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17일 티브로드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협력업체들의 직장폐쇄에 항의해 전면 파업에 돌입했다. 같은 희망연대노조에 소속된 씨앤앰 정규직과 비정규직 노동자들도 함께 전면 파업에 돌입해 진정한 연대를 실천하고 있다.
업계 1, 2위를 다투는 티브로드는 매출을 매년 수천억 원 올리고 있지만 노동자들의 노동조건은 열악하기 그지없다.
“15년 전 지역 유선방송에 있을 때 임금이 2백만 원이었습니다. 그런데 몇 번 사장이 바뀌더니 월급이 깎이고 깎여서 어느샌가 손에 쥐는 돈이 1백만 원 밖에 안 되더군요. 그 돈으로 어떻게 살겠습니까? 티브로드 같은 악랄한 기업에서 일하고 있다는 것을 참을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노조에 가입했습니다. 가족과 인간다운 삶을 살고 싶습니다.”(전주기술센터 조합원)
또한 노동자들은 감전, 추락 등 위험천만한 환경에 노출돼 있다.
“비나 눈이 오는 날에도 오토바이를 탑니다. 미끄러지기 일쑤죠. 곡예하듯 담을 타고, 전신주를 오르고, 지붕에서 일하는데 안전 장비도 주지 않아요. 지난해 비 오는 날 담벼락에서 일하다 떨어져 허리를 다쳤어요. 지난주에는 개에 물렸습니다. 회사에 말하면 ‘다치면 자기 손해’라고 ‘조심하라’고 한마디 하고 끝이에요. 원청은 ‘우리 직원 아니다’라고만 합니다.”(티브로드 10년 차 설치기사)
그래서 지난해 티브로드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노조를 만들고 처음으로 파업과 점거 농성을 벌여 승리했다.
하지만 노동자들의 처지는 여전히 열악하다. 또, 사측은 다단계하도급(원청-협력업체-재하도급)을 암암리에 늘려 왔다.
그래서 노동자들은 6월 10일부터 생활임금 보장, 다단계하도급 금지, 안전한 일터 등을 요구하며 기습적 시한부 파업에 들어갔다. 그러자 티브로드 협력업체는 일제히 “[파업으로] 회사의 피해가 상당한 수준”이라며 직장폐쇄를 단행했다.
사측은 노동자들이 기습적인 시한부 파업을 반복해 영업에 차질을 주는 것을 막고 싶었을 것이다. 정부의 규제완화로 몸집을 더 불릴 수 있게 된 티브로드는 가입자를 늘리는 데 목을 매고 있기 때문이다.
또, 사측은 지난해 경험을 돌이키며 노동자들에게 더 밀릴 수 없다는 심정인 듯하다. 사측은 노동자들에게 “파업을 철회하고 복귀하면 회사는 언제든지 직장폐쇄를 철회할 것”이라며 협박과 회유를 하고 있다.


원청


그러나 노동자들은 “우리가 뭉치면 얼마나 강력한지 보여 주겠다”(이시우 지부장) 하며 굳건히 파업을 이어가고 있다. 파업 참가율이 거의 1백 퍼센트에 달하고, 부산, 전주, 천안 등 지방의 노동자들은 열악한 잠자리도 마다하지 않고 상경해 투쟁하고 있다.
무엇보다 노동자들은 지난해 38일의 파업으로 승리한 경험이 있다. 그 과정에서 노동자들은 조직과 의식을 강화해 왔다.
“[회사는 파업으로] 막대한 손실을 입었다고 한다. 그러면 우리 노동자들이 그동안 하루하루 일하면서 막대한 이익을 가져다 주었다는 것 아니겠는가?
“그렇다면 응당 노동자들의 요구인 생활임금 지급과 노동조건 개선, 일터 안전 보장을 원청인 태광-티브로드와 협력사 사장들은 들어 줘야 하는 것 아닌가? 노동자들에게 더 치욕을 당하기 전에 태광-티브로드와 협력사 사장들은 오늘이라도 성실한 교섭에 응해야 할 것이다.”
“회사는 하루 일당 25만 원씩 주고 손해를 보면서까지 대체인력을 쓰고 있어요. 노조를 어떻게든 탄압하려는 것이죠. 그러나 우리는 이런 협박에 굴하지 않습니다.”
전반적 사회 분위기도 노동자들에게 불리할 것이 없다. 박근혜 정부는 세월호 참사에 이은 인사 참사로 곤경에 처해 있다. 민주노총은 6~7월 투쟁을 준비하고 있다. 대기업들이 간접고용을 확산하는 것에 대해 사회적 반감도 크다. 따라서 이런 점을 이용해 굳건히 파업을 유지한다면 승리의 기회를 잡을 수 있다.
이때 단결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2010년 직장폐쇄에도 굴하지 않고 두 달 동안 투쟁해 승리한 에스제이엠 정준위 수석부지회장은 이렇게 말했다.
“직장폐쇄를 당한 상황에서 승패의 관건은 투쟁 중인 조합원들의 이탈 여부입니다. 사측은 온갖 협박과 회유를 통해 조합원들에게 복귀하라고 종용했습니다. 그러나 노동자들은 똘똘 뭉쳤습니다”.
단결을 유지하면서 원청을 압박해야 한다. 협력업체들이 일사 분란하게 직장폐쇄에 나선 것이 원청의 지시 없이 가능했겠는가? 지난해 티브로드 노동자들은 과감한 본사 점거로 원청을 끌어내 결국 승리했다. 지난해 투쟁을 디딤돌 삼아 올해도 승리를 이어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