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다시 세월호 참사 가족대책위가 새누리당과 새정치민주연합의 8월 19일 야합안을 거부한다고 선언했다. 8월 20일 가족대책위는 긴급총회를 열어, 기소권과 수사권을 가진 진상규명위 구성이라는 원래 요구안을 고수하기로 결정했다.

특검 추천위원 7명 중 여당 몫 2명을 놓고 유가족들과 야당의 동의를 거친다는 것이 8·19 합의안의 골자였다. 8월 7일의 야합안에서 별반 나아진 것이 없는 “조삼모사”(세월호 참사 가족대책위 유경근 대변인)일 뿐이다. 유가족들의 핵심 요구인 기소권과 수사권은 아예 언급조차 없다.

이를 두고 권영국 변호사는 이렇게 개탄했다. “어느 순간부터 여야 협의의 쟁점은 … 대통령이 임명하는 특별검사 … 추천권을 누가 행사할 것이냐의 문제로 전환[됐다.]”

유가족 안이 받아들여지면 청해진 해운뿐 아니라 구조를 제대로 하지 않고 진실 은폐에 급급한 박근혜도 수사 대상이 될 수 있다. 새누리당은 이것만은 한사코 피하고 싶을 것이다. 새누리당 원내대표 이완구는 “피해자가 가해자를 조사하고 수사하는 건 문명 국가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펄쩍 뛰지만, 책임을 져야 할 당사자가 책임 규명을 진두지휘 하는 것이야 말로 말도 안 되는 일이다.

정부의 운영을 목표로 하는 새정치연합의 입장에서도 이는 달갑지 않을 것이다. 세월호 참사로 드러난 정부기관 부패와 신자유주의 정책 기조에서 새정치연합도 자유롭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그래서 새정치연합은 특검만을 고집해 왔다. 이제껏 제대로 된 성과를 낸 적이 없는데도 말이다. 특검은 수사기간도 짧고 대통령이 임명하기 때문에 한계가 너무도 명백하다.

상황이 뜻대로 굴러가지 않자 김무성은 ‘유가족 요구가 양보 가능한 선을 넘어섰다’며 유가족들을 사실상 협박했다. 그러나 박근혜의 뻔뻔함이야말로 선을 넘어섰다. 그는 청와대 앞에 연좌한 유가족들을 내동댕이쳐 놓고는 프란치스코 교황에게 ‘유가족들을 위로해 줘서 고맙다’고 말했다. 제2의 세월호 참사를 만들 각종 민영화와 규제 완화 법안 통과는 채근하면서 유가족들의 요구 수용에는 일언반구 없다. 유민 아빠 김영오 씨가 생명이 위협받을 정도로 단식 농성을 벌이고 있는데도 모르쇠이다. (그런데 김영오 씨가 조합원인 금속노조도 무언가 해야 하지 않을까?)

“세월호에 묶여 경제 활성화 골든타임이 화살처럼 지나가고 있다“(김무성)는 것이 정부와 새누리당의 진정한 걱정이다. 박근혜는 최경환을 앞세워 “민생 법안”으로 포장한 신자유주의 경제 정책들을 밀어 붙이고 있다. 의료 민영화 등이 포함된 이 법안들의 실체는 기업 살리기·노동자 죽이기 법안들이다.

그러나 가족대책위 전명선 부위원장이 지적했듯이, “세월호 참사의 진상규명이 없이 이런 식으로 경제를 살리자는 것은 국민들의 생명을 돈과 바꾸겠다는 것과 같다.”

새정치연합은 이런 기만적인 법안 처리에 합의하고, 또다시 새누리당과 손잡으며 유가족 뒤통수를 쳤다. 새정치연합이 도통 믿을 수 없는 세력임이 또다시 드러났다. 박영선은 유가족들의 재협상 요구는 “받아들일 수 없다”며 40일 가까이 단식농성 중인 김영오 씨를 찾아가 단식 중단을 요구했다. 유가족들을 설득하겠다며 총회 자리까지 찾아갔다. 뻔뻔함이 박근혜에 근접한다.

진실을 외면하는 이들, 두 자본주의 정당의 진절머리나는 행태를 향한 사람들의 분노는 여전히 광범하고 뜨겁다. 8월 15일 서울 시청광장에 5만여 명이 모여 수사권과 기소권 부여를 요구했고, 야합 이후에도 유가족 안을 지지하는 성명과 동조 단식이 줄을 잇고 있다. 노엄 촘스키 등 해외 진보인사들도 지지를 보냈다.

이는 모두 유가족들이 “지금 싸움을 가장 원칙적으로 하고 있는”(권영국 변호사) 덕분이다.

이윤 체제 하에서 지배자들의 탐욕과 무능, 무책임이 빚어낸 참사의 진실을 들춰내는 일은 불가능하지는 않아도 쉽지는 않은 일이다. “가족들은 참사의 진상을 밝히는 것이 그리 간단한 일이 아니라는 사실을 몸서리치게 깨닫고 있다.”(가족대책위 전명선 부위원장)

그러나 “조급하게 생각하지 않고 제대로 된 특별법을 만들기 위해 끝까지 가려 한다”는 전명선 부위원장의 결의를 경청해, 진정한 책임규명을 위한 싸움을 끈질기게 이어나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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