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배자들은 공무원연금 재정이 위기라서 삭감은 불가피하다고 말한다. 대표적 재정 안정화론자인 보건사회연구원의 윤석명은 재정 부족을 이유로 공무원연금 삭감뿐 아니라 기초연금 공약 후퇴도 노골적으로 옹호했다.

이들은 평생 노동하며 헌신해 온 노동자들의 노후소득보장을 낭비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진정한 연금 ‘위기’는 재정 고갈이 아니라, 공적연금이 노후를 보장할 수 없다는 것이다. 한국은 OECD에서 노인빈곤율과 노인자살률이 가장 높다.

이것은 정부가 연금에 너무 투자하지 않기 때문이다. 한국 노인의 소득 가운데 연금 등 공적이전 비율은 고작 15.7퍼센트밖에 안 된다. OECD 평균의 4분의 1 수준이다. 프랑스와 헝가리의 경우, 노인 소득의 85퍼센트가 연금 등 공적이전 소득이다. OECD 주요 국가의 공무원연금 정부 부담률은 한국(11.2퍼센트, 퇴직수당 포함)보다 적게는 두 배 이상(일본 27.7퍼센트), 많게는 5배 이상(프랑스 62.1퍼센트)이다.

부자 증세로 연금 재원 마련하라. 6월 28일 전국공무원노조 공적 연금 개악 저지 공동투쟁 결의대회 ⓒ출처 <공무원U신문>

사용자인 정부가 평생 헌신한 공무원 노동자들의 노후를 보장하는 데 재정을 투입해야 한다. 연금은 돈 있으면 주고 없으면 안 줘도 되는 ‘혜택’이 아니다. 나이가 들어 일하지 않는 동안에도 인간다운 생활을 누릴 수 있도록 보장받아야 할 권리다.

따라서 부자들에게는 90조 원이나 감세해 주면서 노동자 연금만 깎을 것이 아니라, 부자들에게 더 많은 세금을 걷어 연금 재원을 마련해야 한다.