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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공공부문 노동자 1백50만 명이 파업을 벌이다

7월 10일 영국 공공부문 노동자 1백50만 명이 공동 하루 파업을 벌였다. 그리고 영국 전역에서 수백~수만 명에 이르는 집회가 열렸다. 공공서비스노조 (UNISON), 유나이트(UNITE: 운수일반노동조합과 통합기계공전자노조의 통합 노조), 영국일반노조(GMB), 교원노조(NUT), 공무원노조(PCS), 북아일랜드공공서비스동맹(NIPSA) 소속의 조합원들이 파업에 참가했다.

이 파업은 2011년 11월 2백만 명이 참가한 파업 이래 가장 큰 규모의 파업이었다. 2011년 이후로 영국 노동운동이 다시 부진했다는 점에 비춰 보면 이 파업은 가뭄에 단비 같은 소식이었을 것이다.

영국 사회주의노동자당의 주간 신문 〈소셜리스트 워커〉는 이렇게 전한다. “파업은 보수당 정부의 긴축에 대한 불만이 얼마나 큰지를 보여 줬다. 노동자들에게 정부를 뒤흔들 힘이 있다는 것도 보여 줬다.”

우파 정부에 맞서 런던 광장에 모인 노동자들 ⓒ사진 출처 〈소셜리스트워커〉

영국 노동자들은 2020년까지 공공부문을 2010년의 절반 수준으로 축소하려는 정부의 긴축에 맞서 파업에 나섰다. 공무원 노동자들은 일자리와 임금과 연금을 지키기 위해, 교사 노동자들은 성과급 도입에 반대해, 소방관 노동자들은 연금 대폭 삭감에 반대해 파업에 나섰다.

소방관 노동자들은 7월 10일 공동 파업을 시작으로 8일 동안 파업을 벌일 예정이다. 정부가 60세 이전에 퇴직하는 노동자들의 연금을 말 그대로 반 토막 내려 하기 때문이다.

최근 영국노총 TUC가 발표한 자료를 보면, 보수당 정부가 들어선 2010년 이래 공공부문 노동자의 임금은 해마다 2천 파운드(약 3백50만 원)씩 깎여 왔다.

2010년 이래 공무원 노동자의 실질 임금은 18퍼센트 줄었다. 이에 더해 일자리는 50만 개가 사라졌다. 또한 공무원 노동자 50만 명이 생활임금도 벌지 못한다.

이런 현실을 보건대, 영국 노동자들은 “싸우는 것 말고는 다른 도리가 없다”고 느낄 법하다. 그래서 이번 파업에 대한 노동자들의 호응은 높았다.

올해 가을에도 꽤나 큰 운동이 벌어질 듯하다. TUC는 긴축에 반대해 10월 18일에 시위를 벌이자고 호소했다. 공공서비스노조 소속의 국민의료보험(NHS) 노동자들도 가을에 파업을 벌일 계획이다. NHS 노동자들은 여름 동안 파업 찬반투표를 한다.

이번 파업에 참가한 노동자들은 정부의 공격에 제대로 맞서려면 하루 파업이나 시위로는 부족하다고 느낀다. 이번 파업의 성공과 노동자들의 정서를 보건대, 가을에 투쟁이 성공적으로 일어날 가능성은 있다. 집권당인 보수당도 부패 추문 등으로 강력한 상태가 아니다.

그러나 지난 몇 년 동안의 경험을 돌이켜보면, 영국 노동운동이 전진하려면 극복해야 할 문제도 있어 보인다. 2011년의 대규모 파업 이후 노조 상층 지도부는 투쟁을 건설하는 데 주저해 왔다. 아래로부터의 압력이 충분히 크지 않다면 이번 파업의 성공으로 생긴 기회와 동력도 유실될 우려가 있다.

2011년에도 그랬듯이, 영국에서는 이번 파업 이후 운동의 향방을 놓고 치열한 논쟁이 일어날 것이다.

노동당에 기댈 수도 없다. 노동당은 2010년 보수당한테 패배한 직후에는 좌파적 언사도 했지만 점점 우경화했다. 이제 노동당 지도부는 집권하더라도 공공부문의 임금을 1퍼센트 이상은 인상하지 않겠다고 한다. 이 수치는 물가인상률보다 낮은 것으로, 사실상 공공부문의 실질임금을 깎겠다는 것이다.

이런 상황은 혁명적 사회주의자들이 노동자들의 투지와 자신감을 높여 가을의 투쟁 계획을 현실화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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