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22일, 태백선 열차 충돌 사고로 승객 1인이 사망하고 90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철도공사는 이 사고 이후 노동자들의 ‘근무기강’을 확립하고 승무원들에 대한 관리감독을 강화하겠다는 처방을 내놨다.

그러나 철도공사의 이런 처방은 위선적인데다 무엇보다 사고 예방책이 될 수 없다.

올 3월 철도공사는 중앙선·태백선 1인 승무는 정면충돌의 위험이 따른다며 저지 행동에 나선 철도 노동자들의 강력한 반대를 무시하고 1인 승무를 강행했다. 그리고 불과 5개월도 지나지 않아 당시 노동자들이 예견했던 정면충돌 사고가 발생해 승객이 사망하는 아찔한 사고가 일어난 것이다.

철도공사는 정당한 경고를 무시했을 뿐 아니라 당시 1인 승무 저지 행동에 나섰던 노동자들을 ‘업무 지시 불이행’의 사유로 무려 10명을 해고하는 등 20명에게 중징계를 내리기까지 했다.

불행하게도 이 사고로 당시 철도 노동자들의 1인 승무 저지 투쟁이 얼마나 정당했는가가 여실히 입증됐다. 오로지 비용 절감을 목적으로 추진되는 철도공사의 구조조정이 얼마나 열차 안전을 위협하는가가 단적으로 드러난 것이다.

그럼에도 철도공사는 1인 승무를 철회하기는커녕 노동자들에게 책임을 전가하는데 급급하고 오히려 이번 사고를 이용해 ‘현장 통제’를 강화하려 하고 있다.  

이런 철도공사에 대한 현장 노동자들의 분노가 커지고 있다. 올해 중앙선 1인 승무 저지 투쟁의 핵심이었던 청량리기관차지부 조합원들은 7월 28일부터 광화문 1인 시위에 나서며 다시 1인 승무 철회를 요구해 나갈 계획이다. 또 7월 25일 구로·영등포 지역의 철도 노동자들이 열차 안전을 요구하는 천막 농성장을 차렸는데 사측이 수십 명의 관리자를 동원해 폭력적으로 농성장을 철거했다.

‘KTX 민영화 저지 범대위’도 7월 25일, ‘태백선 열차 충돌 사고 원인, 기관차 1인 승무 중단! 최연혜 철도공사 사장 퇴진· 엄정 수사 촉구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 기자회견 때 규탄 발언을 한 박세증 청량리기관차승무지부장의 발언을 아래에 옮긴다. 박세증 지부장은 올 2월 중앙선 1인 승무 반대 투쟁을 이끌었다.


중앙선 1인 승무 반대했던 해당 지부로서 저희가 계속 예견했던 열차 전면 충돌이라고 하는 사고가 나니까 더더욱 열차 안전에 대해서 얘기할 바가 생겼다고 생각합니다.

철도 계통은 사실 좀 전문적인 영역에 속합니다. 그래서 철도공사가 약간만 왜곡해서 얘기하더라도 실제 사실관계가 달라지고 왜곡되기 십상입니다. 사실 관계에 맞도록  보도해주시길 부탁 드립니다.

제가 그간 보도됐던 내용들을 중심으로 몇 가지 말씀 드리겠습니다.

첫째 태백선 구간은 차량이 1인 승무에 적합하기 때문에 1인 승무할 수 있다고 공사에서 얘기했습니다. 엊그저께 기사에 나왔습니다.

그런데 제가 두 가지 예만 들겠습니다.

4852라는 충돌한 열차는 ‘O트레인’이라는 내륙관광열차로 제천부터 영주, 태백으로 돌아 서울로 오는 열차입니다. 그 열차가 충돌했던 열차는 1637이라는 열차입니다.

저희가 올해 상반기에 계속 중앙선에서 1인 승무 반대한다고 할 때 [철도공사는] ‘8200대라고 하는 신형기관차는 1인 승무에 적합하기 때문에 1인 승무를 해야 한다’고 이렇게 주장해 왔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1인 승무를 했던 O트레인이 충돌한 열차 1637은 철도공사의 주장에 따르면, 1인 승무에 적합하기 때문에 1명이 타고 있어야 되는데 이 날 2명의 기관사가 타고 갔습니다. 이것은 태백선에서 1인 승무를 할 수 없다는 것을 공사조차도 아는 것이고, 이 때문에 철도공사가 말해 온 ‘1인 승무하기 적합한 열차’임에도 불구하고 1인 승무를 안 하고 있다는 얘기입니다.

이번에 충돌했다는 ‘O트레인’은 1인 승무를 하고 있었습니다.

‘O트레인’ 1인 승무를 하게 된 이유는 당시 해당 노조 지부가 아직 구성되지 않은 ‘사고 지부’였기 때문입니다. 철도공사는 올해 3월 1인 승무를 폭력적으로 관철하기 전부터, 그 곳에서는 일방적으로1인 승무를 시행해 왔던 것입니다.

그런데 ‘O트레인’ 은 제천부터 영주 거쳐 태백으로 가는 동안 영주기관차 지부 조합원들이 운행하는 구간에서는 2인 승무를 하고 있습니다. 즉 철도공사의 주장에 따르면 1인 승무에 적합한 차량이기 때문에 1인 승무를 해야 됨에도 불구하고 똑같은 열차를 다른 기관차지부가 운행할 때는 2인 승무를 하고 있었습니다.

왜 그럴까요? 이것은 이 구간이2인 승무를 할 수밖에 없는 조건이라는 겁니다. 선로시스템과 구불구불한 곡선, 단선구간 이런 것들이 1인 승무하면 안 된다고 하는 것을 철도공사가 알고 있기 때문에 2인 승무를 하고 있는 겁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태백선에서 1인 승무를 했던 것은 철도공사가 해당 지부가 ‘사고 지부’이기 때문에 폭력적으로 관철한 것뿐입니다.

또 하나 말씀드리겠습니다. 어제 기사에 났습니다. 철도공사가 ‘4명 직위해제하고 직원 안전 교육, 원스트라이크 아웃제 엄격 적용’ 이렇게 기사에 났습니다.

대구역 사고 취재해 보셨으니까 다 아시겠지만 대구역 사고 난 이후에 철도공사가 했던 이야기 그대로 이번 기사에 실려 있습니다. 제가 읽어보겠습니다.

“이번 사고가 신호장치와 자동열차제동장치 등의 각종 안전시스템에도 기관사가 정지 신호를 확인하지 않는 등 안이한 근무태도 때문에 발생한 것으로 판단한다.”

대구역 사고 난 이후에도 이 기사문 그대로 실렸습니다. 대구역 사고 난 이후 어떻게 됐습니까?

직원안전교육, 원스트라이크아웃제[사고 발생 시 무조건 직위해제], 징계, 강제전출 모든 걸 다 했습니다. 그러고 나서 1년도 채 안 되어 또 똑같은 사고가 난 겁니다.

사람을 때려잡아서 해결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저희가 계속 얘기했습니다. 그 곳은 단선구간이기 때문에 태백선에서 사고가 날 수밖에 없다고 1인 승무 반대 운동을 할 때 계속 얘기했습니다.

저희가 2008년에 철도공사와1인 승무 합의할 때, 1인 승무를 할 수 있는 곳은 복선구간이고 신호시스템이 보안도가 높은 곳이기 때문에 그나마 가능할 수 있어서 합의한 것입니다.

1인 승무 합의하는 순간, 사실 사람은 실수할 수밖에 없는 존재이기 때문에 통과역 사고가 증가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복선구간에서 열차가 그냥 통과했을 때는 그냥 정차역을 통과한 것뿐입니다. 단선 구간에서도 1인 승무하면 정지 위치를 지나거나 이런 사고가 생길 겁니다. 그런데 단선 구간에서 통과하면 반드시 충돌 사고가 일어나는 겁니다. 저희가 그런 주장을 계속해 왔던 겁니다. 청와대 게시판에도 1인 승무 하게 되면 기관사가 자칫 실수하면 정면 충돌로 이어질 것이라고 몇 번이나 주장했었습니다. 그 사고가 지금 현실화된 겁니다.

세월호 사고 나면 선장도 구속했죠. 그리고 구조 못했다고 해경 해체한다고 하죠. 철도공사에서 이런 사고 나면 기관사 백 퍼센트 구속입니다. 대구역 사고 났을 때도 그랬습니다.

그런데 저희가 사고 방지하려면 신호시스템도 개선돼야 하고 안전측선도 마련해야 되고 이런 거 다 얘기했을 때 그거 무시했던 철도공사 관계자들, 이 사람들 다 알고 있었습니다. 자칫 실수하면 정면 충돌한다는 거 알고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했던 사람들, 미필적 고의로 사고를 방치한 겁니다. 이 사람들 다 구속 수사해야 됩니다. 우리는 그렇게 주장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기관사 구속하려면 이 사건 이거 방치한 사람들 무조건 다 구속해 엄정 수사해야 된다고 이렇게 주장하고 있습니다.

저희가 마지막으로 얘기하고 싶은 건 2008년에 1인 승무 합의했을 때 그 때 1인 승무 시행하지 못한 구간들, 철도 공사의 주장에 따르면 그 때 1인 승무가 가능한 차량들이 다 들어왔음에도 불구하고 여태껏 1인 승무를 못했던 구간, 즉 단선구간에서 1인 승무하는 곳 모조리 1인 승무 중단해야 됩니다.

차량만 1인 승무할 수 있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신호시스템과 선로시스템 갖춰진 곳에서 1인 승무를 해야 합니다. 지금 태백선에서 사고가 난 거 기관사가 실수했다고 합니다. 정지신호 보고도 나갔습니다. 그런데1인 승무하고 있는 경부선이나 호남선은 정지신호가 나면 기관사가 아무리 앞으로 가려고 해도 갈 수가 없습니다. 그 정도의 높은 보안신호시스템을 갖고 있습니다.

근데 단선구간은 일제시대부터 부설했던 철도를 이용하는 것부터 시작해서 신호시스템까지 대한민국에서 제일 낮은 신호시스템을 갖고 있는 겁니다. 그래서 그곳에서는 인간이기 때문에 실수하면 정면 충돌이 일어날 수밖에 없음을 누누이 경고한 겁니다.

저희가 그렇게 얘기했습니다. 1인 승무 올해 반대 투쟁할 때 ‘서원주부터 강릉까지 2017년이나 2018년이면 복선으로 개통될 텐데 그때 되면 1인 승무해도 되지 않느냐. 한 3년만 기다리면 되는데. 너희 계획도 그렇지 않느냐’ 이렇게 얘기했습니다. 이 사람들이 얘기했던 건 어쨌든 효율화해야 된다는 겁니다. 공사 사장이 결정했고 이것은 그냥 집행해야 한다는 겁니다. 사고가 여태 나지 않았기 때문에 괜찮을 거라는 겁니다. 사람만 정신차리면 다 괜찮을 거라는 겁니다.

근데 사고는 그렇게 사람만 정신 차려서 되지 않는 거... 만에 하나의 경우에 대비해야 하기 때문에 계속 정면충돌을 얘기했던 겁니다.

효율화하는 것에 대해서 공사가 이렇게 얘기했습니다. 중앙선 1인 승무하게 되면 1년에 인력 줄여 16억 정도 절감한다 이렇게 얘기했습니다. 만약에 강릉까지 복선되고 나서 한다고 하면 많으면 한 50억에서 70억 정도 아마 효율화시켰을 겁니다.

근데 이번 사고 났을 때 정면충돌한 ‘O 트레인’ 22억짜리입니다. 충돌 받은 8200호대 64억 짜리입니다. 뒤에 객차들 다 나갔습니다. 사람 죽었습니다. 93명이 중·경상당했습니다. 복구하는 데 비용 들었습니다. 브랜드 가치 떨어졌습니다. 사회적 비용 늘었습니다. 도대체 뭘 효율화한다는 겁니까. 사고 한 번 나면 효율화한다는 거 모든 거 날아가는 겁니다. 철도공사 관계자들 이거 모를 것 같습니까. 알고 있습니다.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사장이 결정했기 때문에 그냥 우리는 집행할 수밖에 없다 이렇게 얘기하는 놈들입니다. 그래서 이거는 미필적 고의로 사고를 방치했다라고 밖에 얘기할 수 없는 겁니다.

마지막으로 한 가지 말씀 드리겠습니다. 사고 난 기관사가 사고 나고 중상을 입었습니다. 중상을 입었음에도 불구하고 그 기관사 자기가 피를 흘리면서도 승객들 다 119에 실어 보내고 마지막에 경찰차에 실려 갔습니다. 그 기관사가 철도공사에 조사받으면서 한 얘기입니다. 보통 이렇게 사고를 내고 나면 기관사 쫄아서 아무 말도 못합니다. 죄송합니다. 잘못했습니다. 이렇게밖에 얘기 못합니다.

물론 그 기관사 죄송하다고 얘기했습니다. 근데 그 기관사가 마지막에 하고 싶은 말에 대해서 얘기하라고 했을 때 이렇게 얘기했다고 합니다. “기관사가 오취급을 방지할 수 있는 장치가 필요합니다. 1인 승무로 인한 사고를 방지했으면 하는 바램이 있습니다. 특히 중앙선과 태백선, 영동선은 ATP시스템이 아닌 ATS 시스템이라 보안도가 낮기 때문에 사고에 매우 취약합니다. 오취급 사고를 예방할 수 있도록 시스템이 마련됐으면 좋겠습니다.”

이렇게 얘기했습니다. 절박한 얘기입니다. 죄송하지만 미안하지만 이런 얘기 할 수 없지만 마지막에 하고 싶은 말에 이렇게 얘기했다는 겁니다.

철도공사 관계자들 반드시 구속 수사하고 엄정 수사하고 단선구간에서 1인 승무한 거 반드시 중단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녹취 김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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