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은 8월 9일 노동자연대가 발표한 성명이다.


미국이 8월 8일부터 이라크에 폭격을 시작했다. 이라크에서 철군한 지 불과 2년 반 만에 다시 이라크인들을 살해하기 시작한 것이다.

미국은 수니파 반군인 ‘이슬람국가’가 기독교도와 쿠르드인들의 안전을 위협한다면서 ‘인도주의’의 이름으로 폭격을 정당화한다.

그러나 현재 이라크의 위기는 미국의 점령이 낳은 산물이다. 미국과 미국이 후원해 들어선 이라크의 친미 정권은 저항 세력을 분열시키려고 종교 간, 종파 간, 민족 간 갈등을 부추겼다. 그 과정에서 ‘이슬람국가’ 같은 반동적이고 종파적인 세력이 힘을 키울 수 있었다.

‘인도주의’는 언제나 자기 패권을 지키기 위해 야만을 저지를 제국주의 열강의 명분에 불과했다. 2013년 민간인을 보호한다면서 서방이 리비아를 폭격을 했을 때도 가장 큰 희생자는 민간인이었다. 그 리비아도 지금 내전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1990년대 서방이 유고슬라비아에서 벌인 ‘인도주의적 개입’도 그곳 주민들에게는 재앙이었을 뿐이다.

13년간의 경제 제재, 9년간의 전쟁과 점령으로 이라크인 수백만 명의 생명을 앗아간 자들이 미사일과 함께 구호품 몇 조각 떨어뜨리면서 생색내는 꼴은 도저히 눈뜨고 봐 줄 수가 없다.

이라크 출신 사회주의자 사미 라마다니의 말처럼, 미국을 비롯한 서방과 친서방 언론의 ‘인도주의’ 운운은 “악어의 눈물”일 뿐이다.

미국이 이라크를 공격하는 진정한 의도는 중동 지역에서 자국의 위신이 추락하는 것을 막기 위한 것이다. 미국의 이라크 공격은 사태를 안정화시키기는커녕 오히려 더 악화시킬 것이다.

우리는 명분도 없고 더 큰 재앙만 낳을 미국의 이라크 폭격을 반대한다.

한편 우리는 한국의 지배자들의 행태에도 분노를 감출 수 없다. 평범한 이라크인들이 죽어가는 상황에서 저들은 한국 기업들이 따낸 개발 사업의 안위만을 걱정한다. 지금 미국이 미사일을 퍼붓는 아르빌이 바로 몇 년 전만 해도 한국 자이툰 부대가 주둔한 곳이었다는 사실은 저들이 이 땅 젊은이들의 생명을 놓고 도박을 벌였다는 사실을 보여 준다.

미국의 폭격으로 이번 사태를 해결하겠다는 것은 병의 원인을 처방이라며 들이대는 것이다. 미국은 즉각 폭격을 중단하고 이라크에서 완전히 손을 떼라.

2014년 8월 9일

노동자연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