 2004년 이라크의 민족적 저항을 물리치기 위해 사용한 전술의 결과이다.

당시 미국과 그 동맹들[한국도 포함된다]은 이라크에서 민족 해방 운동이 자라는 것을 막고 운동을 분열시키기 위해 종파 간 갈등을 교묘하게 조장했다.

분열 전략

시아파와 수니파 무슬림이 단결할 조짐이 보이자 점령 세력은 분열 전략을 실행에 옮겼고 성공했다. 국가 기구를 분할해서 시아파의 정당들에 이라크를 넘긴 것이다.

분열 전략의 다른 측면은 이른바 “이라크의 아들들” 운동을 만든 것이다. 이 부족 민병대들은 수니파가 다수인 지역을 평정하면 나중에 이라크 정부가 수립될 때 한몫 챙길 수 있을 것이라는 약속을 받았다. [▶관련 기사 - 본지 3호 ‘이라크 불안정으로 곤경에 처한 미국의 계획’] 미군의 대규모 증파와 맞물려 이 전략은 먹히는 듯했다.

그러나 바로 이 “증파 전략”이 종파 간 분쟁을 촉발했다.

그로 인한 폭력은 2007년에 최고치에 달했다. 당시 이라크에 주둔한 미군 규모도 최고치에 달해 16만 6천3백 명이었다(2007년 10월).

이것만 봐도 미국이 종파 간 전쟁을 막아 왔다는 것은 거짓말이다.

점령 속에서 등장한 이라크 정부는 부패했고 강도 높은 분열 정책을 실시했다. 이라크 총리 누리 알 말리키는 소수파인 수니파를 배제하고 북부의 쿠르드족 자치지역을 위협해 갈등을 더 부추겼다.

투표권을 빼앗긴 수니파는 2012년 12월에 평화적인 시위를 시작했다. 이 시위는 “이라크의 봄”이라 불린다. 정부가 이 시위대를 공격해서 수십 명이 사망했다. 이후 말리키는 수니파 지역에 보안군을 대거 배치했다.

수천 명이 연행되고, 고문당하고, 죽었다.

말리키 정부에 대한 혐오가 큰 탓에 ISIL이 진격하자 보안군은 버티지 못하고 무너졌다. 지금 말리키 정부는 붕괴 일보 직전이다.

이처럼 상황이 암울하고 우려스럽게 전개되자, 이라크 최고 성직자 아야톨라 시스타니는 시아파가 수니파에 맞서 무장 투쟁을 벌여야 한다고 말했다.

해결될 전망이 별로 없는 이 유혈낭자한 종파 간 내전은 2003년 침공이 낳은 쓰라린 결과이다.

출처: 영국의 혁명적 좌파 신문 <소셜리스트 워커> 2407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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