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로 전환?

최근 반전 운동 내에서 좌파 민족주의 계열의 활동가들은 운동의 방향을 ‘반미 자주’ 운동으로 전환하려고 하고 있다.
이들은 “8·15를 계기로 현 단계의 마무리를 잘 하면서 굴욕적 용산 미군기지 이전협상 무효화투쟁, 한미군사훈련중단-주한미군전력증강반대 투쟁 등을 중심으로 주한미군철수투쟁으로 발전시켜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들이 운동의 방향을 이렇게 바꿔야 한다고 주장하는 이유는 현재 한반도에서 전쟁 위협이 커졌다고 보기 때문이다.
미국이 ‘북한인권법’을 통과시킨 후 한국 정부가 탈북자를 대규모로 받아들인 것과 한나라당의 박근혜가 ‘국가정체성’을 내세우는 것 등이 북한을 압박하기 위한 “심리전”이라는 것이다.
또한, 곧 있을 을지포커스렌즈 훈련, 림팩(RIMPAC) 훈련 등과 주한미군 재배치 계획이 북한에 대한 선제공격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러한 근거로 한반도 위기설을 주장하는 것은 너무 빈약해 보인다.
좌파 민족주의 활동가들이 인정하듯이 미국의 대북 정책은 한발 후퇴했다. 미국은 3차 6자회담에서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돌이킬 수 없는 방식’의 핵무기 검증 방식에서 ‘동시행동 원칙’을 일부 수용하는 입장으로 바뀌었다. 그러나 이것은 “북의 주동적 외교”의 결과가 아니라 미국이 이라크 점령 상황 악화로 이라크에 발목이 묶였기 때문이다.

발목

좌파 민족주의 활동가들이 미군의 재배치 계획을 대북 공격을 위한 포석이라고 보는 것은, 우익들이 그것을 한국에 대한 압박이라고 보는 것만큼 일면적이다. 미국은 두 개의 전선에서 싸울 여력이 없다. 그래서 급하게 주한미군 중 일부를 이라크로 파병해야만 했다.
또한 이들은 반전운동이 “주객관적 요인으로 한계에 봉착”했다고 본다.
이것은 지난해 4월 바그다드 함락 뒤 운동을 한반도로 옮기려 했던 때와 비슷하다. 그러나 사태를 인상적으로 보지 않는다면 바그다드 점령 뒤 이라크인들의 저항이 거세질 것이라는 점은 너무나 분명했다.
마찬가지로, 자이툰 부대의 파병이 기정사실화해 운동이 소강 상태에 접어들었지만, 한국군 주둔지인 아르빌과 이라크 북부의 상황은 일촉즉발의 상황이다. 한국군에 대한 공격이 계속된다면 반전 운동은 다시 탄력을 받을 것이다.
지금은 운동의 방향을 전환할 때가 아니다. 여전히 세계 정세의 핵심은 이라크이며 당분간은 그럴 것이다.
10월 17일에는 국제반전공동행동이 계획돼 있다. 이 집회는 미국 대선을 2주 앞두고 벌어지는 시위라서 정치적 의미가 더욱 각별하다. 이미 유럽 전역과 제국의 심장부인 워싱턴에서 대규모 시위가 조직되고 있다.
우리는 반전운동이 대중적인 운동으로 그리고 되도록 노동자들이 참가하는 운동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10월 17일은 한국의 반전 운동이 여전히 건재하다는 것을 보여 줄 좋은 기회다. 
강동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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